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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최대‧유일’ 기술력 자랑하는 한화오션 연구개발 ‘심장’에는…[가봤어요]

[반전 노리는 한화오션] ①
중앙연구원 시흥 R&D 캠퍼스 가보니
세계 최대 공동‧예인 수조부터 업계 유일 음향 수조까지
방산에 9000억원 투자 ‘초격차’…“시간은 우리 편”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연구개발 캠퍼스 공동 수조 모습. [사진 한화오션]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시간은 우리 편이다.’

‘최초‧최대‧유일’이란 수식어로 표현되는 한화오션 중앙연구원의 분위기는 이랬다. 세계 최초‧최대 혹은 조선업계 유일의 연구개발 시설에서 만난 한화오션 연구원들은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역량을 갖춘 만큼, 시간이 지날수록 미래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총 2조원의 자금을 쏟아부을 방침이라 “시간은 우리 편”이란 자신감도 이해가 갔다. 한화오션의 시선은 과거나 현재가 아닌 미래를 향했다. 2040년 매출 30조원, 영업이익 5조원 등 ‘글로벌 오션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한다는 포부다. ‘혈세 먹는 하마’로 전락했던 회사가 세계를 호령할 해양 방산 강자로 탈바꿈하는 ‘첫 순간’을 마주한 느낌이었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연구개발 캠퍼스 음향 수조 모습. [사진 한화오션]

‘최초‧최대‧유일’ 넘어 무인‧자동화 꿈꾼다 

15일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연구개발(R&D) 캠퍼스(이하 한화오션 R&D 캠퍼스)에서 만난 한화오션 연구원의 눈빛에는 자부심과 기대감 같은 감정이 담겨 있는 듯했다. 강중규 한화오션 중앙연구원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2조원의 투자 계획을 상세히 설명했다. 강중규 중앙연구원장은 “방산에 9000억원을 투자한다”며 “방산 생산 설비 확충, 해외 사업장 구축 등에 쓰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산은 초(超)격차 전략인데, 국내 H사(HD현대중공업)와의 대결 구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수출이 중요한 일이고 해외 조선소를 유치하는 비용도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한화오션 R&D 캠퍼스에서 확인한 세계 최초‧최대, 조선업계 유일의 연구개발 설비는 무인‧자동화에 방점이 찍혀 있었다. 무인‧자동화 선박 건조를 위한 일종의 ‘기초 연구’를 수행할 뿐 아니라, 연구개발 과정 자체도 무인‧자동화로 진화하고 있었다. 자체 스마트십 플랫폼인 한화 스마트십 솔루션 & 서비스(HS4) 미디어 연구실에선 선박 운항과 관련된 수치들이 실시간으로 최신화됐다. 실제 해상 환경과 동등한 조건에서의 선박 운항 데이터는 물론 탄소 배출, 엔진 등에 관한 정보도 확인할 수 있었다. HS4는 적용 초기 시범 단계부터 선주들의 호응이 좋아, 지난해부터 건조하는 모든 선박에 기본 사양으로 적용되고 있다. 

자율운항선 관제센터에선 한화오션의 자율운항 전용 시험선 ‘한비’의 운항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관제센터 화면은 장애물 탐지나 충돌 위험과 관련된 수치들도 빼곡했다. 이 센터에선 한비의 원격 제어가 가능한데, 증강현실 기반의 자율운항선 원격 관제 시스템에 더해 저용량 데이터로도 원격 관제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한화오션은 오는 2030년까지 ‘레벨4’ 수준의 완전 자율운항이 가능한 스마트십 기술을 확보할 계획이다. 자율운항과 관련해 경쟁사와의 기술 차이를 묻는 질문에 한화오션 측은 “기술력은 대등하다”고 일관되게 답했다. 한화그룹에 인수되기 전 매각이 길어지면서 경쟁사보다 기술 개발 일정이 다소 늦어졌지만, 기술력 자체는 동등한 수준이란 설명이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연구개발 캠퍼스 공동 수조에서 특수 조명으로 프로펠러를 관찰하는 모습. [사진 한화오션]

3D 프린트로 만든 모형이 세계 최대 실험실에?

조선업계 유일의 음향(音響) 수조는 수중에서 음파를 이용해 대상 표적의 음향학적 특성을 분석하는 방산 분야 전문 연구시설이다. 길이 25m, 폭 15m에 깊이는 10m 규모로, 평상시 수심은 8.5m 정도다. 음향 수조에 들어서자마자 실내 수영장에 온 것 같은 물비린내가 느껴졌다. 겉으로 보기에도 실내 수영장에 복잡한 철제 구조물이 설치된 모습이었는데, 실제론 최첨단 설비를 갖춘 실험실이다. 방진(防振)‧방음(防音)을 위한 이중벽 설계를 비롯해 불필요한 반사음을 줄일 목적으로 내벽 표면에 특수 재질이 적용됐다. 올해 6월 시스템 자동화도 완료해 무인으로 원하는 시간에 시나리오별 연구가 가능하다. 

공동(空洞) 수조에선 실제 선박의 30분의 1 크기의 모형을 통한 공동 현상 시험이 진행되고 있었다. 일정한 온도의 물속에 압력이 급격히 변동하면 물은 기체 상태로 변하는데, 이를 캐비테이션(공동)이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기포(氣泡)가 강한 소음과 진동을 유발하기 때문에, 선박뿐 아니라 군함에서도 캐비테이션 최소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최대 출력 4.5메가와트(㎿) 모터를 탑재한 모형을 최대 초속 15m까지 유속을 형성할 수 있는 대형 터널에서 연구하는 것이다. 50개의 센서를 통해 프로펠러의 소음을 측정하고, 특수 조명을 통해 프로펠러 움직임을 관측한다. 특수 조명을 끄자 눈으로 관찰할 정도로 천천히 움직인 프로펠러가 빠르게 움직였고, 기자들 사이에서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길이 300m, 폭 16m, 담수량 3만3600톤 등 세계 최대 규모의 예인(曳引) 수조에선 모형선을 예인차로 끌면서 선박의 저항·운동·조종 성능 등을 시험한다. 최대 7m까지 수심을 조절할 수 있어 상선은 물론 함정까지 다양한 선박을 대상을 시험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2018년 이후 현재까지 모형선 110척(연평균 27척) 이상을 시험했다. 한화오션은 3차원(3D) 프린팅 모형선으로 연 35척을 실증한다는 목표다.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복합 플라스틱 소재(ABS)의 10m급 모형선을 제작, 국내로 들여온 상태다. 

한화오션 중앙연구원 시흥 연구개발 캠퍼스 한화 스마트십 솔루션 & 서비스 육상관제센터. [사진 한화오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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