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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회계제도 시행 후 보험사 혼란…'실적 가이드라인' 나왔다

실손보험, 무해지 등 정확한 CSM 산출 기준 제시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금융당국이 새 회계제도(IFRS17) 보험계약마진(CSM) 산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올 1분기 보험사들은 고무줄 실적을 발표하는 등 IFRS17 시행에 따른 혼란이 발생한 상황이다. 당국은 이르면 6월부터 이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보험사 실적 발표 혼란을 줄인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와 제2차 신제도 지원 실무협의체를 열고 IFRS17상 재무제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계리적 가정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고 31일 밝혔다.

올해부터는 보험부채를 시가평가하는 IFRS17이 도입돼 시행 중이다. 하지만 IFRS17 하에서 보험사의 실적을 좌우할 주요 지표 중 하나인 CSM의 구체적 산출 기준이 없어 보험사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기준을 세워 올 1분기 실적을 부풀렸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CSM은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계약의 미래 이익을 현재가치로 나타낸 지표다. 정확한 기준이 없으면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세운 기준에 따라 미래이익을 현재가치로 반영할 수 있다. 이에 당국이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 19일 IFRS17 도입에 따른 재무상태 및 손익변동 효과와 관련한 언론 설명회에서 올 1분기 보험사 순이익이 5조2300억원 가량을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9조2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1분기에만 지난해 절반 이상의 순이익을 낸 셈이다. 금융당국은 IFRS17 도입 효과 등을 제외하면 3조200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3조700억원과 큰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실손보험, 무·저해지 보험의 해약률 가정, 고금리 상품의 해약률 가정 산출기준과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CSM 상각 기준, 보험손익 인식을 위한 위험조정(RA) 상각 기준 등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다.

우선 실손보험의 계리적 가정을 산출할 땐 경험 통계 등 객관적인 지표를 최대한 활용하고, 보험료 산출 방식의 일관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실손보험에서 지속적으로 손실이 발생하고 있음에도 낙관적인 가정을 사용하면 장래 이익이 발생하는 것으로 추산될 수 있어서다. 예컨대 실손보험 갱신시 보험료가 과거 경험통계보다 크게 인상되는 것으로 가정하면 손실계약이 이익계약으로 바뀌어 CSM이 크게 산출될 수 있다.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가정과 관련한 산출 기준도 제시됐다. 무·저해지 보험은 가입자가 만기까지 보유할 가능성이 높아, 보험료 납입기간 중 해약률을 일반 상품보다 더 높게 설정할 경우 이익이 많이 발생하는 상품으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추정치를 표준형 보험보다 낮게 적용하고, 상품 구조에 따른 계약자 행동 가정을 합리적으로 반영하도록 했다.

계약자가 해약을 적게 하는 특성이 있는 고금리 계약에도 일반 계약과 구분해 해약률을 적용하도록 했다. 저금리 계약의 해약률과 구분하지 않고 통합해 산출하면, 고금리 계약의 해약률이 높게 적용될 수 있다. 이 경우 최선추정부채가 작게 측정되고 CSM이 크게 측정될 우려가 있다. 보험 손익 인식을 위한 CSM 상각 기준과 RA 상각 기준도 제시됐다.

금융당국은 이날 논의된 내용을 반영해 가이드라인에 대한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빠르면 6월 결산부터 보험사에 이 가이드라인이 적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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