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울리는 전환사채…금융위, 불공정 거래 차단 나서나 [주식공부방]
금융위, CB 불공정거래 차단 위한 제도 개선 추진
“콜옵션,리픽싱 등 불공정 거래 악용 가능성 커”
전환사채 발행·유통 관련 공시 의무 강화
투자의 대가 워런 버핏은 “경기 불황과 주가 폭락에도 웃으면서 주식을 살 수 있어야 진정한 투자자”라며 “불황과 폭락은 곧 투자 기회를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의 기회를 잡기 위해선 시장을 이해해야 합니다. 이코노미스트 ‘주식공부방’이 투자의 시작을 준비 중인 독자 여러분께 주식 기본 용어와 최신 시장 이슈에 대해 조금 더 쉽게 알려드리겠습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연서 기자] 금융당국이 전환사채(CB)를 악용한 불공정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0일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전환사채 제도개선 세미나’에서 “전환사채 시장에서 불공정한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며 “이와 같은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오늘은 전환사채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합니다. 채권은 만기까지 보유하면 이자도 받고 원금도 돌려받을 수 있는 비교적 안전한 투자자산인데요. 전환사채는 금리가 낮지만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주식으로 전환해 시세차익을 낼 수 있습니다. 채권처럼 이자를 받다가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바꿔 이익을 볼 수 있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1년 만기 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 만기 보장 수익률은 5%, 전환가격은 1만원이라고 가정해보겠습니다. 향후 1년 동안 A의 주가가 1만원에 달성하지 못했다면 투자자는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해 5%의 이자를 받으면 됩니다. 만약 주가가 급등해 2만원까지 올랐다면 주식으로 전환해 주당 1만원의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환사채는 투자자들이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 방식으로 꼽힙니다. 기업들은 낮은 금리로 많은 자금을 유치할 수 있어 기업들이 선호하는 자금조달 방법입니다.
하지만 전환사채 발행자와 투자자 사이에 낀 회사의 기존 주주들은 피해를 볼 수 있습니다.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 새로운 주식이 발행되고, 전체 주식 수가 늘어나기 때문인데요. 주식 수가 늘면 지분 가치가 희석돼 기존 주주들에겐 악재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김소영 부위원장은 전환사채의 특수성을 악용해 여전히 편법적으로 지분을 확대하고 부당이득을 얻는 등 불공정거래의 수단이 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김 부위원장은 “전환사채의 대부분이 사모로 발행돼 시장에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고, 콜옵션이나 리픽싱 등 다양한 부가 조건이 불공정 거래에 악용될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는 우선 전환사채 발행·유통과 관련된 공시 의무를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김 부위원장은 “먼저 전환권, 콜옵션 등 기업의 지배구조와 지분가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가 보다 투명하게 공개될 수 있도록 하고 발행회사가 만기 전에 취득한 사모 CB를 재매각하는 등 전환사채가 시장에서 과도하게 유통되면서 일어나는 문제를 고치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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