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유열 TF’ 본격 가동?…승계절차도 닮은 父子, ‘3세 시대’ 임박했나
한·일에 그룹 신사업 발굴하는 ‘미래성장 TF’ 구성
‘신유열 상무 승계작업 준비’ 본격화 됐다는 시각
일본 거쳐 롯데케미칼서 시작, 신동빈 회장과 닮아
롯데 측 “지분 확보도 아직, 승계 논하기엔 일러”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롯데그룹이 최근 새로 구성한 ‘미래성장 태스크포스(TF)’를 두고 ‘오너 3세’ 승계작업을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미래성장 TF는 한국과 일본에 비슷한 시기에 만들어지며 한·일 협업 시너지를 연구하고 그룹 신사업 발굴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조직이 3세 승계작업 준비 역할을 한다고 보고 ‘신유열 TF’로 부르고 있다.
신유열 상무 승계작업 준비 TF? “승계 언급하기엔 일러”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한국과 일본에 미래 성장을 위한 쌍둥이 조직을 만들어 양국 사업 협업 시너지 강화에 나섰다. 미래성장 TF는 이훈기 ESG경영혁신실실장(사장) 산하 조직으로 출범해 수석급 팀장 포함 총 4명으로 구성됐다. 일어·영어에 능통하고 세븐일레븐 등 계열사에서 기획통으로 불리던 이들이 배치됐다고 전해진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미래성장 TF는 신사업 쪽 연구도 진행하고 한국과 일본 롯데 협업 시너지 창출 역할을 할 예정”이라며 “일본에도 비슷한 시기에 TF팀이 만들어져 한·일 사업 협업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해당 TF가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의 승계작업도 맡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성장 TF가 그룹의 신사업 관련 업무를 하는 만큼 중요 현안인 오너 3세 승계작업을 위한 준비를 담당하는 부서로 작동할 것이란 시각이다.
롯데지주 측은 ‘승계작업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상무님이 미래성장 TF에서 아무 직도 맡고 있지 않아 해당 조직이 승계작업과 관련한 역할을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1월엔 롯데그룹 사장단 회의인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에 처음 참석했고, 지난 3월에는 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에 방문한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헤네시(LVMH) 총괄회장을 신 회장의 곁에서 함께 맞이했다. 지난 4월엔 미국 하와이 여자프로골프(LPGA) 롯데챔피언십에 신 회장과 동행했으며 지난달에는 호텔롯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신 상무가 공개석상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2020년 1월 조부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창업주의 장례식에서다. 그 직후 신 상무는 일본 롯데에 부장급으로 입사해 그룹에 합류하며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이후 국내 계열사인 롯데케미칼로 자리를 옮겨 지난해 1분기 상무보에 올랐다. 롯데케미칼에선 기초소재 동경지사 영업과 신사업을 담당해왔으며 지난해 하반기부턴 석유·화학 부문뿐 아니라 유통·호텔·건설 등 그룹 내 사업군 전반에 관여하고 있다. 올해 정기임원 인사에선 ‘보’를 떼고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사업부문 상무로 승진하는 등 그룹 내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
일본과 한국 오가며 경영수업…‘신 회장 승계공식 답습’ 시각도
업계에선 신 상무가 이르면 내년 귀화해 롯데그룹의 3세 경영을 본격화할 것이란 추측도 나온다. 1986년생인 신 상무가 병역법에 따라 한국국적 ‘재취득’ 기준으로 입영 의무가 면제되는 만 38세 시점인 2025년, 혹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병역의무가 종료되는 만 40세가 되는 2027년 정도가 신 상무가 한국 롯데그룹에 입성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일각에선 신 상무가 부친인 신 회장의 ‘승계공식’을 답습하고 있단 관측도 내놓고 있다. 일본을 거쳐 한국 롯데의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고 그 시작이 롯데케미칼이란 점에서 신 회장의 승계 절차와 상당 부분 비슷하단 것이다.
신 회장은 1981년 일본 노무라증권에서 근무했고, 1988년 일본 롯데상사로 입사했다. 이후 1990년엔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상무로 입사했다. 1994년에 신 회장은 코리아세븐 전무로 선임됐고, 1997년 2월 단행된 롯데그룹 정기 임원인사에서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2011년 롯데그룹 회장 자리에 오르게 된다.
신 회장과 신 상무의 승계 절차가 비슷하단 점이 신 상무의 승계 작업 추진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식지 않고 있는 이유다.
다만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 상무의 승계와 관련해 “현재 지분도 보유한 부분이 없어서 승계작업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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