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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회의 개최 최적지는 우리”…부산·인천·제주·경주 2025 APEC 유치 경쟁[E-마이스]

아태 지역 21개 국가 정상과 외교·통상 장관 및 경제사절단 6000여명 한자리에 모여

부산 벡스코 [사진 벡스코]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2025년 한국에서 열리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을 앞두고 유치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아·태 지역 21개 회원국 정상과 외교·통상 장관, 경제사절단 등 6000여명이 참여하는 APEC 정상회의 유치전에 뛰어든 도시는 부산과 인천, 제주, 경주 등 4곳이다. 

모두 고난도 대형 국제회의 개최에 필요한 인프라를 두루 갖춘 대표적인 마이스(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회) 도시들이다. 도시들은 각각 “풍부한 경험, 지역 균형 발전, 시너지 극대화 등을 이유로 ‘무역투자’, ‘혁신·디지털 경제’,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 등 APEC이 추구하는 3대 목표에 부합하는 최적지는 우리 뿐”이라며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2024년 4월 선정, 1년 전부터 사전회의 200여 건 열려

APEC 정상회의는 아태 지역 21개국 정상이 모여 경제·통상·외교 관련 현안을 논의하는 정부 간 국제회의다. 1989년 호주 캔버라에서 한국 포함 12개국 각료회의로 출범한 APEC은 1993년 미국 클린턴 대통령 제안으로 정상회의로 격상됐다. 같은해 첫 정상회의는 시애틀에서 열렸고, 한국에선 2005년 부산에서 제13차 정상회의가 열렸다. 올해 제30차 회의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내년 제31차 회의는 페루 쿠스코에서 열린다.

APEC 정상회의는 고위관리회의와 외교·통상 합동각료회의 등 사전회의가 1년 전인 2024년 12월부터 시작된다. 공식적인 정상회의 기간은 일주일이지만, 실제로는 개최국에서 1년 내내 회의가 열리는 셈이다. 아태 지역 21개 국가 정상과 외교·통상 장관, 경제사절단 60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이는 정상회의 기간에도 크고 작은 부속 행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열린다.
인천 송도컨벤시아 [사진 송도컨벤시아]

외교부는 비공식 회의가 시작되는 2024년 12월부터 본 행사인 정상회의가 열리는 2025년 11월까지 총 200여 건의 크고 작은 회의가 국내에서 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외교부 지역경제기구과 관계자는 “사전회의를 비롯해 정상회의 기간 중 동시에 열리는 부속회의 일부는 개최도시 외에 인근 도시에서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와 유치 경쟁에 뛰어든 지역에선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선정이 내년 4월 중에는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연말 안에 외교부를 중심으로 범부처 형태의 개최도시 선정 위원회를 발족한 뒤 개최희망 도시를 대상으로 공모를 진행하는 일정이다. 최종 개최도시는 현장실사, 프리젠테이션 발표 등 다단계 평가를 통해 선정한다. 

윤은주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정상회의는 최고 수준의 인프라와 운영 능력을 갖추지 않고는 열 수 없는 최고 난도의 국제행사”라며 “행사 개최로 인한 직접 효과는 물론  국제행사 유치 경쟁에서 강력한 프리미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산·제주 “고난도 정상회의 개최 경험 풍부”

APEC 정상회의 유치 경쟁은 크게 ‘신구(新舊) 대결’ 양상을 띠고 있다. 부산, 제주는 서울과 함께 2000년대 초부터 K마이스 성장을 이끈 1세대 마이스 도시다. 반면 인천은 송도컨벤시아가 개장한 2008년, 경주는 2015년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가 문을 열면서 뒤늦게 마이스 도시 대열에 합류했다. 부산과 제주는 정상회의 개최 경험에서 한발 앞서고 있다. 부산은 2005년 APEC 정상회의와 2014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주는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제주)에서 2009년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2010년 한중일 정상회의를 연달아 개최했다.

부산은 20년 전 APEC 정상회의를 통해 국제도시로 발돋움한 도시의 발전상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을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상징성 극대화를 위해 2005년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동백섬 누리마루 APEC 하우스를 재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005년 부산과 맞붙어 고배를 마신 제주는 ‘이번엔 결코 물러날 수 없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센터) 제2센터인 다목적 복합시설 완공 일정도 2025년 APEC 정상회의에 맞췄다. 특히 기후와 경호, 보안 측면에서 정상회의 개최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조진훈 제주컨벤션뷰로 팀장은 “외부 통제가 용이한 섬인 데다 회의가 열리는 11월 전국에서 가장 기온이 높고 강수 확률이 낮은 최적의 기후 여건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사진 경주화백컨벤션센터]

인천·제주 “지역 균형발전 위해 후발도시에 기회줘야”

인천과 경주는 첫 정상회의 개최라는 핸디캡 극복을 위해 개최 역량 증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역 균형 발전 측면을 고려해 개최도시를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펴고 있다. 부산, 제주가 과거 정상회의를 통해 도시 브랜드를 끌어 올린 것처럼 인천, 경주 등 후발 도시에도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은 관문 역할을 할 공항은 물론 서울과 인접한 수도권 도시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로 전 세계 147개 도시를 잇는 국내 최대 국제공항을 갖춘 관문이자 녹색기후기금(GCF), 아태경제사회위원회(UNESCAP), 글로벌녹색성장기구(GGGI) 등 국제기구 본부와 바이오, 반도체 등 글로벌 기업이 있는 국제도시라는 점이 최대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치와 경제, 행정이 집중된 수도권 도시로 서울, 경기와 연계해 경제 협력, 투자 유치 등 정상회의 성과를 극대화할 최적지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경주는 가장 한국적이면서 대도시 못지않은 마이스 인프라를 갖춘 곳이라는 평가와 함께 정상회의 개최로 인한 낙수 효과가 경북도 전체로 퍼질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대구·경북연구원은 APEC 정상회의 경주 개최 시 경북 지역에 미치는 경제효과가 1조4374억원(생산 9720억원·부가가치 4654억원), 전국적으로는 경제효과가 2조7715억원(생산 1조8863억원·부가가치 8852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김준용 경주시 APEC경주유치TF팀장은 “화백컨벤션센터와 객실 5000여 개를 보유한 보문관광단지가 단지를 이루고 있어 이동 동선은 물론 경호, 안전 확보도 유리하다”며 “공항은 1시간 거리 김해국제공항을 주 공항으로 인근 울산공항과 포항경주공항, 대구공항을 함께 이용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ICC제주 [사진 ICC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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