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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1등 KB증권 지고, 삼성·한투·미래 떴다…하반기 ‘대어’가 판도 바꿀까

상반기 IPO 공모 규모 삼성, 한투, 미래 순
추진 건수는 미래, 한투, 삼성 순…KB증권은 실적 ‘0’
하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LG CNS 대어 출격 변수도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IPO 공모 규모로는 삼성증권이 2444억원으로 가장 컸고, 한국투자증권(잠정 1192억~1222억원)과 미래에셋증권(1062억원)이 뒤를 이었다.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채영 기자]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은 조 단위 ‘대어급’은 사라지고 대형 증권사들이 맡은 중소형주 위주로 흥행한 가운데 주관사들의 상반기 IPO 성적이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공모 총액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상반기 한 건의 IPO도 주관하지 못했고,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전통강자들은 선방했다. 하지만 하반기 LG CNS,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초대어가 출격할 예정으로 대형 증권사들의 순위가 뒤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반기 공모 규모 ‘기가비스’ 주관 삼성증권이 1위, 한투·미래 뒤이어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반기 IPO 공모 규모로는 삼성증권이 2444억원으로 가장 컸고, 한국투자증권(잠정 1192억~1222억원)과 미래에셋증권(1062억원)이 뒤를 이었다. 추진 건수 순위는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LG에너지솔루션 상장 주관을 맡아 공모총액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상반기 IPO 추진한 건이 한 개도 없었다.

올해 상반기 삼성증권이 공모총액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요인은 상반기 최대어로 불린 ‘기가비스’ 덕분이다. 반도체 기판 검사업체 기가비스의 공모주 청약에는 10조원에 육박하는 증거금이 몰렸다. 공모주 청약 경쟁률은 823.71대 1을 기록했으며 총 청약 건수는 30만1783건, 청약 수량은 4억5681만5960건으로 집계됐다. 공모가는 4만3000원으로, 총 공모액은 954억원이었다.

기가비스는 광학기술을 통해 반도체 기판의 내층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사업이 주력이다. 반도체 기판의 패턴 결함을 검사하는 자동광학검사기(AOI)와 검출된 불량 패턴을 수리하는 자동광학수리설비(AOR)가 대표 제품이다. 현재는 일본을 중심으로 대만, 동남아 및 미주 시장까지 진출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사옥. [사진 에코프로]
2위를 차지한 한국투자증권은 상반기에 나노팀, 제이오, 마이크로투나노, 마녀공장 등 총 4건의 상장을 주관해 총 공모액은 1081억원에 달한다. 중소형주 IPO 주관사로 꾸준히 참여한 전략이 주효했다고 평가받는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22~23일 기관투자자 대상으로 마녀공장(희망 공모금액 240억~280억원)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녀공장이 매년 꾸준히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어 수요예측과 공모청약에서도 양호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4건의 IPO 상장을 주관했다. 공모총액은 767억원 수준이다. 현재는 공모총액이 한국투자증권에게 300억원 정도 밀리는 상황이지만 최근 하반기 최대어로 꼽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주관 계약을 따내면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에코프로 자회사인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양극재를 생산하는 기업으로, 업계에선 몸값을 최대 3조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공모 금액은 약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이동채 에코프로그룹 회장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 혐의로 법정구속 된 점이 변수로 작용할 여지도 있다. 

이 밖에도 미래에셋증권은 서울보증보험, SSG닷컴, 엔카닷컴, IGA웍스 등 수 조원대의 기업가치로 추정되는 기업들의 상장 주관도 맡고 있다. 이들 기업이 올해 상장에 성공하면 미래에셋증권이 업계 1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지난해 ‘LG엔솔’로 1위 한 KB증권은 실적 ‘0’…하반기 대어급에 판도 바뀔수도

지난해 ‘역대급 공모주’라 불리는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주관을 맡아 공모 총액 1위를 차지했던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한 건의 IPO도 맡지 못했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KB증권은 공모금액 13조4479억원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신한투자증권(6021억원) ▲미래에셋증권(5532억원) ▲한국투자증권(5219억원) ▲NH투자증권(4393억원) ▲삼성증권(3845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금액은 12조7500억원에 달해 지난해 전체 공모액(15조6000억원)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역대급 빅딜로 화제를 모았다. 상반기 성과를 내지 못한 KB증권은 대신 하반기에 LG CNS, 두산로보틱스, LS머티리얼즈 등 대어급 IPO를 앞두고 있어 판도를 바꿀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NH투자증권도 올해 주관 실적을 세우지 못했다. 대어급 기업인 오아시스와 컬리, 케이뱅크 등이 모두 상장 일정을 연기하면서다. 유안타증권도 상반기 IPO 시장에 참여하지 못했지만 하반기 시지트로닉스, 아이엠티, 와이바이오로직스 등 3곳 주관을 맡을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 대어급 IPO가 없었기 때문에 하반기 어떤 IPO를 주관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는 언제든 뒤집힐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대어급 기업들이 잇달아 상장 철회를 결정하면서 올해는 중·소형 기업들 주관 실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이전에 대형 증권사들은 중소형 딜에 비중을 크게 두지 않았지만, 올해는 다양한 변수로 시장이 다른 양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 판도를 쉽게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 인플레이션, 글로벌 은행 리스크 확대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미래 성장보다 현재 가치를 우선시하는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박정익 EY한영 감사부문 마켓리더는 “거시경제 및 지정학적 불확실성, 글로벌 은행 시스템 불안 가중 등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성장보다 명확한 수치에 기반한 가치 제고를 우선시하게 된 결과”라며 “유동성 부족의 현 상황을 당분간 견뎌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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