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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두 논란' 불구 에코프로머티리얼즈 60% 급등…“앞으로가 관건”

‘사기 상장’ 논란 파두 의식 3분기 적자 고백
오버행 등 시장 우려 불구 ‘선방’ 평가
2차전지 섹터 부진에 장 흐름 "지켜봐야"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17일 코스피에 상장했다. [사진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에코프로(086520)의 자회사 에코프로머티(450080)리얼즈가 코스피 상장 첫 날 60% 가까이 급등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최근 ‘파두 사태’ 여파 등으로 상장 당일 주가 우려가 컸음에도 선방했다는 평가다. 

17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공모가(3만6200원) 대비 2만1000원(58.01%) 오른 5만7200원에 장을 마쳤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이날 장중 한때 81.77% 급등하며 6만58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3조9026억원으로 시총 순위 85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날 에코프로머티리얼즈를 끌어 올린 것은 개미(개인 투자자)들이였다. 투자자별로 거래실적을 살펴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81억원, 1125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개인은 2382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과 기관의 물량을 개미 홀로 모두 받아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3986만주, 2조1786억원을 기록했다. 그간 상장 첫날 거래대금이 2조원을 넘어선 종목은 4개 밖에 없었다. LG에너지솔루션(8조1553억원)의 거래대금이 가장 많았고, 이어 카카오뱅크(3조7505억원), 크래프톤(2조2479억원), 카카오페이(2조2364억원) 순이었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상장 당일 거래대금 5위를 차지하게 됐다.

앞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기업가치가 조단위로 평가되며 하반기 기업공개(IPO) 대어로 떠올랐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핵심소재인 전구체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공모가 밴드(3만6000~4만4000원)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2조5604억~3조1294억원 규모였다. 특히 올해 2차전지 대표 주자였던 에코프로의 자회사인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기관의 참여가 적게 나타나면서 공모가가 하단인 3만6000원으로 결정됐다. 수요예측에는 1141개의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17.2대 1을 기록했다. 지난 8월 허수성방지 청약 제도가 시행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일반 청약 경쟁률도 70대 1에 그쳤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IPO 흥행 우려가 더 커진 것은 최근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14일 김병훈 대표 명의의 주주 서한을 통해 3분기 영업적자를 시장에 알렸다. 3분기 매출 2400억원, 영업손실 6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이례적으로 실적과 함께 대표 명의의 주주 서한을 공개한 것은 최근 ‘사기 상장’ 논란에 휩싸인 파두를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파두는 실적 부진을 숨기고 IPO를 단행해 금융감독원이 조사에 나선바 있다. 

여기에 상장 전날인 16일 보도자료를 발표하며 주가 방어를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대 주주인 BRV캐피탈매니지먼트가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자발적 보호예수를 확약했다고 밝혔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설립 초기부터 꾸준히 투자를 이어온 BRV의 공모 후 지분율은 약 25%다. 이 외 재무적투자자(FI)와 전략적투자자 등은 6개월, 공모주주의 20%를 차지하는 임직원 우리사주조합은 12개월, 최대주주 및 일부 특수관계인은 30개월로 의무보유 기간을 정했다. 

회사 측은 “상장일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규모는 전체 상장 예정 주식의 16.1%(1098만 5240주) 수준에 불과하다”며 “여기에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들의 자발적 보호예수 물량(16만2616주)까지 감안하면 상장일 오버행 규모는 더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가 추이를 좀 더 살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IPO 공모주 특성상 상장 당일 상승했다가 이후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경우도 많아서다. 더구나 전기차 수요 둔화에 리튬 가격 하락 등으로 2차전지 섹터 업황 부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3분기 중 금리 등 매크로 변동성 확대, 이에 따른 글로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체들의 단기 및 중장기 전기차(EV) 전략 수정이 진행됐다. 2분기 반등했던 리튬 가격도 7월 이후 재하락을 시작하며 배터리 가격의 추가 하락을 예상한 OEM들의 주문 감소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수준의 리튬 가격으로 하향 안정화될 경우 섹터 출하의 반등은 내년 2분기부터 진행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에코프로그룹 형제 주가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4.5% 하락한 67만9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각각 1.86%, 1.93% 하락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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