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자구안 핵심 부동산 매각...‘여의도 노른자 땅’ 언제 파나
[머나먼 한전 정상화의 길]②
부동산 11곳 매각 중…늦어지는 일정 질타
남서울본부, 변전소 이전 문제 해결 아직
마장자재센터도 매각…연내 매각공고 어려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매각가능한 모든 부동산을 매각한다.”
한국전력이 시행하는 고강도 재무개선책 중 자산매각에 대한 방침은 이와 같다. 한전은 올해 10월 현재 부동산 11곳을 매각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특히 추후 여의도 ‘노른자 땅’에 위치한 남서울본부 매각에 대한 세간의 관심도 크다. 다만 남서울본부 옥외에 위치한 변전시설 이전 여부를 두고 서울시와 협의점을 찾는 중이라 연내 매각이 가시화되긴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11곳 매각 중이나…“경기침체로 부진”
24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한전이 매각을 진행 중인 부동산은 총 11곳이다. 세부적으로 매각 대상을 살펴보면 ▲경남본부 사택 ▲(구)동부지사 부지 ▲경기북부본부 구사옥 ▲경기북부본부 별관 ▲광주 용봉동 사택 ▲광주배전스테이션 ▲목포변전소 잔여지 ▲제주삼양동 사택 ▲상주지사 구사옥 ▲경기본부 별관 ▲세종지사 구사옥 등이다.
빚더미에 앉은 한전의 부동산 매각은 자구책의 핵심이다. 지난 6월 말 연결기준 한전의 총부채는 201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200조원을 넘겼다. 이에 따른 이자비용은 하루 평균 70억원, 한 달로 환산하면 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전의 재무개선이 절실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부동산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전의) 매각 규모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동산은 시장에 들어가도 팔리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의원은 “한전의 계획을 보면 한전은 출자 지분 해외 사업 부동산을 매각해 1조5447억원을 마련하겠다고 기재부에 제출했다”며 “이 중 한국 전기차 충전 서비스에 출자한 지분 1개와 부동산 몇 개를 제외하고는 매각이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탄했다.
이에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한전의 자구노력 중 차질이 빚어지는 부동산은 경기침체 등으로 좀 부진하지만 다른 자산 매각 등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며 “올해 9월까지 2조8000억원의 자구안 이행 실적을 달성했고, 2022~2023년 2년 동안의 누계는 6조6000억원으로 자구안 이행률은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남서울본부 매각 난항…변전소 이전 문제
한전이 보유한 부동산 중 서울 여의도 부지인 남서울본부 매각은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한전은 5월 재정건전화를 위해 수도권 대표자산인 여의도 소재 남서울본부 매각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9월 한전이 개최한 ‘2023년 매각 대상 부동산 투자설명회’에서 여의도 남서울본부는 설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해당 본부는 현재 지가 상승이 가파른 여의도 금싸라기땅에 위치해 있어 한전이 보유한 부동산 중 최고 알짜 자산으로 꼽힌다. 남서울본부는 ‘지하 1층~지상 9층’ 규모의 건물로 부지 면적 9917㎡(약 3005평)다.
과거 2014년 남서울본부 매각이 거론될 당시 공시지가는 2000~2500억원 수준이었다. 현재 시장에선 공시지가가 3배 가량 오른 점을 감안해 7000억원 수준까지도 거론되고 있다. 일반상업지역인데다, 400% 용적률을 적용받아 개발 가능성도 높다.
다만 남서울본부 매각의 관건은 변전소 이전 여부다. 현재 해당 부지에는 지하와 지상에 변전소가 위치해 있는데, 변전소 이전이 없으면 고층 건물 개발이 어렵기 때문이다. 해당 변전소를 통해 여의도 일대에 전기가 공급되는 만큼 여의도 이외의 장소로 이전은 불가능하다. 변전소를 이전하지 않고 매각할 경우에는 개발에 한계가 있어 매각가 하락이 불가피하다.
한전 관계자는 “남서울본부 부지에 있는 옥외변전소 처리 방법부터 현재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태스크포스(TF)를 통해서 빠른 매각을 하려고 노력하는데, 1~2달 만에 끝날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마장자재센터 등 부동산 추가 매각 가능성
현재 매각을 추진 중인 부동산 11곳과 여의도 남서울본부 외에 (구)마장자재센터 또한 매각 대상으로 떠올랐다. 한전은 지난 9월 ’부동산 투자설명회’에서 (구)마장자재센터를 매각 물건으로 언급했다.
한전 관계자는 “마장자재센터에 대한 매각 공고는 언제 낼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매각 공고는) 올해 안에 내기 힘들 것 같고, 내년 이후나 돼야 정확히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외에 한전은 이르면 10월 중 강도 높은 자구안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해당 자구안에는 인력 효율화를 비롯해 부동산이나 해외사업에 대한 추가 매각안이 담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 사장은 지난 10월4일 기자간담회에서 “자구 계획은 내부적으로 계속해서 여러 가지를 검토 중에 있다”며 “한전이 지금까지 해왔던 어떠한 조직 규모와 인력 효율화보다도, 아마 지금까지 상상할 수 없는 규모”라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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