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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지난해 기부 증감액 1위…‘베스트&워스트’[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 보고서]

[2022년 기부금 100억 클럽] ②
교보생명, 순익 4.5% 줄었지만 기부금은 435% 확대
KT&G, 기부금 349억 감소…호반건설도 209억 ↓

재계에서 ‘ESG경영(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은 점점 보통명사로 바뀌고 있는 모양새다. 그만큼 ESG경영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매김 중이다. 이 중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데이터 중 하나가 바로 기부금이다. 웬만한 대기업에서는 매년 기부금을 어느 정도로 했는지 사업보고서나 감사보고서 등에 해당 금액을 기재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주요 기업들의 지난 한 해 기부금은 이전 해보다 늘었을까, 줄었을까. 이코노미스트 데이터 랩이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최근 2년 간 기부금 변동 현황을 살펴봤다.[편집자주]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2022년은 고금리 기조가 본격화하고 금융·부동산 시장이 흔들리는 등 우리 기업들이 어려움을 마주하기 시작한 해였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오히려 기부금을 늘려 진정한 사회적 책임을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나타나 주목된다. 반면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기부금을 대폭 줄인 기업들도 포착됐다.

이코노미스트 데이터랩의 ‘국내 주요 대기업 2021~2022년 기부금 변동 현황’ 조사에 따르면 2022년 영업이익을 500억원 이상 올린 국내 주요 389개 기업 중 2021년보다 기부금을 늘린 곳은 절반이 넘는 245곳으로 집계됐다. 반대로 144곳은 기부금을 줄이거나 변동이 없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렇다면 어느 기업이 최근 1년 새 기부금을 크게 늘리고 줄였을까.

2021년 대비 2022년에 기부금을 100억원 이상 늘린 기업은 6곳으로 파악됐다. 이 중 교보생명이 316억7200만원을 늘려 기부금 증가액 1위를 차지했다, 교보생명은 2021년만 해도 기부금이 72억7500만원 수준이었지만, 2022년에는 389억4700만원으로 증가해 기부금 규모가 389곳 중 11위를 차지했다. 증가율은 435.4%로 5배 넘게 늘었다.

교보생명의 이런 행보가 더욱 빛나는 건 2021년 대비 2022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순익)이 모두 감소했음에도 기부금만큼은 크게 늘렸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의 영업이익은 2021년 4924억원에서 2022년 4701억원으로 4.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순익도 3964억원에서 3952억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교보생명 다음으로 기부금을 크게 늘린 곳은 HMM이었다. HMM은 기부금을 2021년 7100만원에서 2022년 266억8900만원으로 266억1800만원 늘렸다. 기부금 규모가 커진 데엔 영업이익과 순익이 급증한 점이 한몫했다. HMM의 2021년 영업이익은 7조3568억원에서 2022년 9조9198억원으로 34.8% 늘었다. 같은 기간 순익은 5조3535억원에서 10조478억원으로 87.7% 폭풍 성장했다.

2021년, 2022년 모두 기부금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기부금을 큰 폭 늘려 증가액 기준 3위에 자리했다. 1954억원 수준이던 2021년 기부금을 2022년에는 2203억원으로 늘려 248억원을 증액했다. 2021년 대비 증가율은 12.7%였다. 

삼성생명도 2021년 대비 2022년 영업이익이 62.4% 감소하고 순익은 27.6% 줄었지만, 기부금은 99억5200만원에서 252억4700만원으로 152억9500만원이나 늘렸다. 기부금 증가율도 153.7%로 높게 나타났다.

기부금 증가액 5위인 장금상선은 2021년 12억3000만원에서 2022년 126억9700만원으로 기부금이 1년 새 114억6600만원 넘게 늘어났다. 

이외 2021년 대비 2022년 기부금이 50억원 이상 늘어난 곳은 ▲E1(110억4200만원 증가) ▲에스디바이오센서(89억6100만원 증가) ▲현대자동차(81억3600만원 증가) ▲우리은행(78억4500만원 증가) ▲흥아라인(64억8800만원 증가) ▲SK E&S(64억7000만원 증가) ▲LG화학(59억4900만원 증가) ▲기아(59억2300만원 증가) ▲효성티앤씨(56억원 증가) ▲에코프로이노베이션(51억9800만원 증가) ▲호반산업(51억4700만원 증가) 등이 다.

KT&G·호반건설 등, 호실적이지만 기부는 인색

반대로 2021년 대비 2022년에 기부금을 100억원 넘게 줄인 기업은 8곳이다. 케이티앤지(KT&G)는 2021년 401억7800만원이던 기부금을 2022년에는 52억3500만원으로 349억4300만원이나 깎아 감소액 기준 1위에 자리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4% 늘었고 순익은 12.3% 증가하는 등 호실적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다만 KT&G는 중소 협력사 및 잎담배 농가와의 동반성장을 위해 2021년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등에 상생협력기금 350억원을 출연했다. 이 때문에 당시 출연기금이 기부금 계정에 반영됨에 따라 2021년 기부금이 일시적으로 증가했다. 출연기금을 제외하면 매년 기부금은 50억원 수준을 유지해왔다. 또한 기부금 계정에 반영되지 않는 사회공헌활동도 꾸준히 해왔다는 것이 KT&G의 설명이다.

기부금 감소액 2위인 호반건설도 2021년 대비 2022년 영업이익과 순익은 각각 36.9%, 17.2% 상승했다. 하지만 기부금은 209억8400만원에서 4억8400만원으로 204억9900만원 이상 삭감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밖에 같은 기간 기부금이 100억원 이상 줄어든 기업 명단에는 ▲LG생활건강(199억4600만원 감소) ▲포스코인터내셔널(167억6900만원 감소) ▲KB국민은행(131억800만원 감소) ▲네이버(129억2800만원 감소) ▲하나은행(126억8300만원 감소) ▲S-Oil(106억8000만원 감소)도 포함됐다. 

2022년 영업이익을 500억원 이상 올린 국내 주요 400여 개 기업 중 같은 해 기부금이 10억원 이상이면서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10%를 웃도는 기업은 13곳으로 나타났다.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가장 높은 기업은 LG생활건강으로 2022년 순익 규모는 769억5000만원인데 기부금은 485억8700만원으로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63.1%에 달했다. 다만 이는 2021년 6000억원 이상이던 순익이 2022년에는 1000억원으로 밑으로 떨어져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효과가 작용했다.

롯데웰푸드는 같은 기간 순익은 187억원 이상 올리고 기부금은 80억9000만원을 내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43.2%를 기록했다. 

KCC의 경우 순익은 73억4200만원인데 기부금은 24억9700만원으로 순익 대비 기부금 비율이 34%를 보였다. SBS도 순익 1203억원에 기부금 246억원으로 순익 중 20.4%가 기부금으로 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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