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엑싯으로 600% 잭팟…두산로보틱스 베팅 큰손들 '방긋'
프랙시스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최근 지분 70% 매각
투자 2년도 채 안된 시점, 투자원금 대비 6배가량 차익 거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두산로보틱스에 베팅한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투자한지 2년여 만에 투자원금의 6배에 가까운 금액을 회수 하게 됐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재무적 투자자(FI)인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상장한 두산로보틱스의 일부 투자금 회수를 진행했다.
두산은 자금 사정이 좋지 못하던 지난 2021년 첫 외부 투자유치를 진행했다. 당시 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상장 전 지분투자(프리 IPO) 형태로 각각 300억원, 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했다.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코봇홀딩스(6.82%)와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사모펀드 케이아이피로보틱스(2.27%)가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약9%를 획득해 주요 주주로 올랐다.
이들이 투자 할 당시 두산로보틱스의 기업가치는 4000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 5일 기준 시가총액 3조3317억원을 기록하며 로봇 대장주에 단숨에 올라섰다. 17일 기준 시가총액 2조7484억원임을 감안하더라도 FI들이 투자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아 몸값은 6배 이상으로 뛴 상태다.
프랙시스캐피탈과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최근 보유 지분 중 70%에 해당하는 물량을 처분했다. 투자 원금 기준 프랙시스캐피탈은 210억원에 주식을 사서 1208억원을 한국투자파트너스는 70억원에 사서 450억원을 회수했다. 양사 모두 600% 수준의 수익을 얻은 셈이다.
나머지 30% 지분에 대해서는 1개월에서 3개월까지 자발적으로 의무보유 기간을 차등해 설정했다. 프래시스캐피탈의 경우 한 달, 두 달, 세 달 시점마다 각각 10%씩 걸려있다. 차익실현 시점은 향후 주가 추이를 보고 결정할 전망이다.
투자업계에서는 두산로보틱스에 투자한 양사의 선구안을 주목하고 있다. 2015년 설립된 두산로보틱스는 협동로봇과 로봇 솔루션 패키지, 로봇 플랫폼 소프트웨어를 개발·제조·판매하는 로봇 전문 기업이다. 회사는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면하지 못했고, 매출도 수백억 원 규모에 그쳐 투자를 선택하기 쉽지 않았다. 또한 2020년 들어 두산로보틱스의 모회사인 두산그룹이 유동성 부족 문제로 경영상 위기를 겪고 있었고, 로봇 산업에 대한 관심도 지금처럼 높지는 않았다.
하지만 양사는 두산로보틱스의 협동로봇 기술 경쟁력과 글로벌 사업 확장 가능성 등을 높게 평가하고 투자에 나섰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기준 협동로봇 시장에서 매출액 국내 1위, 글로벌 4위를 기록했다. 매출액의 국내 비중이 약 32%, 해외(북미, 유럽 등)가 약 68%로 해외 매출 비중이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매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을 출시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개년 동안 두산로보틱스는 연평균 매출 성장률 46.1%를 기록했다.
지난해 두산로보틱스는 매출액 450억원, 영업손실 132억원을 기록했다. 배기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는 로봇팔, 솔루션, 소프트웨어 및 렌탈 부문 성장을 통해 2026년 매출액 2520억원으로 성장할 수 있다”며 “연간 영업이익 흑자전환 시기는 2025년으로 예상하며, 영업이익률도 점차 상승할 것이다. 흑자전환 후인 2026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은 427원으로 급성장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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