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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주의 배신’ 카카오, 소액주주 200만명 곡소리

[현실화된 카카오의 독이 든 성배]③
주가 곤두박질에 실적 ‘빨간불’
해결 못한 사법리스크·경영진 ‘먹튀’
또 불법공매도 타깃 될라…개미 불안감 ↑

카카오 실적 및 주가추이.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한 때 ‘국민주(株)’로 불렸던 카카오(035720)가 현재는 ‘국민의 눈물주’로 전락했다.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걸으면서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카카오 경영진의 시세조종 등 사법리스크와 글로벌 IB의 불법 공매도 표적이 된 사실 또한 알려지면서 개미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후 실적 전망 또한 밝지 않아 주가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왕년의 ‘시총 3위’…끝없는 추락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카카오 소액주주는 199만9126명으로 200만명에 달한다. 소액주주 수는 삼성전자에 이어 2위다. 카카오의 소액주주는 2021년 3월 말 기준 71만4708명이었는데, 2021년4월15일 액면분할을 기점으로 급증했고 ‘국민주’ 자리에 올랐다.  

액면분할해 11만2000원이었던 주가는 2021년6월23일 16만9000원까지 올랐다. 카카오는 당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이어 시가총액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렇게 주가는 ‘탄탄대로’일 줄 알았지만,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타더니 현재 주가는 4만원대도 붕괴됐다. 10월31일 기준 카카오 주가는 3만7800원이다. 시가총액은 10위 안에 들지 못하고 18위에 머물고 있다.

200만 개미들은 카카오의 반등을 바라고 있지만, 증권가에서 바라보는 전망은 어둡다. 올해 10월 카카오 종목 리포트를 낸 증권사 14곳 중 12곳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10월30일 기준 증권사의 목표주가는 6만5444원으로 한 달 전인 9월27일 7만421원과 비교하면 7.1% 하락했다.

증권사에서 카카오 주가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는 것은 광고 업황 반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 데다, 자회사 매출도 부진해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은 1286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43% 하락한 수치다.

연간 실적 전망도 밝지 않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카카오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는 4692억원으로 전년보다 19.2% 하락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기록한 영업이익은 ▲2021년 5949억원 ▲2022년 5803억원으로, 올해 역시 전망치 수준의 전년볻 악화된 실적을 낸다면 주가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선 카카오가 매출 반등을 위해 시행했던 카카오톡 개편 효과도 아직이라고 평가한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오픈채팅 탭은 신설 이후 일일활성사용자수(DAU)는 1000만을 돌파했으나 광고 매출 기여는 아직 크지 않다”며 “친구 탭에 신설된 ‘펑’ 기능도 아직 이용자 호응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10월12일부터는 일부 지역에서 로컬 정보 ‘동네소식’을 테스트 중이나, 성과를 낼지는 관찰이 필요하고 카카오톡의 이용자당 이용 시간이 줄고 있는 만큼 체류시간 확대를 위한 추가적인 개편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 판교 아지트 모습. [사진 연합뉴스]

경영진 사법리스크‧먹튀…해결 안 된 악재

실적 악화 전망과 더불어 경영진의 사법리스크 또한 주가에 악재다. 금감원은 SM엔터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법인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또한 이미 구속된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를 비롯해 투자전략실장 A씨,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략투자부문장 B씨 등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전 대표는 이번 검찰 송치에는 빠졌지만 구속 영장 청구 가능성이 여전하다.

문제는 이 악재의 해소 시점이 불확실 하다는 점이다. 사법리스크의 경우 재판 등 처리 과정이 길고, 끝날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워 지속적으로 주가 반등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또한 카카오 법인과 경영진의 재판 결과 등 처벌이 확정되면 카카오의 각종 인수합병(M&A) 및 미래 핵심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의 스톡옵션을 통한 차익 실현도 주주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남궁훈 카카오 전 대표는 올해 상반기 두 차례에 걸쳐 스톡옵션을 행사했다. 이를 통해 남궁 전 대표는 총 94억3200만원의 차익을 거뒀다. 스톡옵션으로 문제가 된 건 남궁 전 대표뿐만 아니다. 앞서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2021년 12월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지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행사해 469억원을 챙겼다. 이른바 ‘먹튀(먹고튀기)’ 논란이 일자 카카오 대표로 내정됐던 류 전 대표는 자진 사퇴했다.

주주들은 대표이사의 ‘스톡옵션 먹튀’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한다. 경영진이 스톡옵션을 행사하면 시장은 지금이 고점이라 받아들여 주가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주주들의 시선은 홍은택 카카오 대표에게 향한다. 홍 대표는 올해 3월 스톡옵션 5만주를 받았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회사의 주가가 2배 오를 때까지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당시 카카오 주가는 6만원대였고, 약속대로라면 당분간 홍 대표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없다.

카카오를 둘러싼 잡음은 끊임없다. 지난달 15일에는 카카오가 최근 홍콩 소재 투자은행(IB)의 불법 공매도 표적이 됐다는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국내 공매도 제도는 주식을 빌린 이후 매도를 내는 ‘차입공매도’만 허용하며 무차입 공매도는 불법으로 엄격히 규제한다. 홍콩계 IB A사는 2021년 9월부터 2022년 5월까지 101개 종목에 400억원 규모의 무차입 공매를 벌였고, 이중 카카오에 대한 공매가 가장 많았다.

해당 기간 카카오 주가는 15만원대에서 8만원대로 급락했다. 당시 주가가 하락하자 카카오 투자자들은 ‘해외 기관의 불법 공매도가 의심된다’는 의혹을 쏟아냈지만 실체를 알 수 없었다. 이번 사례로 언제든 무차입 공매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자 사이에 만연한 상황이다.

오동환 연구원은 “카카오를 둘러싼 여러 소송과 검찰과 금감원 조사가 집중되고 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카카오 주가 회복은 체질 개선과 신사업 효과가 본격화되는 2024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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