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고성장…급할 필요 없는 ‘승계’
[정기선 시대 맞은 HD현대] ②
HD한국조선해양, 계약 잔액 70조원 육박
상장 통한 자금 수혈…배당 확대 전망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시대를 맞으면서 HD현대그룹의 경영권 승계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 안팎에선 “정기선 부회장이 1982년생의 젊은 차기 총수인 만큼, 급하게 경영권 승계 절차를 밟기보단 부회장직을 유지하면서 차분하게 경영 보폭을 넓힐 것”이란 진단이 나온다. 특히 그간 불황에 시달리던 조선 사업이 당분간 고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HD현대그룹 전반에 걸친 성장세를 이어가는데 주력할 것이란 진단이다. 최근 사명을 변경한 HD현대마린솔루션을 포함해 HD현대그룹 내 일부 계열사에 관한 상장도 속도감 있게 추진될 것이란 전망이다.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래 사업에 투자하는 가운데, 배당 확대 등을 통해 상속세를 마련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HD한국조선해양, 계약 잔액만 66조원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00억원 넘는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인데, 시간이 갈수록 이익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계약 잔액은 66조8932억원에 달한다. 계약 잔액에 관한 수익 예상 금액을 연도별로 따지면, 2023년 5조8865억원에서 2024년 23조1635억원, 37조8432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대규모 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000억원 정도다.
증권업계와 조선업계 등에선 조선 사업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DS투자증권은 11월 28일 보고서에서 2024년을 대한민국 중공업의 부흥기로 정의했다. DS투자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와 관련해 우리 조선사가 접근할 수 있는 선박 교체 시장 규모를 2023년 2700억 달러에서 2026년 3900억 달러로 추산했다. DS투자증권은 “전 세계 주요 조선사의 슬롯(건조 공간)은 제한적”이라며 “본격적으로 교체 발주가 시작되면 선가는 추가로 상승하고 조선사 건조 능력 부족으로 집중 발주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할 정도로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국내 조선사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게 DS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부회장 체제 유지 속 상장 완수”
재계 일부에선 “최근 오너가(家) 3세 경영인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근거로, 국내 재계에서도 1980년대생의 젊은 회장이 등장할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기선 부회장의 경우 당분간 부회장직을 수행해 경영 능력을 지속 입증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이 사장에 오른 지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에 오르는 등 이른바 ‘초고속 승진’으로 경영권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재계 전반에 걸쳐 젊은 총수 시대가 열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지만, 올해 말 인사에서 부회장에 오른 정기선 부회장이 당장 회장에 오르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는 평가가 많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HD현대 최대 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회장으로의 승계 구도가 명확해, 정기선 부회장이 급하게 경영권을 승계할 이유가 없다”라며 “부회장으로서 HD현대그룹의 성장을 주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특히 HD현대 지분 5.26%를 보유한 정기선 부회장이 정몽준 이사장의 HD현대 지분 26.60%를 물려받으려면 7000억원 안팎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에선 “HD현대 배당 확대와 연봉 상승 등과 함께 일부 계열사 상장을 통한 자금 수혈 등을 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월 23일 이사회 등을 통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이 변경된 HD현대마린솔루션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을 위한 별도 태스크포스(TF)도 꾸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오일뱅크 등에 대한 상장 추진이 재개될지도 관심사다.
재계 관계자는 “조선 사업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와중에 친환경과 연관된 미래 사업 확장 등 정기선 부회장이 완수해야 과제도 많은 상황”이라며 “이 같은 환경을 고려하면 초고속 부회장 승진에 이은 회장 승진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 HD현대그룹의 경우 HD현대 지분을 넘겨받으면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구조”라며 “최근 우리 기업의 경영권 승계를 보면, 지주사 지분 승계 이후 상속세 납부가 최대 난관인데, 배당과 연봉 확대 등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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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한국조선해양, 계약 잔액만 66조원
조선업계 등에 따르면 HD현대의 조선 중간 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의 실적 개선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1~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영업이익은 1212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00억원 넘는 영업손실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인데, 시간이 갈수록 이익 규모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3분기 말 기준 HD한국조선해양의 계약 잔액은 66조8932억원에 달한다. 계약 잔액에 관한 수익 예상 금액을 연도별로 따지면, 2023년 5조8865억원에서 2024년 23조1635억원, 37조8432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를 기점으로 내년부터는 대규모 이익 실현이 가능할 것이란 얘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2000억원 정도다.
증권업계와 조선업계 등에선 조선 사업 성장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DS투자증권은 11월 28일 보고서에서 2024년을 대한민국 중공업의 부흥기로 정의했다. DS투자증권은 해당 보고서에서 국제해사기구(IMO)의 친환경 규제와 관련해 우리 조선사가 접근할 수 있는 선박 교체 시장 규모를 2023년 2700억 달러에서 2026년 3900억 달러로 추산했다. DS투자증권은 “전 세계 주요 조선사의 슬롯(건조 공간)은 제한적”이라며 “본격적으로 교체 발주가 시작되면 선가는 추가로 상승하고 조선사 건조 능력 부족으로 집중 발주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증가하는 수요를 감당할 정도로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아 국내 조선사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게 DS투자증권 측의 설명이다.
“부회장 체제 유지 속 상장 완수”
재계 일부에선 “최근 오너가(家) 3세 경영인이 경영 전면에 나서는 것을 근거로, 국내 재계에서도 1980년대생의 젊은 회장이 등장할 것”이란 의견도 있지만, “올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정기선 부회장의 경우 당분간 부회장직을 수행해 경영 능력을 지속 입증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이 사장에 오른 지 2년 1개월 만에 부회장에 오르는 등 이른바 ‘초고속 승진’으로 경영권을 물려받을 준비를 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재계 전반에 걸쳐 젊은 총수 시대가 열려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지만, 올해 말 인사에서 부회장에 오른 정기선 부회장이 당장 회장에 오르기에는 시기가 이르다는 평가가 많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HD현대 최대 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회장으로의 승계 구도가 명확해, 정기선 부회장이 급하게 경영권을 승계할 이유가 없다”라며 “부회장으로서 HD현대그룹의 성장을 주도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했다.
특히 HD현대 지분 5.26%를 보유한 정기선 부회장이 정몽준 이사장의 HD현대 지분 26.60%를 물려받으려면 7000억원 안팎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하는 상황이라,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자금을 마련할 것이란 분석이다. 재계에선 “HD현대 배당 확대와 연봉 상승 등과 함께 일부 계열사 상장을 통한 자금 수혈 등을 꾀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난 11월 23일 이사회 등을 통해 HD현대글로벌서비스에서 HD현대마린솔루션으로 사명이 변경된 HD현대마린솔루션은 내년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상장을 위한 별도 태스크포스(TF)도 꾸려진 것으로 전해진다. HD현대오일뱅크 등에 대한 상장 추진이 재개될지도 관심사다.
재계 관계자는 “조선 사업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와중에 친환경과 연관된 미래 사업 확장 등 정기선 부회장이 완수해야 과제도 많은 상황”이라며 “이 같은 환경을 고려하면 초고속 부회장 승진에 이은 회장 승진보다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경영권을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 HD현대그룹의 경우 HD현대 지분을 넘겨받으면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 구조”라며 “최근 우리 기업의 경영권 승계를 보면, 지주사 지분 승계 이후 상속세 납부가 최대 난관인데, 배당과 연봉 확대 등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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