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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장 논란'에 동양생명 노조 분노..."이런 망신이"

성명서 통해 현 경영진 저격
"영업력 하락 불가피...책임자 즉시 사임"

[사진 동양생명]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테니스장 '꼼수 계약' 논란으로 금융감독원 제재가 예고된 동양생명이 이번엔 노동조합의 반발로 골머리를 앓게 됐다. 동양생명 노조는 이번 테니스 계약 사태와 관련해 성명서를 발표하고 "동양생명이 망신을 당했다"며 이번 사태를 초래한 당사자의 즉시 사임을 요구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 노조는 지난 25일 성명서에서 '테니스 꼼수 계약 사태'와 관련해 현 경영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24일 금감원은 동양생명의 사업비 운용실태 조사에 나선 후 동양생명이 장충테니스장 사용권을 고가 인수해 실질 운영했다고 결론을 내린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해 12월 장충테니스장 운영권을 낙찰받은 스포츠시설 운영업체 A사와 약 26억원에 광고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동양생명은 A사를 통해 장충테니스장 실제 운영에 관여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당시 26억원의 낙찰가가 시세보다 크게 높아 이번 A사와의 광고계약이 장충테니스장을 관리 하에 두려는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의 개인 욕심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실제로 저우궈단 대표는 평소 테니스를 매우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동양생명은 여러 테니스 대회를 개최하거나 후원해온 바 있다.

금감원은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 등 임직원들이 장충테니스장 관련 계약 체결 및 사업비 집행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한 것과 관련해, 조만간 법인 제재 조치와 함께 관련자들을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다.
지난 8월 4일 서울 중구 소재 장충테니스장에서 개최된 ‘2023 동양생명배 대학오픈’ 개회식에서 저우궈단 동양생명 CEO(우측에서 세번째)가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사진 동양생명]

동양생명 노조는 성명서에서 이번 금감원의 '테니스장 꼼수 계약' 관련 보도자료에 대해 "이번 발표로 회사의 신뢰도와 영업, 주가 등에 상당한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과오를 철저히 밝히고 처벌과 함께 사태 초래 당사자를 즉시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고 현 경영진을 강력히 비판했다. 특히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언론이 동양생명 관련 기사만 50여개 이상을 쏟아냈다며 "망신을 당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노조는 "금감원은 이번 검사와 관련해 보도자료에서 '확인'이라는 단어를 자주 반복했다"며 "이는 금감원이 회사의 테니스장 사업은 사업비 집행과정에 최소한 '위규행위'가 있었다고 확신하고 있음을 뜻한다"고 밝혔다. 이어 "나아가 금감원은 이 테니스장 계약이 '회사에 일방적으로 불리한 계약', '회사에 끼친 손해'라고 직접 언급해 '불법행위'로까지 해석될 수 있는 견해를 피력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동양생명 경영진은 지난 24일 '동양생명 가족 여러분께 드리는 글'이라는 게시물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입장을 전달했다. 

이 입장문에서 동양생명 경영진은 A사와의 계약이 헬스케어 사업진출과 관련이 있으며 '테니스장 프로젝트'는 그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헬스케어 사업은 저우궈단 대표 단독 결정이 아니라 주요 임원과 관련 부서장이 수차례 회의를 통해 결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금감원이 지난 9월 초 실시한 '테니스장 꼼수 계약' 관련 현장검사 과정에서 동양생명 경영진은 지적사항에 대해 적극 소명했고 모든 사업비 집행과정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와 준법감시인의 검토를 거쳤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이번 검사결과를 심각하게 받아드릴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이미 영업 현장에서는 분위기 악화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을 것"이라며 "더 큰 문제는 검찰 수사로 확대될 경우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이지만 회사는 큰 이미지 실추, 신뢰도 하락, 영업력 급감, 고객 대량 이탈 등의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끝으로 노조는 "작금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책임지는 대표는 없고, 임원들은 대표를 위해 노조를 방문하고 직원들 동태를 살펴 조용하다고 보고하고 있다"며 "현 경영진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고 우리가 또 한번 단결해야 할 때가 됐다"고 밝혔다. 

저우궈단 동양생명 대표는 대만 국적으로 지난 2022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하지만 취임 후 직원들과 불통을 이유로 노조는 지난 4월 저우궈단 대표의 퇴진 집회를 열기도 했다. 여러모로 임직원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한 상태였던 셈이다.

한편 이번 노조 성명서와 관련해 동양생명 측은 꾸준히 대화를 시도한다는 방침이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노조가 곧 진행할 대의원 회의를 통해 명확한 입장을 결정하면 저희도 그거에 맞춰 대화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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