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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흥행 실패한 MG손해보험…KDB생명은 다를까

대주주 산업은행, 매각 의지 강해
추후 3000억원 증자 참여 가능성도
하나금융과 매각가 1000억원 수준 협상 중

KDB생명 본사(왼쪽)와 하나금융 본사 전경.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보험사 인수합병(M&A)의 흥행 ‘가늠자’ 역할을 할 예정이었던 MG손해보험의 입찰이 무산됐다. 이에 또 다른 보험사 매물 KDB생명의 인수전 흥행 여부도 눈길을 끈다. KDB생명은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나금융지주가 요구한 조건들을 대부분 수용하면서 인수 성사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지난 5일 마감된 MG손보 매각 예비입찰에 한 곳의 사모펀드 운용사가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예보법상 단수의 원매자만 참여한 입찰은 유효한 거래가 성립되지 않는다.

그간 시장에선 MG손보의 인수후보자로 우리금융과 교보생명 등이 거론됐다. 하지만 인수 이후 MG손보에 추가 투입해야할 추가자금과 최대주주 JC파트너스의 매각중단 가처분신청 등 사법리스크가 부담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보험사 매물인 KDB생명 또한 다섯번째 매각을 시도하고 있다. 다만 MG손해보험과 다른 점은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증자에 참여해 원매자의 추가자금 투입 부담을 낮추는 등 매각 의지가 남다르다는 점이다.

현재 산업은행은 하나금융과 KDB생명 매각가를 1000억원 수준에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오는 15일까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하는 만큼 빠르면 이달 중순, 늦으면 다음 달 중으로 최종 인수 여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KDB생명은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KDB생명의 신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67.5%(경과조치 적용 전)다. 지급여력비율은 가용자본을 요구자본으로 나눠 산출한다. 보험업법 상 마지노선인 100%를 밑돌았다. 당국은 킥스 비율이 150%를 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킥스 비율이 100%를 미달하면 당국의 적기시정조치를 받게 된다. 

이에 KDB생명은 수차례 증자 등 건전성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그 때마다 산업은행은 ‘구원투수’로 나섰다. 산업은행은 지난 5월 KDB생명이 216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을 때 전량을 인수했다. 이어 6월 후순위채 900억원과 8월 유상증자 1425억원, 9월 후순위채 1200억원 발행에도 모두 참여했다.

산업은행은 추후 최대 3000억원의 대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이 3000억원 규모의 신주를 발행하면 산은이 주식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KDB생명의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하나금융이 KDB생명 인수 후 투입해야 하는 자금도 줄어든다. 

KDB생명 매각 협상 초기에 매각가 외 1조원 넘는 추가 자금이 투입될 것이란 관측이 있었지만, 산은 지원 등으로 하나금융 측 자금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KDB생명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의 매각 성공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도 “KDB생명은 매각 도전만 다섯 번째지만 이번에는 과거 시도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며 이번 매각에 강한 자신감을 나타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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