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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 글로벌 인재들과 함께 세계 1위를 꿈꾼다 [C-스위트]

[CXO의 방]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Digital Nomad ‘디지털 유목민’
구성원 원하는 지역 및 공간에서 일할 수 있어
김성훈 대표도 한 달마다 지역을 옮기면서 생활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업스테이지는 구성원이 원하는 공간과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풀 리모트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자신도 자신의 사무실이 없고 대부분 카페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 촬영은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할리스커피 NH농협생명빌딩점에서 했다.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산업·ICT부 부장] 한 달마다 그의 집은 바뀐다. 아니 그가 사는 지역이 바뀐다. 그렇게 그는 가고 싶은 혹은 살아보고 싶은 지역으로 이동해서 ‘한달살이’를 한다. 자연스럽게 그의 사무실은 집 주변 혹은 외부 사람과 미팅하는 카페다. “집에는 일하는 장소도 없습니다. 제가 일하는 공간인 카페에서 인터뷰하면 될 것 같습니다”라는 게 인터뷰 요청을 받은 그의 답변이었다. CXO의 방 촬영과 인터뷰가 카페에서 진행된 이유다. 

그가 창업한 회사는 공식적으로 사무실이 없다. 국내외에서 합류한 임직원이 100여 명을 넘어가고 창업 후 3년 동안 300억원이 넘는 투자 유치에 성공했지만, 그는 번드르르한 사무실이나 건물을 마련하지 않았다. 공유 오피스에서 일하는 게 좋은 임직원에겐 공유 오피스 비용을 지원하고, 해외에서 업무를 하면서 일과외 시간에는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워크스테이션’도 가능하다. 회사에 관련된 것은 대면 미팅 대신 화상 회의와 메신저, 메일이나 전화로 모든 소통이 이뤄진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와 업스테이지 구성원들의 이야기다. 업스테이지는 한국의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으로 꼽힌다. 카카오톡에 챗GPT와 광학문자판독장치(OCR) 기술을 결합해 만든 ‘애스크업’(AskUp) 서비스로 일반인에게도 낯익은 AI 기업이다. 2020년 창업 후 1년 만에 316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심지어 투자에 참여하고 싶은 투자사가 많아 원래 목표보다 더 많은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김성훈’이라는 브랜드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업계에서 업스테이지가 일하는 방식은 그래서 더 주목받고 있다. 그렇게 김 대표를 포함해 업스테이지 구성원들은 ‘디지털 노마드’(Digital Nomad)의 삶을 살고 있다. 

업스테이지 구성원들과 김성훈 대표가 카페에서 오랜만에 대면 회의를 하고 있다. 김 대표가 서울에 올라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원들이 그를 찾아온 것이다. [사진 신인섭 기자]

김 대표는 업스테이지 구성원들이 현재처럼 일하는 모습을 ‘풀 리모트’(Full Remote) 제도라고 말한다.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의미다. 

이유가 궁금했다. 대면 미팅 대신 비대면 소통을 창업 이후부터 지속하는 이유가 뭘까. 그가 웃으면서 “1등을 하기 위해서” 그리고 “글로벌 인재와 함께 일하려고”라고 답변했다. 

“2000년대 초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공부를 마치고 실리콘밸리에 취업했으면 한국에서 받는 연봉의 10배를 받으면서 일할 수 있었지만, 좋은 인재들과 함께하고 싶어 2006년 홍콩과기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일하기 시작했다”면서 “2017년 네이버 클로바 AI 총괄직을 맡아 한국에 복귀한 후에 글로벌 인재를 한국에 데리고 오고 싶었지만, 너무 까다롭다는 것을 알았다. 이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서 택한 것이 풀 리모트 근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재를 한국에 데려오는 대신 그들이 생활하고 있는 현지에서 일하게 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래서 업스테이지 구성원의 출신 지역은 다양하다. 현재도 중국과 홍콩, 캐나다 등 다양한 국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풀 리모트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이렇게 지역과 출신이 다양한 이들이 함께해야만 세계 1등과 혁신이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지론이다. 김 대표는 “세계 1등을 하기 위해서는 다양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혁신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100여 명의 구성원이 별 문제없이 일하고 있지만, 구성원이 많이 늘어나도 풀 리모드 제도가 유지될까. 김 대표는 “풀 리모트 제도가 유지될지 아니면 다른 방식으로 변할지 아직 모른다. 다만 혁신과 세계 1등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게 근무 제도를 맞춰 나갈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업스테이지 대표는 카페에서 일하는 게 익숙하다. 그는 "카페가 나의 사무실"이라고 말했다. [사진 신인섭 기자]

김성훈 대표는_1995년 대구대 재학 중 한글 검색엔진 ‘까치네’를 개발하면서 1996년 ‘나라비전’을 설립했다. 이후 삐삐와 휴대폰으로 메일 도착을 알려주는 깨비메일을 선보여 주목받았다. 2001년  미국 유학길에 올라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고, MIT에서 박사 후 과정을 밟았다. 2006년 홍콩과학기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일하기 시작했다. 2017년 네이버 클로바 AI 총괄로 한국에 복귀해 혁신적인 AI 기술을 만들고 서비스를 론칭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2020년 10월 전 네이버 클로바 OCR/Visual 리더 이활석, 전 파파고 번역기 모델링 리더 박은정 등과 업스테이지를 공동창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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