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막무가내 주식교환” 우리금융, 우리벤처 자회사 편입에 주주 '부글부글'

우리금융-벤처, 포괄적 주식교환 나서
우리벤처파트너스 1주당 2686원
일부 주주, 교환가액에 불만 제기

[사진 우리금융그룹]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우리벤처파트너스(298870)가 우리금융지주(316140) 100% 자회사로 편입되면서, 자진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된다.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지난 2021년 12월 상장한 지 약 1년6개월만에 비상장기업으로 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들은 우리금융지주와의 주식 교환가격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효율성 증대, 시너지효과 창출”
31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인 우리벤처파트너스를 대상으로 포괄적 주식교환을 진행한다. 절차가 완료되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우리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이를 통해 우리금융지주는 경영상의 효율성을 높이고, 양 사의 일체성을 강화해 사업적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IB 관련 협업이나 펀드 출자 등 그룹 계열사 간 영업 시너지 제고도 이번 주식교환을 통해 가능해졌고, 증권이나 보험 등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의의도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 30일 우리금융지주는 장외거래를 통해 우리벤처파트너스가 보유한 자기주식 354만4803주(3.54%)도 취득했다. 주당 단가는 2685원이다. 이는 포괄적 주식교환을 위한 선행 절차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지주가 보유하고 있는 우리벤처파트너스 지분은 기존 52.0%에서 55.54%가 됐다. 

지난 30일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기관 매수세가 유독 강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지난 30일에만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 89만841주를 매수했다. 약 한달간 가장 많은 기관의 매수량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지주의 주식 취득에 따른 것으로 해석했지만, 이는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벤처파트너스 관계자는 “자사주 매각은 계좌간 대체로 처리되어서 매매동향에 반영되지 않는다”면서 “지난 30일의 기관 매수 약 89만주는 다른 기관의 매수인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뜻밖에 금융주 주주됐네”…기존 주주 원통
추후 우리금융지주는 오는 6월1일 우리벤처파트너스와 포괄적 주식교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포괄적 주식 교환은 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지주회사로 이전하고, 자회사 주주에게 지주회사의 신주를 배정하는 것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불만은 주식 교환 가격에 있다. 공모를 통해 비싸게 샀던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을 지주사가 반값도 안 되게 거저 가져간다는 것이다. 금리인상 등 여파에 VC 업황이 부진하고, 주가도 내려앉은 틈에 주식교환이 진행돼 손해를 본다는 주장이다.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는 본인이 가진 주식 1주당 우리금융지주 주식 0.223444주를 받게 된다. 또는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우리금융지주에 주식을 팔 수 있다. 주식매수청구권 매수예정가격은 2686원이다. 2021년 12월16일 증시에 입성한 우리벤처파트너스의 당시 공모가 5800원의 절반에 못 미치는 금액이다.

한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는 “우리금융지주의 막무가내식 주식교환으로 기대감 속에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응원했던 주주들이 황망함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면서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된 이후에 지속적인 주가하락이 이어졌는데, 이 역시 주식교환을 위한 도구였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우리벤처파트너스가 우리금융지주에 인수된다고 알려지던 당시 지난 1월17일 주가는 3570원이었다. 하지만 31일 오후 2시 기준 거래되고 있는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식 가격은 2690원으로 24.6%나 하락한 상태다.

금융지주 주식과 VC 주식은 투자의 결도 다르다. 금융지주 주식은 ‘배당주’로 불리는 만큼, 배당을 바라보고 투자하는 개인들이 많다. 다만 VC 주식의 경우 투자 시장 상황에 민감하다는 리스크를 안더라도, 투자기업의 성장과 회수 등을 기대해 투자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벤처파트너스 주주들은 “뜻밖에 우리금융지주의 주주가 됐다”, “처음부터 배당보고 들어갔으면 리스크 안고 벤처캐피탈에 투자를 했을까”, “재작년에 5800원 상장했고, 우리금융지주도 4085원에 샀으면서 정작 주주들한테는 2686원에 팔라는 건가” 등 저마다의 의견을 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와 우리벤처파트너스의 포괄적 주식교환에 반대하는 주주들은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과 네이버 카페 개설 등으로 추후 행동에 대한 단합을 보이고 있다. 지난 26일 개설된 ‘우벤파주주연대’라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은 참여자수가 벌써 100여명에 달한다.

한편, 우리벤처파트너스는 오는 7월20일까지 주식교환 반대의사를 접수받는다. 이후 7월21일 주식의 포괄적 교환 승인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해당 안건이 승인되면 우리벤처파트너스는 8월28일 상장폐지될 예정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국민 연고 후시딘, 상처치료제 선도 제품 된 비결은

2한미 송영숙 회장 해임?...재점화된 오너家 갈등

3대통령실, 라인사태에 “단호히 대응”...네이버 노조 “매각 반대”

4“방시혁, 뉴진스 인사 안 받아”...하이브 “일방적 주장”

5 中 왕이 “최근 한중관계, 공동이익 부합하지 않아”

6공정위, 쿠팡 ‘PB 부당 우대 의혹’ 조사...법인 고발까지 검토

7상주시, 귀농청년과 은퇴자 위한 복합 주거단지 조성... "공동육아 등 다양한 생활 서비스 지원해"

8경북-강원-충북 연결하는 '마구령 터널' 8년만에 개통

9글로벌 축제로 도약한 '파워풀대구 페스티벌' 성황리 마무리

실시간 뉴스

1국민 연고 후시딘, 상처치료제 선도 제품 된 비결은

2한미 송영숙 회장 해임?...재점화된 오너家 갈등

3대통령실, 라인사태에 “단호히 대응”...네이버 노조 “매각 반대”

4“방시혁, 뉴진스 인사 안 받아”...하이브 “일방적 주장”

5 中 왕이 “최근 한중관계, 공동이익 부합하지 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