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반토막' 더본코리아 ...백종원 '오너 리스크' 함정 빠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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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3만850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1.44% 하락했다. 이달 3일 2만9800원으로 신저가를 기록한 이후 공모가인 3만4000원을 여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같은 날 장중 2만9000원까지 하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12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으며, 상장 첫날 장중 6만4500원까지 오르며 투자자들의 높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지속하며 현재 상장 당시 최고가 대비 47.83% 수준에 머물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실적 자체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한 4643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40.8% 증가한 360억 원을 나타냈다. 당기순이익 또한 전년 대비 51.1% 증가한 316억 원으로, 실적 부진이 주가 하락의 원인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주가 부진의 원인을 ‘오너 리스크’에서 찾고 있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대표의 브랜드 파워를 기반으로 빠르게 성장해온 기업이지만, 최근 백 대표를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면서 기업 가치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백 대표는 더본코리아의 통조림 햄 제품인 ‘빽햄’을 직접 홍보하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백 대표는 “100% 한돈을 사용했는데 가격이 정말 좋다”고 강조했지만, 소비자들은 오히려 가격이 비싸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빽햄 9개 세트는 정가 5만1900원에서 45% 할인된 2만8500원에 판매됐지만, 경쟁 제품인 스팸 9개 세트가 1만8500~2만4000원에 판매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 스팸의 돼지고기 함량(91.3%)보다 빽햄(85.4%)의 함량이 낮다는 점도 논란을 키웠다.
논란이 커지자 백 대표는 “빽햄이 후발 주자이기 때문에 생산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여기에 더해 백 대표가 LPG(액화석유가스) 바로 옆에서 가스불을 켜고 튀김 요리를 하는 영상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관련 법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되면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더본코리아의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됐다는 지적도 있다. 상장 전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프랜차이즈 기업이 아닌 풀무원, CJ씨푸드, 대상, 신세계푸드 등 종합식품기업들을 선정하면서 고평가 논란이 불거졌다. 이로 인해 주가수익비율(PER)이 17.6배로 책정됐으며, 최종 공모가는 3만4000원, 시가총액은 4918억 원으로 결정됐다.
그러나 상장 당시 더본코리아의 매출 구조를 살펴보면 전체 매출의 85.1%가 프랜차이즈 사업에서 나왔으며, 식품 유통사업은 11.8%, 호텔 사업은 2.4%에 불과했다. 종합식품기업들과 비교해 기업 가치를 산정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더본코리아가 프랜차이즈 중심의 사업 구조를 벗어나 사업 다각화를 성공적으로 이루지 못한다면, 주가 회복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백 대표 개인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브랜드 가치를 강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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