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교원웰스·SK매직 참전…'슬립테크' 렌털 시장 정조준 [판 커진 ‘매트리스 전쟁’] ③
침대 양강 이어 렌털업계까지…‘꿀잠 전쟁’ 참전
자사 기술력 내세워 슬립·힐링케어 시장 공략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코웨이와 교원웰스, SK매직 등 렌털가전 업체들이 연간 3조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침대·매트리스 시장 공략 강화에 나섰다. 오랜 기간 업계 선두 자리를 지켜온 에이스침대와 시몬스가 ‘형제 경쟁’을 시작한 데다, 유통 대기업과 렌털업계까지 뛰어들면서 시장 점유율을 쟁탈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된 것이다.
이들 업체는 올해 경기 침체가 예상되는 만큼 일시불에 비해 부담이 적은 렌털 방식의 강점을 앞세워 침대·매트리스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클리닝·살균 서비스와 함께 토퍼 교체 등 그동안 정수기, 공기청정기 같은 가전에 적용해 온 정기 관리 서비스를 매트리스 분야에 도입하는 것을 넘어 개인 수면 데이터를 분석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슬립테크’(Sleeptech·수면기술)를 앞세워 궁극적으로 삶의 질 개선에 주목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렌털업계 1위 코웨이를 비롯해 교원웰스, SK매직 등은 스마트 매트리스를 내세워 매트리스 시장에 뛰어들었다. 스마트 매트리스 분야는 미국 슬립 넘버, 킹코일 등 주요 슬립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급팽창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스마트 매트리스 시장은 2019년 11억4000만 달러(약 1조5458억원)에서 2025년 21억달러(약 2조8476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2011년 렌털업계로서는 최초로 매트리스 렌털을 시작한 코웨이는 기술력을 내세워 슬립 및 힐링케어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12월 슬립 및 힐링케어 전문 브랜드인 ‘비렉스’(BEREX) 론칭과 함께 국내 최초로 ‘스마트 매트리스’를 출시했다. 스마트 매트리스란 정보기술(IT)을 활용해 가전제품처럼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는 매트리스를 일컫는다. 제품에 공기를 주입한 포켓으로 구성된 신개념 소재 ‘슬립셀’을 적용했다. 숙면을 돕는 하나의 세포 역할을 하는 각 슬립셀이 모여 개인의 수면 컨디션에 최적화한 환경을 만든다는 개념이다. 퀸사이즈 기준 매트리스 속에 80여 개까지 적용되는 슬립셀은 공기 압력을 조절해 매트리스의 경도는 물론 체압 분산 조절도 돕는다.
그 결과, 2011년 국내 최초로 매트리스 렌털 및 케어 서비스를 선보인 이후 10년 만에 매트리스 부문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코웨이 관계자는 “10여 년간 매트리스 서비스 노하우를 쌓아왔다”며 “꾸준한 연구개발을 기반으로 혁신 기술력을 갖춘 신제품을 지속 선보여 성장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원웰스는 수면케어 매트리스 ‘웨이브’를 출시하며 렌탈업계에서 가장 먼저 슬립테크 기기를 선보였다. 슬립테크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으로 수면 상태를 분석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기술을 뜻한다. 웨이브는 공기압을 활용한 8개 에어포켓으로 최적의 수면 상태를 유지해 수면장애 개선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매트리스에 ‘웰스 IoT 수면기어’를 장착하면 호흡 변화에 따른 미세한 압력 차이와 수면 호흡음을 센서로 감지할 수 있다. 코골이, 수면 불규칙 호흡 등 수면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웰스 IoT 앱에서 수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SK매직도 4월 슬립테크 전문기업 ‘비알랩’(BRlab)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수면 모니터링 및 수면 개선 솔루션을 반영한 매트리스를 개발, 지속적으로 신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면의 질에 대한 관심과 함께 나날이 커지고 있다”며 “스프링의 탄력을공기가 대신 채워주고, 자는 동안 수면 상태를 모니터링해 편안한 수면 환경을 자동으로 조성해 주기도 하는 슬립테크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장에서 선도적인 지위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수면 문제 해결 ‘슬립테크’ 시장 정조준
과거에는 스타트업 중심이었다면 기존 침대 메트리스 업체에 이어 렌털 업체들까지 슬립테크 시장을 정조준하고 나선 것은 수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한국인 절반이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만큼, 슬립테크 시장 성장세는 앞으로도 유지될 전망이다. 헬스케어 디바이스 기업 텐마인즈에 따르면, 한국인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40분(400분)으로 성인 권장 수면 시간 7~9시간의 중간값인 8시간 대비 약 17% 부족하다.
한국인의 수면 문제는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2년 기준 수면장애로 진료 받은 환자는 76만4980명이다. 5년 전인 2018년 대비 36%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꿀잠’을 위해 지갑을 여는 이들이 늘었다. 자연스레 시장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마켓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 규모는 2022년에 179억 달러(약 24조원)를 넘어섰다. 2023년에서 2032년 사이에 18.2%의 연평균성장률(CAGR)을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슬립테크 시장 가운데 북미가 약 80%의 점유율로 가장 크다.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 지역이 나머지를 차지하고 있으나 향후 시장 규모가 확장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는 2021년 기준 시장 규모가 3조원을 넘어섰다. 기업들이 앞다퉈 슬립테크에 뛰어드는 배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침대·매트리스 렌털 시장은 테이블, 옷장 등 다른 가구보다 기능적 소비를 하려는 소비 심리가 강한 곳”이라며 “상황이 이렇다 보니 향후 슬립테크 시장은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라며 “아직 전 세계 시장에서 국내 시장 규모가 작은 편이지만 시장의 성장 속도가 빠를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강자들과 시장 점유율을 높이려는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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