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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 유상증자 추진…인수 나선 하나금융 영향은?

인수 시 추가 자본 투입 부담 경감
“증자 주식은 매각 대상 포함 아냐”

KDB생명 본사(왼쪽)와 하나금융 본사 전경.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매각 작업이 한창인 KDB생명이 유상증자에 나섰다. 해당 증자에는 현재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자금 지원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증자가 마무리되면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가 인수한 뒤 건전성 개선을 위해 투입해야 할 자금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KDB생명이 진행 중인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앞서 KDB생명은 지난 2일 주주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1425억원을 모집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증자는 내달 18일까지 납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번 증자는 기존 주주가 직접 100% 청약에 참여하는 구조로, 특히 산업은행의 참여가 관건이다. KDB생명의 주요 주주는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 PEF)다. 이들의 합산 지분율은 92.73%에 달한다.

이번 유상증자로 유입되는 자금은 9월 조기상환권(콜옵션) 행사일이 돌아오는 2200억원 후순위채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K-ICS 기준 지급여력비율을 높이는 데 긍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사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서 구한다.

KDB생명의 올해 3월 말 K-ICS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101.7%에 불과해, 금융당국 권고치 150%에 못 미친다. KDB생명이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회사의 자본금이 증가하면 K-ICS 비율 산정에 영향을 끼치는 가용자본이 늘어나 비율이 개선된다. 

KDB생명은 공시를 통해 “유상증자 및 하반기 이후 자본성 증권 발행 등을 통해 자본 및 부채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를 강화해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을 적정하게 관리할 것”이라면서도 “계획과 달리 금번 유상증자에 기존 주주 참여 부족으로 발행 규모가 감소할 경우 향후 자본성 증권 차환으로 인한 지급여력 금액 감소 및 자본인정 비율 감소 등으로 당사가 기대한 K-ICS 개선 효과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KDB생명의 매각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앞서 KCV PEF는 지난 7월 하나금융지주를 KDB생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하나금융지주는 KDB생명 인수를 위해 이번달 1일부터 본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본실사는 두 달 가량 소요될 전망이다. 본실사가 마무리되면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KDB생명이 이번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후 부담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는 한 차례 건전성이 개선된 KDB생명를 품에 안아, K-ICS 비율 상승 등 건전성 개선을 위한 추가 자본투입에 대한 부담이 경감되는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될 주식 수는 2300만주다. 증자된 주식은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매각 대상은 기존에 KCV PEF가 보유한 지분 92.73%(약 2200만주)다. 하나금융 역시 이 조건으로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에서는 KDB생명의 몸값을 2000억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유상증자로 KDB생명의 주식 수는 증가하게 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매각 대상은 기존에 공시한 지분 92.7% 그대로가 맞다”면서 “이번 증자를 통해 늘어난 지분은 매각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행을 비롯한 PEF는 현재 KDB생명 증자 참여 여부를 논의 중이며 증자되는 지분에 대한 처리는 추후 논의해 결정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산업은행이 지난 6월 KDB생명의 무상감자에 이어 이번 증자 참여까지 논의하면서, 최대주주로서 매각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은행은 KDB생명의 다섯 번째 매각을 시도 중이며 특히 이번 매각에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KDB생명은 매각 도전만 다섯 번째지만 이번에는 과거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올해 1분기에 이미 지난해 연간 수준에 비견되는 정도의 당기순익을 올리고 있고, 매각 건에 관련해 다수의 원매자가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본입찰에서는 매각이 성사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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