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두산로보틱스 찜한 사모펀드…잭팟 기대감에 ‘방긋’
프랙시스·한투파 최소 4배 차익 전망
임기 2025년까지…차익시점 내년 가능성
‘두산밥캣 재연’ 최대주주 블록딜 우려 여전
[이코노미스트 마켓in 허지은 기자] 2년 전 두산로보틱스에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 ‘잭팟’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당시 4000억원으로 평가됐던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가 최근 2조원에 육박하면서다. 이들은 상장 후 3개월의 자발적 보호예수를 걸었지만, 적자기업인 두산로보틱스의 흑자전환 시점이 내년으로 전망되면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시점이 내년으로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5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2만1000~2만6000원으로, 예상 공모금액은 2402억~4212억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1조3612억~1조6853억원으로 올해 첫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하는 유니콘(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기업이다.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설립 7년차인 지난 2021년 첫 외부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당시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각각 300억원, 100억원 규모 투자를 통해 지분을 확보했다. 상장 후 지분율은 프랙시스캐피탈(코봇홀딩스 유한회사)가 5.11%, 한국투자파트너스(케이아이피로보틱스 유한회사)가 1.70% 등이다.
당시 두산로보틱스 기업가치는 4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현재 희망 공모가 최상단 기준 두산로보틱스 기업가치는 1조7000억원에 달해, 최소 4배 이상의 차익 실현이 가능하다. 15일까지 진행 중인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시가총액 상단은 더 커질 수도 있다.
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보유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각각 1·2·3개월의 보호예수를 걸었다. 의무보유예탁 대상이 아니지만 상장 후 주가 안정화를 위해 자발적 보호예수를 설정했다는 설명이다. 보호예수가 풀리는 상장 후 1개월 시점부터 일부 지분 매도가 가능해져, 상장 후 주가 흐름에 따라 차익은 달라질 전망이다.
일각에선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호예수 해제 이후 곧바로 차익 실현에 나서지 않을거란 관측도 나온다. 프랙시스캐피탈의 경우 공동 창업자인 윤준식 대표는 현재 두산로보틱스 이사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해 1월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윤 대표의 임기는 오는 2025년까지다.
다만 최대주주인 두산그룹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우려는 여전하다. 두산그룹은 두산로보틱스 보유 지분 절반인 34.09%(상장 후 기준) 에 상장일로부터 1년, 나머지 절반인 34.09%에 2년의 보호예수를 설정했는데, 지주사 요건인 자회사 지분 30% 보유 규정을 어기지 않는 한도 내에서 지분 매도의 포석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전례도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 두산밥캣 지분 4.99%를 올해 6월 블록딜로 매각했다. 당시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분 매각으로 약 2760억원을 확보했다. 두산로보틱스가 2016년 상장한 두산밥캣 이후 7년만의 신규 계열 상장사라는 점에서 향후 블록딜에 나설 가능성을 떨칠 수 없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최대주주와 재무적투자자의 지분 매각 시점으로 2024년을 지목하고 있다. 2020년부터 적자가 지속된 두산로보틱스가 내년 흑자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어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두산로보틱스는 2024년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해 전년(-79억원)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할 전망이다. 차익 극대화 시점을 고려하면 보호예수 해제 직후보다는 내년이 적합하다는 분석이다.
두산로보틱스 관계자는 “모회사의 블록딜 계획이나 재무적 투자자의 엑시트 시점에 대해선 알고 있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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