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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색화 거장’ 박서보 화백 별세…미술계 추모 물결

한국 현대미술 거장…‘묘법’ 연작 유명
브랜드와 협업 추진…후학 양성도 힘써

‘단색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박서보 화백 [사진 삼성전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단색화의 거장’으로 꼽히는 박서보 화백이 14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박 화백은 올해 초 소셜미디어(SNS)에 “캔버스에 한 줄이라도 더 긋고 싶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리며 폐암 3기 진단을 받은 사실을 밝혔다.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붓을 놓지 않고 미술계를 이끌어, 그의 별세 소식에 추모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박 화백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 대가다. 수행하듯 반복해서 선을 긋는 ‘묘법’ 연작으로 유명하다. 묘법은 박 화백이 1960년대 말 시작해 최근까지 이어온 작품이다. 작품 초기에는 캔버스에 연필로 선을 그어 작업했지만, 1980년대 초반부터는 물에 적신 한지를 캔버스에 붙인 뒤, 연필과 아크릴 물감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작품 활동을 했다. 2000년대부터는 밝고 화려한 색채로 변주를 주며 작업을 발전시켰다.

그는 앵포르멜 운동을 주도해 오늘날 한국 비구상미술을 끌어낸 시초로도 꼽힌다. 앵포르멜은 전위적인 미술 운동으로, 화가의 즉흥적이고 격정적인 표현을 중시하는 추상을 뜻한다.

1962년부터 1997년까지 모교인 홍익대에서 후학을 양성했고, 홍익대 미대 학장과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등을 지냈다. 1984년에는 국민훈장 석류장을, 1994년에는 옥관문화훈장을, 2011년에는 은관문화훈장을, 2021년에는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제64회 대한민국 예술원상도 받았다.

고인은 일본과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개인전을 열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지난해 한국 작가로는 처음으로 프랑스 브랜드 루이비통의 가방 컬렉션 ‘아티카퓌신’ 작업에 참여했다. 아티카퓌신은 루이비통이 전 세계 현대미술작가와 협업해 만드는 한정판이다. 브랜드에 작가와 작품의 정체성이 잘 나타나는 협력 사례로 알려져 있다.

박 화백의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조문은 이날 오후부터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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