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매출 늘었지만…수익성 개선 '관건'[이코노 리포트]
미청구공사 규모 전년 비 20% 증가
수익성 저하…영업이익 절반 가까이 ‘뚝’
부채비율 올랐지만 유동성 확보로 방어전략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고금리 여파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건설업체들이 미청구공사 규모 증가로 재무건전성에 빨간 불이 커졌다. 포스코이앤씨(E&C)도 미청구공사액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부채비율도 악화하고 있어 자산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액은 1조6654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조3855억원)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포스코이앤씨의 올 상반기 미청구공사액은 상반기 매출액의 3분의 1을 넘어선다.
미청구공사 금액은 시공사가 발주처에 공사비를 지급받지 못할 위험이 있는 미수채권을 포함하고 있다. 건설사는 수익으로 기록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는 ‘잠재적 손실’인 셈이다. 올 상반기 기준 10대 건설사 가운데 삼성물산과 DL이앤씨를 제외한 모든 업체의 미청구공사가 확대됐다.
포스코이앤씨의 미청구공사액은 2021년부터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더해진다. 시장에서 부동산경기 불황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신용평가는 포스코이앤씨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고금리 기조, 공사원가 상승 등 제반 여건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에 분양 시장 전반의 본격적인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업황을 내다봤다. 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본격적인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재 영업이익도 감소하는 상황이라 미청구공사액이 커지면 향후 위험 부담이 커질 우려가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올 반기 영업이익은 11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438억원)에 비해 절반 이하로 크게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이 4조6020억원에서 4조9546억원으로 소폭 증가한 것과 달리 수익성이 악화한 모양새다. 수익성 저하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철근, 시멘트 등 자재가격과 인건비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부채비율도 악화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27.4%였지만 반년 만인 올 반기 기준 134.5%로 커졌다. 부채비율은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판단하는 대표적인 지표다. 업계 통상 200%를 넘어섰을 때 재무건전성이 불안전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에 아직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부터 자금 조달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위험에 방어에 나서면서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반기 포스코이앤씨의 현금성자산은 1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55억원보다 늘면서 우발채무를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평가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계약조건 상 청구시기가 도래하지 않은 기성금 및 유보금이 늘어나면서 미청구공사 금액이 증가했지만 만기 이전에 공사기성을 다 회수해 재무건전성에 영향이 없도록 관리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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