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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미래 ‘ABC’ 점검한 구광모 회장…“씨앗 거목 되도록”

나흘간 미국‧캐나다 방문…바이오‧AI 등 미래 사업 살펴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 주도한 성장사…도전의 역사 이어가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2일(현지시간) 캐나다 토론토 LG전자 AI 랩을 찾아 AI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 LG]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미국과 캐나다 현지에서 LG 미래를 이끌 ‘거목’으로 육성 중인 인공지능(AI), 바이오(Bio), 클린테크(Cleantech) 등 ‘ABC’ 사업을 점검했다. 지난해와 올해 마곡 LG AI연구원, 오송 LG화학 생명과학 공장, 마곡 LG화학 연구개발(R&D) 연구소, 청주 LG화학 양극재 공장 등 국내에 있는 미래 사업을 확인한 구광모 회장이 이번엔 해외 미래 사업을 살핀 것이다. 수년간 이어온 미래 준비 행보를 글로벌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은 행보라는 해석이다. 구광모 회장은 미래 사업을 점검하는 자리에서 “작은 씨앗이 미래 거목 되도록 꺾임 없이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LG 바이오‧AI ‘글로벌 심장’ 확인한 구광모 

24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회장은 21일(현지시간, 이하 동일)부터 나흘 동안 미국 보스턴과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바이오와 AI 분야 준비 현황과 육성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 사업 시장 동향을 살폈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보스턴 법인과 아베오 파마슈티컬스(이하 아베오), 토론토의 LG전자 AI 랩(Lab) 등을 찾았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는 2019년 보스턴 법인을 설립했는데, 올해 1월 인수한 미국 항암 신약 기업 아베오의 기존 사무실도 보스턴 법인과 합쳐졌다. 

구 회장은 LG화학 보스턴 법인에서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 이동수 보스턴 법인장, 마이클 베일리 아베오 최고경영자(CEO)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서 신약 사업 방향 및 글로벌 상업화 역량 강화 방안을 점검하고 아베오 육성 전략 등을 논의했다. 항암 신약과 세포치료제 등의 혁신 신약 개발 전략을 점검하고 아베오 인수 이후의 경쟁력 강화 현황도 세심하게 살폈다는 후문이다. 

당시 구광모 회장은 “그룹의 성장사를 돌이켜보면 LG는 늘 10년, 20년을 미리 준비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해 왔다”며 “배터리 사업도 30년 넘는 기술 개발과 투자가 뒷받침되고 수많은 시행착오 속에서도 끊임없는 실행을 이어간 도전의 역사”라고 강조했다. 이어 “LG의 바이오 사업이 지금은 비록 작은 씨앗이지만 꺾임 없이 노력하고 도전해 나간다면 LG를 대표하는 미래 거목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기대를 나타냈다.

구광모 회장은 22일에는 캐나다 토론토를 방문해 AI 분야 미래 준비를 이어갔다. LG전자는 2018년 LG그룹 최초의 글로벌 AI 연구 거점인 AI 랩을 토론토에 설립했다. AI 랩을 방문한 구 회장은 배경훈 LG AI연구원장과 이홍락 CSAI(Chief Scientist of AI), 김병훈 LG전자 최고기술경영자(CTO) 등과 미팅을 진행하고 사업 현장의 AI 추진 현황을 직접 점검했다. 미래 연구개발 방향 및 계열사 간 협력 강화 방안 등도 논의했다. 

구 회장 등은 당시 미팅을 통해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 관점에서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실행력을 높이고 필요한 핵심 역량 강화에 힘쓰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LG의 제품이나 서비스, 조직 운영에 AI를 활용하는 성공 사례를 늘리기로 했다. 구 회장은 “AI는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 체인저”라고 강조했다. 이어 “AI를 통한 혁신도 단순한 제품과 서비스 개선 차원을 넘어, 고객의 관점에서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치열하게 고민해가야 한다”고 진단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보스턴의 다나파버를 방문해 세포치료제 생산에서 항암 기능을 강화한 세포를 선별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LG]

‘바이오‧AI 미래’ 찾았다 

이번 출장 중에 구광모 회장은 보스턴과 토론토에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과 스타트업도 찾았다. LG 관계자는 “LG 계열사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의 항암 연구소, AI 분야 연구소 등을 찾아 산업 생태계를 살핀 것은 AI, 바이오 등의 미래 사업들을 글로벌 톱 수준으로 육성해 미래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구 회장의 의지가 담긴 행보”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보스턴에 있는 다나파버 암 센터를 찾았다. 하버드 의대 연계의 항암 연구시설인 다나파버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항암 전문 임상 연구기관으로, 해마다 1000여개의 임상을 수행하고 있다. 최근 5년 동안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75종의 항암제 중 35종의 항암제가 개발 단계에서 이곳을 거쳤다. 구 회장은 로리 글림쳐 다나파버 CEO와 함께 세포치료제 생산 시설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연구 중심 병원과 제약기업 간 협력 모델과 항암 연구의 새로운 동향을 살피고 의견을 나눴다. 

또한 보스턴을 대표하는 바이오‧제약 스타트업 인큐베이터인 랩센트럴도 방문했다. 창립자 중 한 명이자 CEO인 요하네스 프루에하우프를 만나 보스턴 바이오 창업 생태계와 글로벌 혁신 스타트업 육성 모델을 소개받았다. 랩센트럴은 바이오 분야에서 가장 인정받는 스타트업 육성 비영리기관이다. 이곳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은 사무실, 연구 장비 등 다양한 지원을 받고, 다른 스타트업과의 상호 교류를 통해 혁신 신약 개발을 위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한다. 

구 회장은 토론토에 있는 벡터 연구소도 살폈다. 이 연구소에서는 기업과 대학, 스타트업들이 협력해 머신러닝, 딥러닝, 로봇 등 다양한 AI 분야의 응용 연구가 진행 중이다. 세계 4대 AI 석학 중 한 명인 제프리 힌튼이 설립했으며, 구글의 딥러닝, 우버의 자율주행, 엔비디아의 컴퓨터 비전 등이 이곳을 거쳐 탄생했다. 

구 회장은 토론토에 있는 자나두도 찾았는데, 2016년 설립된 양자컴퓨팅 선도 기업인 자나두의 기업가치는 약 1조3400억원으로 추정된다. 양자컴퓨팅은 양자역학 기술을 활용해 기존 컴퓨터보다 압도적으로 빠르게 연산할 수 있도록 하는 컴퓨팅 기술이다. AI 분야는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빠르게 연산해야 하는데, 양자컴퓨팅 기술을 접목하면 미래 AI 분야를 한 차원 높은 단계로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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