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소통 리더십…새로운 ‘GS Way’를 열다 [C-스위트]
[CXO의 방]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
소통할 疏, 나아갈 就 …현장 전문가형 최고경영자
서류 없애고 디지털 전환…‘남과 다른 생각’ 혁신의 시초
[이코노미스트 김설아 기자] “모든 생각과 의사결정의 기준은 ‘고객’입니다. 트렌드를 감지하고 고객이 느끼는 ‘차이’를 만듭니다. 소통으로 시작해서 협업으로 완성합니다….”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집무실 한가운데에는 새롭게 일하는 방식, ‘GS Way’에 관한 액자가 걸려 있다. 유통 생태계가 급변하는 시대에 고객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더 효율적인 업무를 통해 고객 만족과 회사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곧 허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허 부회장은 현장 전문가형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2003년 신규점 기획 담당 상무로 GS리테일에 첫발을 디딘 후 점장부터 영업부문장, 구매본부장 등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GS리테일의 안살림을 챙겨왔다. 신제품 출시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슈퍼와 편의점에 납품하는 상품의 미세한 차이까지 알아낼 만큼 실무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그에게서 ‘GS(家) 오너 3세’ 경영인이라는 흔적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외적 형식과 권위보다는 효율과 능률을 중시하는, 소위 말해 오너답지 않은 그의 소탈한 스타일 때문이다. 그의 집무실 책상에는 그 흔한 명패 하나 없다. 스스로 컬렉터라 칭하진 않지만, 책상 뒤에는 작품 두 점이 나란히 걸려 있다.
5년여 전 쯤, 미술을 전공한 뒤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딸의 첫 전시에서 구매한 작품이다. 집무실 구석 한편에는 GS리테일 직원 수천 명의 얼굴 사진이 어우러져 완성된 그의 초상화가 있다. 딸과 직원들을 향한 애정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허 부회장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은 내부 소통이다. 그는 직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집무실 외벽을 투명 창으로 꾸몄고 문도 항상 열어둔다. 직원들이 닫혀 있는 문 앞에서 노크할 타이밍을 생각하거나 심호흡을 크게 한 뒤 마주해야 하는 상사가 되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이 같은 경영 원칙은 허 부회장의 업무 스타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서류로 일한다’는 대기업 특유의 업무 스타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서작성에 지나친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서류를 없앴다. 모든 인쇄물을 찍지 말라는 독특한 지시도 내렸다. 집무실 어디에서도 종이 한 장을 볼 수 없던 이유기도 하다. 모든 문서는 워드를 통해 텍스트로 공유되고, 보고와 결재도 컴퓨터를 통해 이뤄진다.
그는 또 인트라넷에 ‘칭찬’ 코너를 만들어 직원 누구라도 잘한 일을 칭찬하고 회사와 관련된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했다. 허 부회장은 한 달에 약 20명의 직원에게 칭찬 카드를 보내는데, 반대로 직원들이 허 부회장을 칭찬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많은 직원과 소통하며 의견을 주고 받아야만 GS리테일의 미래도 차별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본사 직원뿐 아니라 현장을 직접 돌며 식사를 하는 등 열린 경영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듯 허 부회장은 남들과 다른, 독특한 생각을 지향한다. 그만큼 일에 대한 욕심도 많다. GS25 편의점에 점보 사이즈보다 큰 초대형 와인이 등장하고 각종 참신한 협업 제품이 많이 탄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허 부회장이 집무실 한쪽 벽에 걸어둔 작품도 에디 마르티네즈(Eddie Martinez)의 테이블 시리즈 중 하나다. 얼핏 보면 낙서처럼 보이지만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그가 가장 아낀다는 이 작품은 긴 테이블 위에 술병, 햄버거, 식물 등 온갖 사물이 쌓여 있고 여우인지 돼지인지 알 수 없는 동물이 어우러진 형상이다. 이 공간에서 보이는 것은 단순 사물이 아니라 작가와 보는 이들의 상상력으로 한번 더 필터링돼 저마다의 세계에서 재해석된다.
남들이 하지 않는 독특한 생각이 결국 혁신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허 부회장은 작품과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GS리테일이 그려나갈 새로운 미래, 허 부회장이 이끄는 GS리테일의 변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허연수 부회장은_ 1961년생. 고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스대 대학원에서 전자계산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럭키금성사에 입사해 LG상사 싱가포르 지사장 상무, LG유통 신규점 기획 담당 상무를 지냈다. GS리테일에서 편의점사업부 MD부문장 전무, 영업부문장 부사장, MD본부장 부사장, MD본부장 사장, 편의점사업부 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2019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재까지 GS리테일을 이끌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함께 오너 3세 경영인으로 그룹의 중심을 잡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허연수 GS리테일 부회장의 집무실 한가운데에는 새롭게 일하는 방식, ‘GS Way’에 관한 액자가 걸려 있다. 유통 생태계가 급변하는 시대에 고객 중심 사고를 바탕으로 더 효율적인 업무를 통해 고객 만족과 회사의 발전을 동시에 추구하겠다는 의미다. 이는 곧 허 부회장의 경영 철학이기도 하다.
허 부회장은 현장 전문가형 최고경영자(CEO)로 꼽힌다. 2003년 신규점 기획 담당 상무로 GS리테일에 첫발을 디딘 후 점장부터 영업부문장, 구매본부장 등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GS리테일의 안살림을 챙겨왔다. 신제품 출시에 관여하는 것은 물론 슈퍼와 편의점에 납품하는 상품의 미세한 차이까지 알아낼 만큼 실무 역량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그에게서 ‘GS(家) 오너 3세’ 경영인이라는 흔적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외적 형식과 권위보다는 효율과 능률을 중시하는, 소위 말해 오너답지 않은 그의 소탈한 스타일 때문이다. 그의 집무실 책상에는 그 흔한 명패 하나 없다. 스스로 컬렉터라 칭하진 않지만, 책상 뒤에는 작품 두 점이 나란히 걸려 있다.
5년여 전 쯤, 미술을 전공한 뒤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딸의 첫 전시에서 구매한 작품이다. 집무실 구석 한편에는 GS리테일 직원 수천 명의 얼굴 사진이 어우러져 완성된 그의 초상화가 있다. 딸과 직원들을 향한 애정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허 부회장이 눈에 보이는 것보다 더 중요하게 여긴 것은 내부 소통이다. 그는 직원들과 원활하게 소통하기 위해 집무실 외벽을 투명 창으로 꾸몄고 문도 항상 열어둔다. 직원들이 닫혀 있는 문 앞에서 노크할 타이밍을 생각하거나 심호흡을 크게 한 뒤 마주해야 하는 상사가 되고 싶지 않아서라고 한다.
이 같은 경영 원칙은 허 부회장의 업무 스타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서류로 일한다’는 대기업 특유의 업무 스타일에서 벗어나기 위해 문서작성에 지나친 시간을 빼앗기지 않도록 서류를 없앴다. 모든 인쇄물을 찍지 말라는 독특한 지시도 내렸다. 집무실 어디에서도 종이 한 장을 볼 수 없던 이유기도 하다. 모든 문서는 워드를 통해 텍스트로 공유되고, 보고와 결재도 컴퓨터를 통해 이뤄진다.
그는 또 인트라넷에 ‘칭찬’ 코너를 만들어 직원 누구라도 잘한 일을 칭찬하고 회사와 관련된 의견을 제출할 수 있게 했다. 허 부회장은 한 달에 약 20명의 직원에게 칭찬 카드를 보내는데, 반대로 직원들이 허 부회장을 칭찬하는 경우도 있다. 그는 많은 직원과 소통하며 의견을 주고 받아야만 GS리테일의 미래도 차별화 할 수 있다고 믿는다. 본사 직원뿐 아니라 현장을 직접 돌며 식사를 하는 등 열린 경영을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렇듯 허 부회장은 남들과 다른, 독특한 생각을 지향한다. 그만큼 일에 대한 욕심도 많다. GS25 편의점에 점보 사이즈보다 큰 초대형 와인이 등장하고 각종 참신한 협업 제품이 많이 탄생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허 부회장이 집무실 한쪽 벽에 걸어둔 작품도 에디 마르티네즈(Eddie Martinez)의 테이블 시리즈 중 하나다. 얼핏 보면 낙서처럼 보이지만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탄생한 작품이다.
그가 가장 아낀다는 이 작품은 긴 테이블 위에 술병, 햄버거, 식물 등 온갖 사물이 쌓여 있고 여우인지 돼지인지 알 수 없는 동물이 어우러진 형상이다. 이 공간에서 보이는 것은 단순 사물이 아니라 작가와 보는 이들의 상상력으로 한번 더 필터링돼 저마다의 세계에서 재해석된다.
남들이 하지 않는 독특한 생각이 결국 혁신을 만들어 낸다는 점에서 허 부회장은 작품과 많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GS리테일이 그려나갈 새로운 미래, 허 부회장이 이끄는 GS리테일의 변신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허연수 부회장은_ 1961년생. 고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고려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스대 대학원에서 전자계산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럭키금성사에 입사해 LG상사 싱가포르 지사장 상무, LG유통 신규점 기획 담당 상무를 지냈다. GS리테일에서 편의점사업부 MD부문장 전무, 영업부문장 부사장, MD본부장 부사장, MD본부장 사장, 편의점사업부 사장을 거쳐 대표이사 사장에 선임됐다. 2019년 부회장으로 승진해 현재까지 GS리테일을 이끌고 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함께 오너 3세 경영인으로 그룹의 중심을 잡는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킨텍스 게임 행사장 ‘폭탄테러’ 예고에...관람객 대피소동
2美항모 조지워싱턴함 日 재배치...한반도·中 경계
3공항철도, 시속 150km 전동차 도입...오는 2025년 영업 운행
4두산 사업구조 재편안, 금융당국 승인...주총 표결은 내달 12일
5‘EV9’ 매력 모두 품은 ‘EV9 GT’...기아, 美서 최초 공개
6민희진, 빌리프랩 대표 등 무더기 고소...50억원 손배소도 제기
7中, ‘무비자 입국 기간’ 늘린다...韓 등 15일→30일 확대
8빙그레, 내년 5월 인적분할...지주사 체제 전환
9한화오션, HD현대重 고발 취소...“국익을 위한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