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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가 서울로”…행정 구역 개편, 교육 지도도 달라진다 [임성호의 입시지계]

전국에 분포한 명문 중·고등학교 행정 변화에 영향
김포 학생들, 행정구역 개편 시 과학고 2곳 지원 가능

경기 김포의 한 거리에 서울 편입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사진 연합뉴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학군은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주거지를 결정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다. 학군에 따라 선호 지역과 비선호 지역이 나뉘고, 학군 자체로 주거지의 입지가 결정되기도 한다. 아파트의 가격도 이른바 ‘학군 프리미엄’이 좌우한다.

이런 이유로 행정 구역 개편은 다양한 영역에서 논의해야 한다.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으므로, 조정 또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당장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행정 구역 개편이라는 행정 변화에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비평준화 지역 김포…고등학교 선발방식 까다로워

행정 구역 개편의 영향은 대학입시로도 이어진다. 전국에 분포한 명문 중학교, 고등학교의 입시가 이런 행정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고교평준화’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김포는 비평준화 지역으로, 학생들은 중학교 내신 성적을 토대로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우수한 대학에 학생들을 많이 보내는 고등학교는 명문 고등학교로 꼽힌다. 만약 김포가 고교평준화 지역이 되면, 중학교 내신 성적으로 고등학교 입시를 결정하는 선발 방식은 사라지게 된다.

김포와 같은 비평준화 지역은 고등학교의 선발 방식이 까다롭다. 하지만 김포가 고교평준화 지역이 되면, 학생들이 특정 고등학교에 원서를 내거나, 다른 지역의 고등학교에도 지원할 수 있다. 서울의 고등학교는 3단계 배정 방식으로 입시를 진행하는데, 학생들은 1단계에서 서울 내 모든 일반계 고등학교에 지원할 수 있다. 반대로 서울의 학생들도 편입되는 지역의 명문 고등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김포는 올해 서울대 합격자 수가 19명이다. 이 중 7명은 일반고 1곳에서 배출됐다. 수시로 서울대에 합격한 이곳 학생은 1명, 정시로 서울대에 입학한 학생은 6명이다. 서울의 고등학교와 비교해도 명문 고등학교라고 할만한 수준이다.

김포는 읍면 소재지가 있어 농어촌 특별전형 대상 지역이기도 하다. 행정 구역이 개편되면, 학생들이 농어촌 특별전형과 같은 기회를 활용하는 데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뜻이다.

김포에는 일반고 12곳 중 5곳이 농어촌 특별전형 대상 학교다. 물론 이 지역에 있는 모든 학생이 해당 전형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농어촌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지원하려면 중학교와 고등학교 모두 읍면 지역에서 학교에 다녀야 한다.

농어촌 특별전형을 활용할 학생의 경우 행정 구역이 갑작스레 개편되면 대학입시 전략을 짤 때 어려움을 겪게 된다. 특별전형의 경우 자격의 부여 여부가 중요해서다. 특별전형의 조건을 만족하기 위해 김포 내 학교에 다닌 학생도 상당하다. 행정 구역을 개편한다면 이런 학생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실태 파악이 필요한 이유다. 언제부터 특별전형 등이 요구하는 지원 자격이 박탈되는지 등 정밀한 접근도 필요하다.

김포에서 특수목적고(특목고)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에 진학하는 학생의 수는 2022년을 기준으로 90명이다. 외국어고(외고)와 국제고는 77명, 과학고는 5명, 자사고는 8명이다. 특목고나 자사고에 진학한 학생의 수는 서울의 25개 구 중 23위다. 과학고 합격자 수를 기준으론 20위, 외고와 국제고 진학자 수를 기준으로 하면 8위다.

행정 구역이 개편되면, 학생들은 기존에 지원할 수 없었던 서울 소재 2곳의 과학고에 지원할 수 있다. 서울권에서 선호도가 매우 높은 자사고인 하나고, 서울국제고 등에도 입학 원서를 제출할 수 있다. 이들 학교는 모두 기숙사 시설을 갖춘 곳으로, 서울 전역에서 지원할 수 있다.

또한 서울은 25개 구를 11개 학군으로 편제해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행정 구역 개편과 학군 조정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기존 11개 학군을 재배치하라는 목소리도 나올 수 있다.

행정 구역이 개편되면 서울과 김포 모두 교육 측면에서 장단점을 모두 얻는다. 상황에 따라 이해관계도 달라진다. 행정 구역을 개편하는 것이 단순하게 특정 학교에 진학하는 문제가 아닌 셈이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대단히 클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장단점이 잘 섞여 서울과 김포 모두 미래의 교육 발전 상황을 충분히 이해시켜야 한다. 학교를 새로 만드는 등 교육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도 계획을 체계적으로 세우고, 빠르게 실행해야 한다. 치밀하고 정밀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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