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證 독일 오피스 빌딩 투자 손실 우려…내년 건물가치 회복할까
하나증권, 독일 오피스 빌딩 ‘더스퀘어’ 투자 부실 우려 반박
공실률 지난해 말 16%서 3분기 계약완료 기준 9%로 줄어
내년 프랑크푸르트 공항 제3터미널 완공 이후 수요증가 예상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저금리 시기 해외 대체 투자를 공격적으로 해온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손실 우려가 도마 위에 오른 가운데, 하나증권의 독일 빌딩 투자도 손실 우려가 제기됐다. 해당 빌딩은 하나증권이 지난 2019년 사들인 독일 최대 규모의 오피스 빌딩인 ‘더스퀘어’다. 다만 내년 프랑크푸르트 공항 제3터미널 완공 이후 이용객과 유동인구 급증에 따른 수요 증가 등으로 수익 반전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하나증권은 2019년 11월 9.2m 유로(약 1조3000억 내외)에 더스퀘어 빌딩을 매입했다. 해당 건물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연결된 복합 오피스(호텔 + 상업오피스)다.
앞서 2019년 세계 최대의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이 더스퀘어를 매물로 내놓았다. 이를 하나증권과 영국계 자산운용사인 AGC에쿼티파트너스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각각 2700억원과 2925억원을 에쿼티(지분)로 투자해 공동 인수했다. 나머지 인수 자금은 선순위(현지 대출)로 약 7700억원을 충당했다.
현재는 펀드 수탁액을 국내 펀드운용사인 캡스톤자산운용의 ‘캡스톤EU일반사모투자신탁12’(적격)와 ‘캡스톤EU일반사모투자신탁13호’(전문)로 이관한 상태다. 현지 펀드 만기는 2026년 11월이며, 국내 펀드 만기는 2027년 11월이다.
해당 펀드의 손실 우려가 제기된 것은 최근 글로벌 투자환경 변화에 따른 유럽지역 상업용 오피스 가치하락이 이슈가 되면서 외신 등에서 더 스퀘어도 언급되면서다. 이는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발생한 오피스 빌딩의 높은 공실률과 글로벌 금리 상승 여파로 인해 미·유럽 등 해외 오피스 빌딩 가치 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런던과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지구 오피스는 지난해만 20% 하락했다.
하지만 하나증권 측은 더 스퀘어가 다른 해외 부동산 빌딩 하락 사례와 비교해 덜 빠졌다는 입장이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사실 다른 곳 가격이 빠진 것에 비해서는 덜 빠졌다”며 “그 동안 배당 수익도 받아왔고, 연말 기준 가치로 엑싯한다 하더라도 손실 난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슈가 됐던 해외 대체 투자는 건물 가치 하락이 30%이상 되면서, 담보가치 하락에 따른 대주단 상환 압박이 주된 원인이 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핵심업무구역에 소재한 ‘트리아논’ 빌딩의 담보인정비율(LTV)는 인수 초기인 2018년 57.8%에서 2020년 말 63.1%, 2021년 말 66.3%, 2022년 12월 71.7%로 상승했다. 현재 벨기에 투아종도르빌딩의 LTV는 70% 수준이며, 홍콩 골딘파이낸셜글로벌센터 등도 자산가치 하락으로 인한 보증인 파산으로 자금 회수가 어려워 졌다.
이와 비교해 더 스퀘어 자산가치는 현지 선순위 대주단(BOA 등)이 2022년 말 8억4200만 유로(1조2000억 내외)로 평가하고 있어, 매입 대비 약 8.5% 정도만 하락한 상황이다는 게 하나증권 측 주장이다. 2019년 건물 매입 당시 가격은 1조3000억원 수준이었다. 또 대출 상환 압박도 전무하다고 했다. 리파이낸싱(차환) 금리가 현재 고정금리 2.02%, 만기는 2025년 2월로 대주단 중도상환 리스크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나증권은 현지 펀드 만기 시 자산가치 회복 후 더 스퀘어 매각을 예상하고 있다. 건물가치 가치 상승으로 이익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더 스퀘어의 지난 연말 기준 16% 공실률을 보였다. 하지만 현지 기업 임차로 3분기 계약완료 기준 공실률은 9%로 펀드 만기시점까지 이전 가치 이상 상승이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더 스퀘어의 핵심 임차인인 KPMG가 다음 임대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반박했다. 오피스 전체임대율의 약 50퍼센트(%)를 차지하는 KPMG의 계약만기일은 2028년 12월 31일로 펀드 만기 이후이다. 중간해지가 불가한 조건이며 현재 자산 가치 제고를 위해 2028년 이후로 추가연장을 협의 중에 있다고 하나증권 측은 설명했다.
더 스퀘어는 프랑크푸르트 공항과 연결된 복합오피스로 공항 인프라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KPMG, 미쉐린, 아토스, 포르쉐 컨설팅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이 임차하고 있다. 독일 항공사 루푸트한자가 비용 절감 계획으로 직원을 이동시키면서 오피스 공실이 발생한 상황이나, 내년 프랑크푸르트 공항 제3터미널 완공 이후 이용객과 유동인구 급증이 예상된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영국 런던 히드로 공항을 제치고 유럽 제 1공항으로 부상할 경우 신규 수요 증대로 인한 오피스, 호텔 가치 상승이 예상된다”며 “힐튼호텔이 코로나 이전보다 높은 객실 점유율을 보이고, 오피스 공실도 빠르게 회복하고 있어 내년이면 건물가치가 매입가격 이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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