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 점유율 뚝…3년 전보다 80%↓
중국-독일 수입 전기차 점유율 급증
대한상의 “아세안 시장 간과해선 안 돼”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아세안(ASEAN)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 한국 업체의 점유율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최근 3년간(2019~2021년)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에서의 주요국 점유율 추이를 분석한 결과 한국산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43.2%(1위)에서 2021년 8.2%(3위)로 줄었다고 30일 밝혔다. 수입액 기준으로는 약 5600만 달러에서 2400만 달러 수준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세안 수입 전기차 시장 규모가 13억 달러에서 2021년 기준 3억 달러로 2배 넘게 성장했다.
아세안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연합체다. 한국의 2위 수출시장이자 전 세계 인구의 8%(약 6억7000명)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으로 분류된다. 이 시장에서 한국의 빈자리는 중국 업체들이 채운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산 전기차 수입 비중은 2019년 25.7%(약 3400만 달러)였는데, 2021년에는 46.4%(약 1억 3800만 달러)로 증가하며 1위로 올라섰다.
또 다른 전기차 경쟁국인 독일 역시 같은 기간 1.3%에서 34.1%(2위)로 큰 증가 폭을 보였다. 하이브리드카에 집중하고 있는 일본은 13.8%에서 1.6%로 점유율이 쪼그라들었다.
대한상의는 “아세안 국가들의 전기차 보급 의지가 점차 강해지는 반면, 국민들의 구매력은 이에 못 미치다 보니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경쟁력이 더욱 향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점유율 역전이 일어난 것을 주목할 만하다”며 “코로나 시기 중국이 아세안에 마스크·백신 등 의료물품을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이나 2021년 중-아세안 대화수립 30주년 기념 정상회의 등으로 인한 양국 간 외교‧경제협력 분위기가 강화된 것 등이 중국에 유리하게 작용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10개국 중 전기차 수입액이 1000만 달러가 넘는 국가는 태국(1억3000만 달러), 싱가포르(8000만 달러), 말레이시아(4000만 달러), 인도네시아(3000만 달러)로 이들 4개국이 전체 수입액의 95%를 차지한다. 이중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3개국에서 점유율이 하락했다. 태국에서는 2019년 3.2%(3위) → 2021년 0.03%(9위), 싱가포르에서는 72.7%(1위) → 7.8%(2위), 말레이시아에서는 2.1%(6위) → 0.1%(8위)로 떨어졌다.
중국은 태국시장(64.3% → 52.4%)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태국 시장이 3배 가까이 성장해 수입액은 오히려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싱가포르에서도 점유율이 4.1%(3위)에서 79.5%(1위)로 급성장했다. 독일은 말레이시아(13.8% → 83%)와 태국(0.2% → 35.6%),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서 점유율을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김문태 대한상의 산업정책팀장은 “풍부한 광물자원·인구가 있고 전기차로의 전환 니즈가 강한 아세안 시장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각국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 따른 우리 기업의 유불리를 분석해 시나리오별로 대응하는 등 정부 차원의 외교적‧정책적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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