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인상 자제’ 호소에도 햄버거값 줄줄이 인상…왜
맘스터치에 맥도날드까지 버거값 줄인상
"계속되는 원부자재 값, 물류비 상승 영향"
정부는 압박에도...햄버거 "더이상 못 견뎌"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인상 자제 요청에도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계속되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의 상승 여파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이들 업체의 설명이다.
업계에 따르면 맥도날드는 다음달 2일부터 ‘빅맥’을 포함한 13개 메뉴의 가격을 올린다. 이번 가격 인상은 올해 2월 이후 8개월 만으로 평균 인상률은 3.7%다. 빅맥과 상하이 버거는 단품 가격이 5200원에서 5500원으로 300원 오른다. 불고기버거 단품도 2800원에서 300원이 올라 3100원이 된다. 에그 불고기 버거는 400원이 오르고 음료 및 커피 품목 중에선 ‘아이스 드립 커피’가 200원 인상된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계속되는 원부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으나 고객 부담을 줄이고자 인상 품목과 폭을 최소화했다”라고 말했다.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맘스터치도 이달 31일부터 통 닭가슴살을 재료로 쓰는 ‘휠렛버거’, ‘딥치즈버거’, ‘화이트갈릭버거’, ‘언빌리버블버거’ 등 4종의 가격을 개당 300원씩 올린다. 맘스터치의 대표 메뉴인 ‘싸이버거’와 치킨, 사이드 메뉴 가격은 그대로 유지한다. 맘스터치 관계자는 “현재 전반적으로 계육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이어지고 있는데, 특히 닭가슴살의 경우 공급 불안정으로 인한 원가 폭등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며 “가맹점주들과 상의 끝에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앞서 한차례 가격인상을 단행한 롯데리아, 버거킹, 노브랜드버거 등 햄버거 프랜차이즈들은 올해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거킹은 이미 지난 3월 대표 메뉴인 와퍼를 종전 6900원에서 7100원으로 올리는 등 메뉴 47종의 가격을 평균 2% 가량 올렸다. 롯데리아는 지난 2월 제품 가격을 평균 5.1% 인상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줄줄이 가격 인상 행렬이 이어진 점을 고려했을 때, 나머지 업체들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커질 거란 우려를 내치비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물가상승에 타 업체들 역시 가격 인상 행렬에 동참할 거란 우려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부 역시 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업계 관계자를 잇달아 만나 가격 인상 자제 등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농식품부는 외식물가 안정을 위해 지난 26일 양재동 aT센터에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외식산업협회 등 소비자·외식 7개 단체장과 물가안정 간담회를 열고 업계 관계자들에게 다시금 가격 인상 자제 등에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전체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을 정점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최근 들어 국제유가 상승과 기상여건 악화 등으로 물가 불확실성이 다시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높은 외식물가는 소비자의 지출 여력을 낮춰 소비를 감소시키고 서민경제 부담도 가중시킨다는 우려가 큰 만큼 외식업계는 전사적인 원가절감을 통해 가격 인상 요인을 최대한 자체 흡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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