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펀드 등판 두달째…DB하이텍, 박스권 주가에 주주들 울상
KCGI 개입에 8만3600원까지 치솟았지만
두달째 6만원대 박스권 신세 그쳐
주주서한 발송에도 외국인 이탈 가속
요구 자료 방대…영업기밀 유출 우려도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DB하이텍은 전일 대비 0.65%(400원) 오른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월 4일 장중 8만36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지만 벌써 두달째 6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지난달 17일 엔비디아의 깜짝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9.07%), SK하이닉스(19.37%) 등이 신고가를 경신했지만 DB하이텍은 3.69% 오르는 데 그쳤다. DB하이텍과 시총 규모가 비슷한 한미반도체(26.67%)와 서울반도체(16.60%)와 비교해도 수익률이 확연히 낮다.
DB하이텍 주가는 외국인의 이탈과 함께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17일부터 이날까지 DB하이텍 주식 960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2조2213억원), SK하이닉스(1조4047억원) 등을 쓸어담은 것과 대조적이다.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지면서 DB하이텍의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3월 29%대에서 이달 18%대까지 급락한 상황이다.
DB하이텍은 행동주의펀드의 개입에 지난 4월 급등한 바 있다. 앞서 KCGI는 지난 3월 30일 DB하이텍 지분 7.05%를 취득했다고 공시하면서 취득 목적을 ‘경영권’이라고 밝혔다. DB하이텍 주가는 4월 4일 장중 8만36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 행동주의펀드의 개입으로 에스엠(041510), 오스템임플란트(048260), BYC(001460) 등이 급등하면서 DB하이텍에도 주가 상승 기대감이 반영되면서다.
당시 KCGI는 DB하이텍의 팹리스 사업부 물적분할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봤다. 소액 주주들의 반대가 거셌지만, 물적분할 안건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통과했고 팹리스 사업부는 지난달 ‘DB글로벌칩’이라는 독립 법인으로 분사했다. KCGI는 “물적분할 추진 과정에서 주주 및 시장과의 소통 부족으로 소액주주들과 상당한 갈등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후 KCGI는 1차(4월 20일), 2차(5월 4일), 3차(5월 19일) 등에 걸쳐 주주협의 공문을 DB하이텍에 보냈다. 그러나 일정 협의에 대한 DB하이텍 측의 회신을 받지 못하자, 이달 1일 DB하이텍 지배주주 및 경영진이 주주와 소통 및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주주서한을 공개했다.
주주서한에서 KCGI는 DB하이텍 주가 저평가의 원인으로 ▲지배주주의 사적이익 추구 ▲불투명한 경영 및 내부통제 미비 ▲무시되고 있는 주주권익 등을 꼽았다. KCGI 측은 “DB하이텍은 사실상 지배주주의 개인회사와 약 660억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진행했다”며 “적절한 절차를 거쳤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DB하이텍은 최근 KCGI의 요구 자료 검토를 마치고 협의를 위한 회신을 보냈다고 해명했다. 자료 검토에 시일이 걸렸을 뿐, KCGI와의 협의를 의도적으로 피한 건 아니라는 의미다.
DB하이텍 관계자는 “‘DB하이텍이 주주 협의를 통한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KCGI의 일방적인 언론 공표는 매우 유감스럽다”며 “KCGI에서 요구한 지난 5개년 사업보고서 상 자료에 대한 법적 검토를 마치고 주주협의에 대한 요청에 회신을 보냈다. 추후 대면 협의를 통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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