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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꿈꾸는 10대들…1인 미디어 시대의 ‘관심 경제’ [허태윤 브랜드 스토리]

1인 미디어 폭발 성장…나이·성별·문화·지역 불문
인플루언서 향한 관심이 제품으로…장·단점 뚜렷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가 마케팅과 브랜딩의 중심이 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허태윤 칼럼니스트] 평범한 이웃의 인생 역전 스토리는 ‘나도 노력하면 인생 역전의 주인공이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환상을 만든다. 소셜미디어(SNS)에서 활약하는 ‘인플루언서’ 이야기다. 인플루언서는 SNS 구독자(팔로워)의 수가 1000~1만명이면 평균 월 수익이 185만원, 1만~5만명이면 268만원, 5만~50만명이면 457만원, 50만~100만명이면 760만원, 100만명 이상이면 1996만원에 달한다.(인플루언서 분석 업체 하이프오디터)

인플루언서로 성공하면 사회적 대우도 달라진다. 드라마 ‘셀리브리티’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돈은 너무 당연하고, 세상이 당신을 어떻게 대할 것 같아요?” 이를 반영하듯 최근 넷플릭스를 비롯한 K드라마의 주인공은 상당수가 인플루언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셀리브리티’는 인플루언서의 세계를 배경으로 사회의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초등학생 장래 희망 1위 직업은 ‘○○○’

ENA의 드라마 ‘행복 배틀’은 고급 아파트에 사는 엄마들이 ‘보이는 행복’을 통해 우월감을 얻으려는 욕망을 보여 준다. 초등학생들도 의사나 경찰 등이 아닌 크리에이터 등 인플루언서를 장래희망으로 꼽는다. SNS 통계 기관인 녹스에 따르면 팔로워가 1만명 이상인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는 국내에서만 9만명이 넘고, 팔로워의 수가 100만명 이상인 인플루언서는 460여 명이라고 한다.

충성도 높은 팔로워를 보유한 인플루언서는 플랫폼 속에서 자신이 만든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직접 유통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이들은 콘텐츠 제작부터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며, 그 과정에 정보와 재미, 감동, 공감 등의 친밀한 감정을 팔로워들과 공유, 친밀하게 소통한다. 기존에는 연예인들이 가까이할 수 없는 신비로운 존재였다면, 인플루언서는 일상적인 삶을 친근하게 나누면서 팔로워들과 강한 감정적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 이제는 연예인보다 팔로워의 삶에 더 큰 영향력을 끼치는 존재가 됐다.

미국의 정보기술(IT) 마케팅 매체 인플루언서 마켓 허브는 전 세계 인플루언서 시장이 2016년 17억 달러에서 2023년 211억 달러(약 27조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미국의 소셜커머스(SNS를 통한 제품 구매) 시장 규모가 2022년 457억 달러(약 60조5000억원)에서 오는 2025년 796억 달러(약 105조4000억 원)로 2배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이 다른 산업의 시장 규모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처럼 인플루언서를 이용한 마케팅과 브랜딩이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플루언서를 사용하면 마케터 입장에서 기술을 이용한 광고 차단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광고를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 인플루언서를 이용하면 이런 광고 차단 기술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또, 콘텐츠로서 소비자들에게 제품이나 브랜드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인플루언서를 모든 산업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건강이나 미용 분야는 물론, 소프트웨어 설계, 컨설팅 등 인플루언서를 투입하지 못할 분야는 없다.

세 번째는 표적을 명확히 설정(타게팅)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의 방향을 제대로 만든다면 브랜드에 부합한 인플루언서의 마케팅 채널을 활용하기 때문에, 웹사이트로 특정 집단이 제품이나 브랜드에 노출될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다.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은 이미 해당 기업에 관심이 있다는 뜻이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의 후광 효과와 인지도도 높일 수 있다. 기본적으로 팔로워들은 인플루언서를 신뢰한다.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채널에 브랜드와 관련된 콘텐츠를 게시하면, 팔로워가 해당 브랜드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신뢰하게 된다.

인플루언서 마케팅에도 어두운 면이 있다. 최근 SNS 누적 방문자 수가 1400만명인 유명 인플루언서가 범죄 조직에 관여, 검거돼 세간의 화제가 됐다. 샤넬과 타임, 잉크 등 국내외 58개 명품 브랜드의 의류, 신발, 귀금속 모방품을 2만여 점 제조한 조직범죄에 인플루언서가 주도적으로 참여한 사건이다. 많은 사람은 인플루언서가 본연의 역할보다 돈벌이에 더 욕심을 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인플루언서가 인기를 얻게 된 이유는 이웃집 언니·오빠·형·누나의 친근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있는 그대로 정보를 전달했기 때문이다. 인플루언서의 진정성 어린 정보는 소비자를 현혹하기 위해 과장된 기업 광고와 달랐다. 

하지만 일부 인플루언서는 허위·과장 광고는 물론, 사용하지도 않은 제품을 소개하기도 한다. 사업에 나선 인플루언서는 브랜드 제품을 모방하면서 판매에만 치중하고, 고객 응대에 소홀해 질타받기도 한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브랜드 전략이 많은 장점에도 단기적이거나 전술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브랜드가 인플루언서 개인의 역량에 좌우되면, 건강한 브랜드 관리를 통한 소비자와의 장기적 관계 형성을 위해서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관심이 돈이 되는 사회다. 시선을 끌면 사람들이 모이고, 이들을 이용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의 핵심이다. 토머스 데이븐 포트는 ‘관심의 경제학’이라는 저서를 통해 SNS가 활성화되기 훨씬 전인 2000년대 초반 이같이 주장했다.

관심 경제의 논리는 매스 미디어의 발달과 더불어 산업에 많은 통찰을 제공했다. 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성장하며 등장한 유명인들의 후광효과를 사용해 자사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는 데 사용한 것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SNS의 발달과 더불어 1인 미디어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보통 사람도 나이를 불문하고, 성별을 불문하고, 문화의 경계를 불문하고 ‘관심’을 스스로 만들고 있다. 이전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게 분류된 대중의 관심을 먹고 무섭게 성장하는, 이른바 ‘인플루언서의 시대’가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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