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매파 한은…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찬물’(종합)
긴축 시기, ‘상당 기간’ 지우고 ‘장기간’으로 변경
영끌족에 경고했던 이 총재, 이번엔 “가계부채 절대액 줄면 안 돼”
시장에선 “기준금리 인하 빨라야 내년 3분기”

“장기간 긴축 유지, 금통위원 이견 없었다”
30일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한 3.50%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날 금통위에서 주목을 받은 이 총재 발언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한다”에 있다. 기존에 ‘상당 기간’이라는 모호한 표현보다 장기간을 시사하는 표현으로 긴축 기조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당분간’ 그러면 3개월, ‘상당 기간’ 그러면 6개월 이런 방식으로 시장에서 다들 이야기를 하더라”라며 “그래서 저희는 그 6개월이라는 못을 박고 싶지가 않아서 ‘상당 기간’이라는 말을 안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또 “충분히 장기간 유지하면서 물가 상승률이 목표 수준까지 수렴하는지 지켜봐야 되겠다는 데에 대해서는 금통위원 6명 모두 이견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한은 총재에 따르면 금통위원 6명 중 금리 추가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 위원은 4명, 동결을 유지해야 한다고 본 위원은 2명이다. 과반 이상이 물가와 국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 3.7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여지를 남겼다.
이 총재는 특히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시장에 대해서는 다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시장에서 미국뿐만 아니라 영국 등 조만간 금리 인하 사이클이 시작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있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제가 BIS 회의를 가거나 중앙은행 총재들을 만나서 이야기해 보면 확실히 시장이 앞서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중앙은행 총재 입장에서 시장 기대처럼 금리 인하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설명이다.
영끌족에 경고하던 ‘강경함’은 사라져

그는 지난달 19일 “집값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대출을 내서 집을 사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예전처럼 1%대로 떨어져서 이자 비용 부담이 적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점에 대해서 제가 경고를 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가계부채의 절대 액수 증가에 대해 오히려 감소가 더 문제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금 수준에서 가계부채 절대액이 늘어나지 않게 하는 정책을 하면 여러가지 문제가 생길 것 같다”며 “(경제) 성장률이 더 낮아지고 오히려 금융 불안을 일으켜서 부채가 더 늘어나고 금융시장도 쉽지 않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증가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대비 80∼90% 되던 것이 100%가 넘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빠른 금리 인하 기대 “다소 진정됐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률이 2%대 목표 수준으로 충분히 수렴한다는 확신이 있을 때와 관련해 (향후) 6개월보다 더 될 것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얼마나 오래될 지도 모르지만, 한은이 현 상황에서 물가 수준이 목표로 수렴한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오랫동안 긴축 기조로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하가 빨라야 내년 3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 인하는 빨라야 2024년 3분기”라며 “한은 총재가 기간을 추정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문구를 변경(상당 기간→충분히 장기간)했다고 밝혔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대해 강조를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일부 낮춰도 충분히 오랫동안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한은 의지가 읽힌다”며 “빠른 금리 인하 기대까지 불거졌던 채권시장은 11월 금통위 이후 다소 진정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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