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가족 ‘더 패밀리’
[이데일리 전략포럼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 ⑤
‘쌍천만 감독’ 윤제균 “지금은 개인이 중요한 시대”
김금희 작가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포용력 부족”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인구절벽이 현실화되면서 가족에 대한 개념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대가족이 해체되고 핵가족이라는 개념이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한 지 20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1인가구와 ‘딩크(DINK·맞벌이 무자녀 가정) 등 새로운 가족 형태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21일 진행된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도 영화감독 윤제균과 작가 김금희가 ‘위기의 가족’이라는 주제로 젊은 층과 기성세대 간의 가족에 대한 가치관 차이에서 오는 문제에 대해 솔직한 의견을 나눴다.
윤 감독은 21일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신라호텔에서 ‘인구절벽 넘어, 지속가능한 미래로’를 주제로 열린 ‘제14회 이데일리 전략포럼’에서 인구 감소는 시대적 사명의 변화에 따른 필연적 현상이라고 밝혔다. 윤 감독은 두 편의 영화를 ‘천만 영화’ 반열에 올려놓은 ‘쌍천만 감독’으로 유명하다. 대표작으로 ‘해운대’와 ‘국제시장’ 등이 있다.
윤 감독은 “국가 중심의 아버지 세대에서 시민 중심의 4050세대, 그리고 지금은 개인이 중요한 시대가 왔다”며 “가족의 의미가 점점 변화하며 자연스럽게 출산을 선택하는 이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구 증가율은 이미 꺾였고 한 번 꺾인 그래프는 거시적 관점에서 다시 돌리기는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인구 감소 현실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인구 증가율을 완화하고 다시 조금이라도 인구를 늘릴지 취사 선택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 감독은 한국 사회가 지속가능성을 가지기 위해선 베타적인 감적을 버려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민자를 받아들이고 다문화 가정을 인정하지 못한다면 인구절벽을 받아들이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어릴 때부터 귀에 못이 박히게 들었던 이야기가 ‘단일민족에 대한 자부심’에 대한 이야기”라며 “이제는 이민자나 외국에서 국제결혼으로 오는 이들에 대한 배타적 감정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사회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영화 국제시장보다는 영화 ‘담보’에서의 가족 모습이 필요하다”며 “국제시장은 혈연에 의한 가족을 위해 자신을 바치는 전형적이 아버지의 모습이라면 담보에서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두 남자가 아이를 입양하며 모든 사랑을 쏟아붓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통적 가족도 있겠지만 앞으로 우리 사회는 사회적 약자를 보듬어 안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양한 가족형태 등장
‘너무 한낮의 연애’, ‘경애의 마음’ 등을 펴낸 김금희 작가는 한국 사회가 인구감소 과정에서 생긴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포용력이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람들이 함께 하는 방법이 빠르게 변화하는 것과 달리 법과 제도는 제자리걸음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그는 “소설가로서 경력 단절이 염려되기도 했고 처음부터 아이 낳는 삶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다”며 “하지만 딩크족으로 살아가는 삶은 결코 쉽지 않다. 결함이 있다는 사회적 시선도 있고 물론 노년에 대한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적 차원에선) 가족이라는 개념을 자기 자신이 조합하고 결합할 수 있는 사회가 된 것 같다”며 “그렇지만 제도는 아직 제대로 뒷받침이 되지 않고 있고 법률적 지원도 오히려 도태되는 모습이라 이런 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젊은 세대들이 운동적이고 세계적이라고 평가했다. 민주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었던 이전 세대와 달리 현 세대는 환경과 공정 등 세계적인 가치에 좀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지금의 젊은 세대가 추구하는 가치들을 살펴보면 전 세대보다 시민 감각이 확장됐다고 본다”며 “또 젊은 세대가 굉장히 운동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만 운동의 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 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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