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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공룡 전쟁’ 본격화...‘와우 vs 유니버스’ 최후 승자는

[‘쿠팡vs신세계’ 멤버십 대첩] ②
쿠팡에 1위 자리 내준 이마트, 유료 멤버십에 사활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통합’, 쿠팡은 ‘로켓배송’ 앞세워

신세계는 ‘온·오프라인 통합’, 쿠팡은 ‘무료 로켓배송’을 앞세워 충성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김채영 기자] “아침에 일어나서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고, 이마트에서 장을 보고, 주말엔 가족들과 신세계백화점에서 쇼핑하고 스타필드에 놀러 갔으면 해요. 이것이 바로 ‘신세계 유니버스’입니다.”

“‘와우 멤버십’은 지구상 최고의 경험입니다. 거대한 유통 시장에서 쿠팡의 시장점유율은 아직 한 자릿수로, 우리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합니다.”

국내 ‘유통 황제’ 자리를 두고 신세계와 쿠팡의 패권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최근 통합 유료 멤버십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을, 쿠팡은 ‘와우 클럽’으로 ‘쿠팡 유니버스’를 앞세우며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쿠팡은 3분기 연속 흑자에 성공하며 김범석 쿠팡 창업자의 ‘매직’이 통했단 평가를 받으며 전통 유통 강자, 정용진 부회장의 신세계그룹도 긴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마트·쿠팡 엇갈린 성적표…‘유니버스 클럽’이 반전 키 될까

6월 8일 오전 코엑스에서 열린 '신세계 유니버스 페스티벌'에서 (왼쪽부터) SSG닷컴 이인영 대표, 이마트 강희석 대표, 지마켓 전항일 대표가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신세계그룹]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가 올해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 1위 자리를 쿠팡에 내주며 신세계와 쿠팡 사이에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고 있다. ‘유통 황제’의 자리가 바뀌는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유료 멤버십을 각각 내세워 충성고객 확보에 나섰다.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한 58억53만 달러(약 7조3990억원)로 집계됐다. 영업이익은 1억677만 달러(약 1362억원)로 3분기 연속 1000억원대 흑자를 기록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1억 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이마트는 연결기준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137억원으로 전년 대비 60.4% 떨어졌다. 같은 기간 순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7조135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증권가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수치다. 할인점·트레이더스·전문점·SSG닷컴·G마켓·이마트24의 총매출액은 5조33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 영업이익은 339억원으로 26.6% 감소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3월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딜리셔스 페스티벌'에서 이마트24 차별화 상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송현주 기자]
쿠팡과 이마트가 엇갈린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신세계는 유니버스 클럽을 반전의 키로 쥐고 있는 모양새다.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은 먹고, 자고, 보고, 사고, 즐기는 모든 것들을 신세계 계열사 내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정 부회장이 그룹의 미래 전략으로 강조해온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완성형 쇼핑 모델’이 바로 이것이다. 

최근 이마트·이마트24 등을 방문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현장에서 “온라인이 중요해진다고 오프라인이 덜 중요해지는 건 아니지 않느냐”며 “온·오프라인 어디에서나 고객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진화하는 것이 신세계의 존재 이유”라고 밝혔다. 신세계 유니버스로 그룹의 미래 방향성을 완성하겠다는 것이다.

“국민 필수 멤버십” VS “로켓배송은 최고의 경험”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핵심은 기존 온라인 계열사 SSG닷컴·G마켓의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에 이마트·신세계백화점·스타벅스·신세계면세점 등 오프라인 매장 혜택이 추가되는 것이다. 하지만 할인율이 ‘5%’라는 점과 월회비가 아닌 ‘연회비’만 제공한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쉬이 열릴지 의문이 제기된다.

신세계의 목표는 5년 내 멤버십 가입자 ‘1000만명’을 확보하는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SSG닷컴과 지마켓의 통합 멤버십 스마일클럽의 가입자는 300만~400만명 수준이다. 

쿠팡은 ‘로켓배송 무료’라는 필살기를 앞세운 ‘킬러 콘텐츠’로 무서운 공세를 펼치고 있다. 2018년 10월 도입된 와우 멤버십은 유통업계의 유료 멤버십 원조로 언급된다. 와우 멤버십 회원은 무료 로켓배송, 무료 반품, 로켓프레시 새벽배송 등이 가능하다. 2020년 쿠팡플레이 론칭 후에는 추가 비용 부담 없이 쿠팡플레이 콘텐츠도 즐길 수 있게 됐다. 

최근엔 쿠팡이츠 주문 건에 대해 최대 10% 할인도 추가됐다. 이 같은 혜택에 힘입어 와우 멤버십 가입자 수는 2020년 600만명에서 2021년 900만명까지 증가했고, 2022년에는 1100만 명을 넘어섰다. 

김범석 쿠팡 Inc 의장은 지난 4분기 실적 발표 당시 “고객 경험과 운영의 탁월성에 집중한 것이 지속적으로 좋은 성과를 낸 비결”이라며 “전체 유통시장보다 몇 배 빠른 속도의 성장률을 계속 기록하고 있으며 활성 고객 증가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관건은 추가 혜택과 범용성...확장성 신경써야”

업계에선 유료 멤버십 대전에서의 관건은 앞으로 공개될 추가 혜택과 범용성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료 멤버십 시대가 열리며 앞으로 비슷한 혜택들이 많이 나올 텐데 중요한 것은 디테일과 범용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온·오프라인 제휴처에서 소비자가 좋은 혜택에 물건을 구매할 수 있도록 확장성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온라인 시장 자체가 성장 고도를 찍었다가 현재는 성숙단계로 바뀌면서 신규 고객보단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기존 고객을 유지함과 동시에 수익성을 제고해야 하는 유통업체들의 입장에서 유료 멤버십은 좋은 도구로써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구매력이 좋은 소비자들이 각 사의 멤버십에 얼마나 효용 가치를 느끼느냐가 관건”이라며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양사의 멤버십 가입 성적이 금방 드러날 것이며, 업체들은 소비자 효용에 관점을 맞춰 서비스를 구상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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