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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VIP 공식이 깨졌다”…MZ놀이터 된 럭셔리 공간

[‘엔데믹 시대’ 백화점 생존법칙]③ 달라진 타깃…MZ 잡기
‘경험’ 추구하는 MZ, 전용 멤버십·전문관 등 특화 마케팅
백화점 3사 모두 VIP 등급에 ‘MZ 영역’ 추가

현대백화점 판교점 내 ‘클럽 YP 라운지’. [사진 현대백화점]
[이코노미스트 김서현 기자] 백화점이 소비의 축으로 새롭게 떠오른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기성세대 중심으로 구성돼 있던 멤버십 혜택, 내부 공간 등을 새롭게 바꿔 미래 소비층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 본점과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센텀시티점의 2030 고객 비중은 40% 이상에 달한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50%를 넘어서기에 이르렀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전체 점포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판교점 고객의 약 50%, 더 현대서울 고객의 약 65%는 2030 세대였다.

VIP문턱 낮추고 전용멤버십 신설…“MZ잡아라”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월부터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유료 멤버십 클럽인 ‘와이(Y)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사진 롯데백화점]

이처럼 급속도로 비중이 확대된 MZ세대의 지갑을 열기 위해 백화점들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전용 유료멤버십을 구축해 응집력을 강화하거나 VIP 문턱을 낮추는 등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는 젊은 세대를 묶어두기 위한 방법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우선 3사 모두 VIP등급에 MZ만의 영역을 새로이 박아넣었다. 현대백화점은 쟈스민블랙·쟈스민블루·쟈스민·세이지·그린으로 운영되던 기존 VIP등급에 30대 이하 VIP 고객을 대상으로 한 ‘클럽YP’를 더했다. 고소득 직장인과 젊은 세대가 많아 MZ의 성지라 불리는 판교점, 더현대 서울의 경우 젊은 부유층을 겨냥한 2030고객 전용 VIP라운지도 운영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원래 5단계였던 VIP 등급을 6단계로 확대해 기존보다 낮은 기준의 새로운 엔트리 등급인 ‘레드’를 추가했다. 신세계는 지난해 MZ세대 고객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쇼핑 할인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포인트 적립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5종의 제휴카드를 내놓기도 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1월부터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유료 멤버십 클럽인 ‘와이(Y)커뮤니티’를 운영하고 있다. MZ사원의 아이디어에 착안해 형성된 유료멤버십으로, 5월 기준 누적 회원 수가 5000명을 돌파했다. 또한 회원들의 매출도 럭셔리 상품군을 중심으로 가입 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Y커뮤니티 1기 회원의 멤버십 가입기간 구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을 뿐 아니라 약 90% 회원이 재가입을 희망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와이커뮤니티는 유료멤버십이지만 가격대비 혜택이 크기 때문에 기존 회원의 3명 중 2명이 지속적으로 재가입하고 있다”며 “기본 혜택뿐 아니라 스팟성 원데이 클래스, 호텔 애프터눈티 서비스 등 MZ세대의 수요와 스타일에 맞춘 서비스를 통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MZ전문관’으로 오프라인 모객 나서

신세계백화점 하이퍼그라운드 전경. [사진 신세계백화점]
백화점 오프라인 공간에도 MZ만을 위한 공간이 속속들이 등장하고 있다. 기성복 대신 신진 패션 브랜드나 인기 있는 식음료(F&B) 매장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고, MZ세대 취향에 맞도록 공간을 재단장했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맞춤형 큐레이션을 도입해 목동점 별관에 MZ전문관의 문을 열었다. MZ전문관은 별관 지상 1층부터 지하 3층까지 1만6809㎡(약 5000평)에 달하는 규모로 조성돼있으며 ‘LCDC’, ‘벨벳트렁크’ 등 청담동, 성수동에서 젊은 층이 자주 찾는 지역의 인기 편집숍 브랜드부터 시작해 스페셜티 카페, 다이닝 레스토랑, 카페 등 다양한 분야의 총 227개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신세계에서 강남점 다음으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센텀시티 지하 2층에 8879㎡(2700여평) 규모의 ‘하이퍼그라운드’를 조성했다. 로비에 MZ세대가 열광하는 아트작가인 샘바이펜의 역동적인 그래피티 작품을 설치했으며, 취향도 세분화해 아이코닉홀, 마켓스퀘어, 팝업스퀘어, 갤러리까페 4개의 공간으로 나눴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하이퍼그라운드의 매출은 지난 2월 26일 오픈 이후 19일 기준 3달여 만에 전년 동기 대비 150%가 넘게 신장했다. 20대 매출이 160% 가까이 뛰면서 가장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고, 30대 매출 역시 140% 가량 늘었다. 특히 최신 트렌드를 반영했을 뿐 아니라 지역 특성을 살려 브랜드를 구성한 점이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하이퍼그라운드 내 47개 브랜드 중 20개가 지역 단독 신규 브랜드로 구성돼 있다. 

이제는 ‘팝업 전성시대’…소비자 흥미 자극
지난해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테니스 팝업 매장 ‘더 코트’가 열린 모습. [사진 롯데백화점]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세대만의 특성을 반영해 팝업스토어를 중심으로 콘텐츠 확대에도 나선다. 지난해 팝업스토어를 통해 전년 대비 43.3%의 매출 신장을 기록한 더현대 서울은 향후에도 팝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은 또 개인별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을 MZ세대 고객에게 제안해 주는 새로운 형태의 맞춤형 ‘헬스케어 스토어’(가칭 핏타민 랩)를 선보인다. 최근 2030 고객을 중심으로 건기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에 맞춰서다.

롯데백화점 역시 2030세대 사이에서 테니스가 유행하고 있다는 점을 포착하고, 지난 19일부터 체험형 테니스 매장 ‘테니스 메트로’를 비롯해 대형 테니스 팝업 ‘더코트’(The Court)를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백화점의 주요 고객은 소득이 안정적인 3040세대이지만 미래세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히 MZ세대는 ‘경험’을 중요시한다는 측면에서 타 세대와 명확히 다른 특징을 보이기 때문에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장기적으로 고객의 로열티를 키워나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업계에서 MZ세대에게 가장 확실한 반응을 이끌어낸다고 평가받는 것은 바로 ‘팝업 스토어’”라며 “단발성으로 행사가 진행되다보니, 그 시대에 가장 트렌디한 요소들을 빠르게 보여준다는 점에서 기존의 백화점에 내리 자리잡고 있던 브랜드와의 차별화가 가장 명확히 이뤄지는 특징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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