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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세 경영 전환 마친 이건그룹…박승준 부회장 경영능력 시험대 [지배구조 돋보기]

박 부회장, 지난달 초 지주사 총괄로 승진
탄탄한 지배구조 덕에 지분문제 잡음 전무
주력사업 역성장에 금융업 고배는 불안요소

박승준 이건홀딩스 총괄 부회장. [사진 이건홀딩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종합 건축자재기업 이건그룹이 2세 경영 체제 전환을 마쳤다. 박승준 이건홀딩스(039020) 총괄 부회장을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강화하고 에너지를 비롯한 신사업 육성에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경영 능력을 입증하지 못한 박 부회장이 대외 불확실성을 극복하고 그룹의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이건그룹은 지난달 초 박승준 이건홀딩스 사장을 총괄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면서 2세 경영 시대를 본격화했다. 지주사인 이건홀딩스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전문경영인을 앞세워 계열사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박 총괄 부회장이 지주사 전환과정에서 지배구조를 다져 놓은 만큼 이건그룹이 향후 지분 문제와 관련해 큰 혼란을 겪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17년 이건그룹은 그룹 중심에 있던 이건창호를 투자회사인 이건홀딩스와 사업회사인 이건창호로 분할했다. 이를 통해 그룹 최상단에 위치한 이건홀딩스가 이건창호와 이건산업(008250), 이건그린텍을 지배하는 수직적 구조를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박 부회장은 이건홀딩스 지분 20.2%를 확보했고 이후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율을 늘리며 현재는 29.74%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3월 별세한 고(故) 박영주 회장(13.42%)과 모친 박인자씨(1.75%), 동생 박은정씨(7.94%), 등 오너일가 지분을 모두 합하면 52.84%로 과반 이상을 확보한 상태다. 박 부회장이 박영주 회장의 지분 승계에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미 그룹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확보한 것과 관련이 깊다. 

불확실성 커지는 사업환경

이처럼 큰 혼란 없이 2세 경영 체제 전환을 마친 이건그룹이지만 경영환경은 녹록치 않다. 박 부회장이 힘을 싣고 있는 에너지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있지만 창호와 목재 등 주력사업에선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실제 이건홀딩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25억원으로 전년 동기(100억원) 대비 75% 급감했다. 같은 기간 매출도 1279억원에서 1115억원으로 12.8% 줄었다. 이건홀딩스의 사업별 실적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을 낸 부문은 에너지와 목재뿐이다. 창호와 파레트 조림부문은 모두 적자 전환하며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문제는 박 부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부호가 붙는다는 점이다. 실제 이건그룹은 박 부회장이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추진했던 금융서비스업에서 고배를 마신 전력이 있다. 앞서 이건그룹이 금융서비스 분야 진출을 위해 지난 2015년 설립한 ‘비엘원’은 1년 만인 2016년에 폐업한 바 있다. 

여기에 박 부회장이 실질적으로 그룹을 이끈지 10년이 지났지만 그룹의 근간인 건축자재업에서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높이는 요소다. 실제 박 부회장은 박영주 회장이 지난 2010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 이건창호 대표를 맡는 등 그룹 경영을 맡아왔다. 박 총괄 부회장이 경영능력을 입증하기 위해 에너지 등 신사업을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꾀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이 어려울수록 방향키를 잡은 총수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건그룹의 2세 경영이 본격화된 만큼 박 부회장의 경영 능력도 시험대에 올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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