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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가 ‘전기차 시장’에 주목한 까닭 [이코노Y]

40만2549대…가파른 성장세 보이는 전기 자동차 시장
ICT 접목 용이한 충전기…플랫폼에 실시간 정보 반영
구매 대행부터 결제까지…‘직접 진출’ 노리는 카카오
검색 고도화 수단으로 접근…‘간접 효과’ 목표인 네이버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기 자동차’(EV) 시장과 관련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기 자동차’(EV)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는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직접 수익모델을 발굴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이와 달리 검색 서비스 고도화를 목적으로 전기차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 네이버는 간접적 효과를, 카카오는 직접 진출을 노리는 양상이다. 시장 접근 전략에서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다만 양사 모두 국내 전기차 시장이 빠른 성장성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 다양한 사업적 시도를 추진 중이란 점은 동일하다.

충전기 실시간 정보…네이버 ‘티비유’ vs 카카오 ‘소프트베리’

네이버·카카오 모두 전기차 충전소 플랫폼 기업과 협업해 ‘실시간 정보 제공’ 기능을 구축했다. 양사 플랫폼을 통해 사실상 국내 보급된 모든 충전기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는 25일 전기차 충전소 정보 제공 기능을 대폭 고도화했다. 전기차 충전소 위치는 물론 충전기별 실시간 현황까지 검색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지금 전기차 충전이 가능한 곳’을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한 점이 가장 눈에 띄는 변화다.

네이버는 특히 커넥터 타입·충전 속도·충전 멤버십·충전 사업자 등 충전기 세부 정보도 ‘골라 볼 수 있도록’ 기능을 꾸렸다. 전기차 충전소 전용 검색 필터 기능을 네이버 플레이스에 신규로 도입해 편의성을 높였다. 본지는 앞서 지난 26일 네이버가 스타트업 ‘티비유’(TBU·Technology Beyond Utilities)와 제휴를 맺고 이런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을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네이버 측은 신규 기능을 도입한 배경에 대해 “충전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전기차의 특성상 ‘지금 충전할 수 있는 곳’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어 검색 기능을 고도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국내 첫 전기차 충전 애플리케이션(앱) 일렉배리(elecvery)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티비유가 가공한 충전소 정보를 활용 중이다. 이를 통해 사실상 전국에 공급된 모든 충전기 정보를 제공한다. 5월 기준 네이버 플레이스에서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충전기는 27만8000기에 달한다. 환경부가 발표한 ‘무공해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말 기준 국내 보급된 전기차 충전기는 20만5205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0년부터 전기차 시장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2020년 1월 이미 전기차 충전기의 실시간 정보 제공 시스템을 자사 플랫폼에 적용했다. 2021년 9월에는 ▲충전기 사용 이력 실시간 알림 ▲상태표시 서비스 등을 추가하며 편의성을 높였다.

회사는 서비스를 지속 고도화해 2023년 5월 기준 카카오내비에서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충전기 개수를 약 25만기로 늘렸다. 카카오 역시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사실상 전국의 모든 충전기 실시간 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소프트베리의 전기차 충전소 플랫폼 ‘이브이인프라’(EV Infra)로부터 대다수 정보를 제공받고 있다. 이브이인프라에 포함되지 않은 사업자들과도 제휴를 추진, 실시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충전기 수를 늘려왔다. 네이버와 마찬가지로 ▲충전기 위치 ▲상태 정보 ▲운영 시간 ▲주차 요금 등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여기에 더해 지난 2021년 4월 ‘충전기 간편 결제 기능’도 자사 플랫폼에 구축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환경부·한국전력·대영채비·에버온·차지비 등이 운영하는 관제 서버와 카카오내비를 직접 연동해 QR 간편결제를 구축했다. 충전기에 부착된 고정형 QR코드를 통해 실물 카드 없이도 앱에 사전 등록된 신용카드로 간편 결제가 가능한 식이다. 카카오모빌리티 플랫폼을 통해 간편 결제가 가능한 충전기는 약 5만기다. 올해 3월에는 전기차 보조금 탐색 기능까지 추가하며 사용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카카오내비 모바일 앱(왼쪽)과 네이버 PC 검색(오른쪽)으로 ‘서울 시청 근처 전기차 충전소’를 검색한 화면. [사진 각 사 서비스 캡처]

‘직접 진출’ 카카오 vs ‘간접 효과’ 네이버

네이버와 카카오가 전기차 시장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빠른 성장성’에서 찾을 수 있다. 2022년 말 기준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는 총 40만2549대로 집계됐다. 이중 승용차는 31만5675대, 화물차는 8만1057대, 승합차는 5220대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만 전기차 16만4486대가 보급될 정도로 시장 확산이 빠르다. 전기차 보급 속도는 올해 들어 더욱 빨라지고 있다. 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5개 기업이 올해 1분기 판매한 전기차는 3만1337대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8% 증가한 수치다.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지원 중인 점, 잘 갖춰진 충전 인프라 등이 시장 확대를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현재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680만원(소형 이하는 580만원)의 국비 보조금과 별도의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최근 발간한 ‘2023년 글로벌 전기차 전망·충전 인프라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국의 ‘충전기 1대당 전기차 대수’(Charging Points per EV)는 2.0대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으로 오른 30개 국가 중 충전 환경이 가장 좋다.

네이버·카카오는 이 같은 시장 확대에 따라 서비스 고도화에 나섰다. 특히 충전기 부문에서 사업적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다. 충전기는 기능적 특성상 정보통신기술(ICT) 접목이 용이하다. 데이터 수급이나 결제 시스템 구축 등의 난도가 낮다는 의미다. 플랫폼 기업이 시장에 진입하기 좋은 조건을 갖췄다.
[제공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전기차 시장에 직접 진출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전기 트럭과 특수차량(이동 약자가 이용할 수 있는 차)을 카카오T에서 구매할 수 있는 중개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GS글로벌·AT모빌리티와 손잡고 구매 상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GS글로벌과 친환경 차량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다양한 협력도 진행 중이다.

첫 구매 중개 제품으론 비야디(BYD)의 1톤 전기 트럭인 티포케이(T4K)를 선정했다. GS글로벌은 BYD의 공식 수입 기업이다. 영국 LEVC의 국내 판매 기업인 AT모빌리티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겸용 친환경 차량인 TX모델을 카카오T 앱에서 올 3분기 내 선보일 계획이다.

반면 네이버는 전기차 충전기 정보 제공에 우선 집중하는 모습이다. 네이버클라우드가 펌프킨과 클라우드 기반 플랫폼 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사업이 본격화되진 않았다. 펌프킨은 전기 택시·버스·트럭 등 상용차 관련 대용량 급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주력해온 충전솔루션 제공 기업이다.

네이버는 2018년 전기차 충전소 정보 제공 서비스를 시작한 뒤 기능을 지속해 고도화했다. 당시 환경부와 협업해 공공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를 기반으로 전기차 충전소의 위치와 전화번호 등의 기본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했다. 티비유와의 제휴를 본격화한 올해 1월부턴 전기차 충전소에 대한 제공 정보의 폭을 넓혔다. 실시간 사용 현황과 충전기 세부 정보를 ‘충전소별 플레이스 페이지’에서 제공해 왔다. 5월 개편은 별도 절차 없이 ‘검색’을 통해 이 같은 정보가 노출되도록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네이버 측은 전기차 정보 제공 서비스의 편의성 증대가 ‘검색 강화’의 일환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전기차 국내 보급이 늘어나면서 관련 검색어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 서비스 품질을 높였단 설명이다. 키워드 중심의 정보 제공 강화는 ‘검색 광고’ 등의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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