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황제주’ 흔들리는 에코프로 숨고르기 일까

7일 이어 8일 장중 100만원선 깨지며 한 달여 만에 황제주 ‘흔들’
주가 하락 베팅하는 공매도 거래 늘면서 내리막 걷고 있단 시각
과열된 2차전지주 당분간 제자리 찾아가는 것이란 분석도

에코프로가 장중 101만5천원을 기록한 지난 7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연합인포맥스 스크린에 에코프로 차트가 띄워져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코스닥 사상 5번째 ‘황제주’(주당 가격 100만원 이상) 자리에 올랐던 에코프로가 흔들리고 있다. 공매도 거래가 다시 늘어나면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전일 1.49%오른 102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간신히 황제주 자리는 지켜냈지만, 장 중 한 때 97만5000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7일에도 장중 99만7000원까지 밀리며 이틀 연속 황제주 자리를 위태롭게 했다. 에코프로 주가가 장중 100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 7월 28일 이후 처음 이다. 

에코프로는 그간 고평가 논란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26일 장 중 150만원 선을 돌파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늘어난 차익실현 매물에 급락했고 다음날 100만원 선이 무너진 바 있다. 그럼에도 금세 황제주 자리에 복귀하며 ‘역시 에코프로구나’라며 일반 개미투타자자들의 믿음은 계속되는 듯했다. 

국내 2차전지 대장 주로 격인 에코프로는 해외 언론도 관심을 보일 만큼 놀라운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블룸버그는 올해 가장 많이 오른 주식 중 하나로 에코프로를 꼽고 경쟁력을 집중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6일(현지시간) “한국의 배터리 재료 생산업체 에코프로는 올해 919% 상승했다”라며 “시가총액 100억달러(약 13조3000억원) 이상인 기업 중 가장 큰 상승 폭”이라고 보도했다. 에코프로의 시가총액은 8일 종가 기준 27조1868억원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에코프로 주가 상승을 불러온 투자 광풍이 ‘소매 투자자 군대’(Retail Army)에 의해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개미투자자들의 역할이 컸다는 의미다. 다만 투자 개념보다는 투기에 따른 손실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또 “에코프로 매출은 올 2분기 64%나 성장해 2조원을 달성했으나 영업이익은 1% 미만 오른 1700억원대”라며 “원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이 수익률에 영향을 줬다”라고 분석했다.

정말 투기에 따른 손실일까. 또 다시 일반 개미 투자자들의 마음을 불안케 한 것은 이달 들어 에코프로의 주가가 연이은 하락세를 보이면서다. 종가 기준 지난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주가가 125만7000원에서 100만6000원으로 20% 가까이 빠졌다.

눈에 띄는 것은 빠진 주가만이 아니었다. 에코프로의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잔고가 지속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고, 이는 주가하락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거래는 지난달 31일부터 급증했다. 이날 공매도 거래대금은 3386억원으로 전체 거래의 11.77%를 차지했다. 5거래일 연속으로 공매도 비중이 10%를 넘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거래비중이 10%를 웃돈 것은 지난 5월 19일(10.51%) 이후 처음이다.

공매도 잔고 역시 늘었다. 이달 5일 기준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 금액은 1조5999억원, 잔고 수량은 148만주로 각각 집계됐다. 8월 31일 이후 공매도 잔액이 줄곧 1조원을 넘었다. 에코프로의 공매도 잔고금액이 1조원을 넘었던 것은 7월 24일이 마지막이었다.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를 비롯한 2차전지주 관련 호재성 소재가 사라지면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공매도 자금을 주로 쌓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에코프로 주가 과열이 정점을 달했다고 보고, 향후 주가가 하락할 확률이 높다고 판단했다는 시각이다. 

이는 지난달 31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한국 지수 재조정(리밸런싱)으로 지수 추종 자금 유입이 마무리된 후 주가 호재성 재료가 소멸하자 공매도 거래량과 잔고가 동반 증가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2차전지 약세 현상을 두고 상반기 과열됐던 주가가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는 올해 초부터 양극재 업체들을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가 주가 과열 양상을 거치고 있는 중”이라며 “단기간 급등한 만큼 주가 조정에 주의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달은 예고됐던 2차전지 업황의 부진을 확인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며 “다만 주가 레벨이 최근 많이 낮아진 상태여서 점진적으로 긍정적인 요소들을 찾아가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실적 반등 시작됐다’…넷마블, ‘나혼렙’ 흥행 청신호

2의협 회장, 인종차별 논란?...소말리아 의대생 사진에 "커밍 쑨"

3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a2·안정적' 유지..."올해 2.5% 성장"

4"의대 증원 정책 철회해달라"...의대 교수 3000명 모였다

5'빌라'에 손 가네...비(非)아파트 사들이는 3040 늘었다

6中 여행하다 휴대전화·노트북 불심검문 당할 수도

7노소영, 최태원 동거인에 건 위자료 소송...8월 선고

8김성태 기업은행장, 반도체 기업 하이콘 방문…“중소기업 지원 최선”

9카카오, 모처럼 ‘수익성 챙긴’ 실적…영업익 92% ‘급증’

실시간 뉴스

1‘실적 반등 시작됐다’…넷마블, ‘나혼렙’ 흥행 청신호

2의협 회장, 인종차별 논란?...소말리아 의대생 사진에 "커밍 쑨"

3무디스, 한국 신용등급 'Aa2·안정적' 유지..."올해 2.5% 성장"

4"의대 증원 정책 철회해달라"...의대 교수 3000명 모였다

5'빌라'에 손 가네...비(非)아파트 사들이는 3040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