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 회장 “3연임 당시 이미 용퇴 결정…인수인계 잘 할 것”
윤 회장 “연임 안 하면서 시장에 충격 없었다”
양종희 회장 내정자에 “경영은 계주와 같아 반 바퀴 앞설 것” 당부
“‘금융의 삼성화’ 못 이룬 점 아쉬워”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의외셨나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이 3연임을 끝으로 연임에 나서지 않겠다고 내린 결정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윤 회장은 “3연임을 확정한 2020년 9월 당시 결심을 내리고 있었다”며 “진퇴(進退)를 미리 결정하고 시기가 오면 실행해야 한다고 마음을 굳히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29일 윤 회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난 9년 동안 KB금융을 이끌고 물러날 결정을 내린 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하며 “시장과 투자자들이 이 결정을 우호적으로 판단했고, 이에 충격이 없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회장에 취임했던 첫 해는 많은 분들이 축하보다는 오히려 걱정을 해주셨던 시기였다”며 “우선 KB국민은행부터 리딩뱅크로 돌아가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이후 연임에 성공한 뒤로는 KB금융을 리딩금융그룹 성장시키는데 집중했고 마지막 임기 3년 동안은 지배구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한 경영 승계 절차를 구축하고자 했다며 지난 임기 9년에 대해 설명했다.
윤 회장은 차기 회장이 될 양종희 부회장에게도 “경영은 계주 경기와 비슷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양 차기 회장 내정자에게 경영은 끝없는 계주 경기라고 말했다”며 “제가 회장에 된 뒤로 KB금융은 시장에서 트랙을 앞서는 정도였지만, 앞으로는 반 바퀴, 한 바퀴 앞설 수 있도록 당부했다”고 말했다.
특히 양 회장 내정자에 대해서는 “준비된 회장이 나올 수 있도록 지금까지 부회장 제도를 운영해 왔다”며 “이사회가 지속 가능하고 한 단계 조약하는 KB금융을 만드는 인물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년 간의 성과 외에 아쉬웠던 점에 대해서는 KB금융을 리딩금융에 이어 글로벌 10위권 금융사로 만들지 못한 점을 꼽았다.
윤 회장은 “제가 처음으로 ‘금융의 삼성’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는데 돌이켜보면 진전이 얼마나 있었느냐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며 “KB금융이 세계 60위권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별 금융사만으로 해결할 수 있기 어렵기 때문에 정책당국과 시장이 함께 진지하게 고민하고 방안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이와 관련해서 수수료 체계에 대해 해외 금융사보다 불리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그는 “비이자이익 부분을 늘려야하지만 우리나라의 수수료 수익 기반은 너무 취약하다”며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계좌 유지 수수료만 도입해도 비이자수익이 10% 증가하는 것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외에 나가면 투자자들이 KB금융의 고객이 3700만명 된다는 점에 놀란다”며 “이는 해외처럼 계좌 유지 수수료 등이 없기 때문에 복수 거래 고객이 많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그만큼 전산이 무거워지고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에서 자원 활용에 상당부분 낭비가 발생하고 있어 과연 바람직한가에 대해 고민해야 할 것”이라며 “이 부분은 당국과 함께 해결해야 하지만 현 상황에서 비은행 부문과 자산관리를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에 대해 “예금과 대출을 통한 비즈니스는 은행에서는 불변의 축”이라면서도 “이자 장사 비판은 그만큼 국민들이 부채로 인한 부담이 증가했다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사에서는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해외 진출에 대해 “인도네시아의 경우 세컨드 마더 마켓(Second mother market)이라고 보고 있다”며 “부코핀 은행의 정상화가 코로나19 발생으로 늦어졌지만 부실 부채를 줄이고 디지털 등 시스템을 개선하는 작업을 내년 6월 정도에 완료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윤 회장은 마지막으로 “양 회장 내정자가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인수인계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금까지 최고경영자(CEO)를 잘 수행할 수 있도록 함께 달려준 저희 임직원들, 주주들, 고객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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