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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협 선정 앞둔 ABL생명…몸값 두고 ‘동상이몽’

中 다자보험, 최대 매각가 4000억원 언급
원매자 사모펀드는 1500억 수준 원해
대주주 적격성·수익성 제고 등 평가 관건

ABL생명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PE 등 사모펀드 운용사 2곳이 참여했다. [사진 ABL생명]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하반기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 대어로 꼽히는 ABL생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르면 이달 마무리된다. 앞서 진행한 본입찰에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PE 등이 참여한 가운데, ABL생명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안방보험)과 원매자 간 ‘몸값 이견’을 좁힐 수 있을지 주목된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ABL생명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르면 다음주 진행된다. 앞서 진행된 본입찰엔 노틱인베스트먼트와 파운틴헤드PE 등 사모펀드 운용사 2곳이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한 미국계 사모펀드 JC플라워는 본입찰엔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ABL생명 최대주주인 중국 다자보험그룹은 지난달 말 크레디트스위스(C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원매자 찾기에 착수했다. 매각 대상은 ABL생명 지분 100%다. 다자보험그룹은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들과 가격 협상을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본입찰에 참여한 사모펀드 2곳은 보험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곳으로 평가된다. 우선 파운틴헤드PE는 보험 전문가로 알려진 신승현 대표가 창립한 신생 PE다. 신 대표는 삼일회계법인에서 금융 부문 회계사로 활동하다 타워스왓슨에서 보험계리 컨설턴트로 일했다. 이후 미래에셋증권과 하나증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며 금융 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데일리금융그룹을 설립한 뒤 지난 2021년 MG손해보험 대표를 역임하기도 했다. 

노틱인베스트먼트는 금융권 M&A 경험은 없지만, ABL생명 매각 초기부터 금융기관 1곳과 연기금 1곳으로부터 출자확약서(LOC)를 확보하며 완주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인수 후 대주주 적격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지주사와도 꾸준히 접촉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또 예비입찰 참여 이후 삼성생명, KB생명 출신들로 실사단을 꾸려 보험업계에 대한 이해도를 쌓고 미래 전략을 고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몸값이다. 최대주주 다자보험그룹은 매각가로 3000억~4000억원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원매자들은 절반 수준인 1500억~2000억원을 적정 몸값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인수 이후 사업 정상화를 위해 추가 자금이 투입될 거란 계산에서다. 사모펀드의 궁극적인 목표가 차익 실현인 만큼 매각가에 대한 이견을 좁히는 것이 매각 마무리의 열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원매자 2곳이 모두 사모펀드인 만큼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넘어야 할 과제다. 실제 지난 2020년 KDB생명 매각 우선협성대상자로 선정된 사모펀드 운용사 JC파트너스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며 인수가 좌초된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원매자들이 금융지주사와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까지 금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생명보험사 매물이 늘고 있다는 점도 매각 완주에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ABL생명을 비롯해 다자보험그룹이 보유 중인 또다른 생보사 동양생명도 내년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하나금융지주가 KDB생명 인수를 위한 우협으로 선정되면서 ABL생명 인수를 위해 사모펀드들이 손잡을 금융지주 후보도 한 곳 줄어든 상태다. 

ABL생명이 보장성보험보다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다는 점도 매물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다. 수익성 지표인 자산이익률(ROA) 역시 마이너스로 생보업계 평균(0.61%)에 크게 못 미친다. 여기에 과거 알리안츠생명 시절부터 고금리 상품을 많이 판매해 이차역마진 부담도 크다. 이차역마진이란 보험 계약자에게 약속한 이자를 보험사 투자이익으로 보전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한국신용평가는 ABL생명에 대해 “저축성보험 및 변액보험 중심으로 중위권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보험이익의 기여도가 낮게 유지되며 업계 대비 낮은 수익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올해부터 신 회계(IFRS17)·감독(K-ICS) 체제 도입으로 높은 규제 변화 부담을 고려할 때 자본적정성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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