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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오피스 시장 견고…“투자는 유동성 회복 시점에”

공실률 높지 않지만 오피스 자산 투자 거래 감소
대기업은 사옥 마련...일부 기업 공간 축소 나서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 팀장. [사진 이승훈 기자]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서울 오피스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공실률이 증가한 해외 주요 도시들과 다르게 오피스 임차 수요의 증가로 견고한 흐름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자금력이 풍부한 해외기업이나 대기업들은 우량 자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지만 일부 기업들은 임차 면적 축소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고금리 여파 등으로 오피스 자산 거래 규모는 줄어든 만큼 유동성이 회복되는 시점이 오피스 투자 시장 회복 시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는 5일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2023년 상업용 부동산 시장을 결산하고 2024년 시장을 전망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정진우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코리아 리서치 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 확산과 경기 침체로 최근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주요 도시의 공실률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며 “반면 국내 오피스 시장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높은 오피스 임차 수요로 인해 2022년 3분기부터 연 2% 대의 공실률을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오피스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오피스 수요가 높았던 요인은 코로나19 이후 국내기업들은 빠르게 재택근무 형태를 도입했으나, 최근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기업들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폐지 또는 축소 움직임을 보여서다. 한국의 주당 평균 재택근무 일수는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한국의 오피스 수요가 견고하게 유지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의 1인당 주거 점유면적은 영미권 국가들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오피스 수요를 높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의 경제성장률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한국은 코로나 19가 발생한 2020년 경제성장률 감소폭은 주요국 대비 낮았으며, 그 이후 빠른 회복탄력성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주요 경제기구들은 불확실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한국의 2024년 경제성장률을 소폭 하향 조정했지만, 여전히 주요국 대비 높은 수준으로 분석됐다. 

오피스 빌딩을 선호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1인당 사무실 점유면적의 경우, 지난 10년 동안 약 10% 증가했으며, 직원들의 휴게 공간을 포함한 공용면적의 비중 또한 빠르게 늘어났다. 기업들은 우수인재 확보를 위해 좋은 입지와 업무 효율성을 위해 넓은 바닥 면적을 확보 할 수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로 이전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진우 팀장은 “최근 기업들은 높은 임대료 상승에도 불구하고 프라임 오피스의 희소성과 직원들의 복지 및 업무 효율성 향상, 인재 확보 등을 이유로 업그레이드 이전 수요는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역별로 살펴보면 CBD(종로·중구)와 GBD(여의도·마포)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을 선호하는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이로 인한 임대료 상승세는 당분가 계속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3분기 A급 오피스 평균 임대료는 전년 동기 대비 7.3% 상승한 11만6302원으로 내년에도 임대료 상승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피수 수요는 지속되고 있지만 신규 공급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오피스 신규 공급면적은 2022년까지 연평균 약 29만600㎡ 수준이 공급됐다. 하지만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예정된 신규 공급면적은 이전의 약 절반 수준이다. 이는 가파른 건설공사비와 금리 상승, 안전 관련 법 강화로 인한 공사기간 지연과 같은 부정적인 요인들로 인해 당초 예상 대비 신규 오피스 공급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오피스 수요 대비 공간 확보가 어려워지자 최근 향후 사옥 마련을 목적으로 기업들의 직접 투자가 늘어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올해 GBD(강남 권역)에선 대표적으로 현대자동차가 스케일타워에 넥슨은 오토웨이타워에 투자에 참여했다. 고금리 여파로 유동성이 줄며 기관 투자자들의 투자가 감소하고 있지만 이러한 대기업이나 유동성이 풍부한 해외기업들이 한국에 많이 투자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이들은 실물 자산 대신 지분을 이용한 거래를 늘리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캐피탈랜드투자운용은 서울 종로에 위치한 씨티뱅크센터를 당초 ‘에셋딜’(asset deal, 자산 소유권 매각)에서 부동산 펀드는 그대로 두고 수익증권만 거래하는 ’쉐어딜‘(share deal) 형태 변경, 케펠자산운용에게 1673억원에 매각했다. 싱가포르투자청(GIC)은 네이버가 보유한 판교 파크원타워의 지분 45.08%를 약 2300억원에 매입을 완료했다.

정 팀장은 “쉐어딜은 취득세를 내지를 않는다. 취득세가 한 6% 정도 되는데 이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내는 경우도 일부는 있지만 최근에는 현금이 좀 부족하다 보니 그런 형태로 하는 거래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금리 여파로 인해 시장의 유동성이 축소된 상황이라 오피스 자산 거래 규모 자체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까지의 오피스 거래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45% 감소한 6조2000원을 기록했다. 

정 팀장은 “최근 사실 팔고자 하는 매물들은 증가하고 있지만 사고자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지 않은 상황이다”며 매도자와 매수자의 기대가격 차이가 줄어든 매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나,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올해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대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국내 오피스 수요가 높은 편임에도 오피스 시장 양극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기업 경기 악화로 인해 일부기업들의 임차 면적 축소 가능성이 예상되서다. 다만 서울 전체 공실률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도 공실률은 3% 전후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다. 

오피스 투자사장의 회복 시점은 향후 시중 금리의 하락과 더불어 유동성이 증가하는 시점일 것으로 내다봤다. 정 팀장은 “고금리로 인한 오피스 자산가격의 하락으로 캡레이트(1년간 부동산을 보유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는 향후 상승이 예상된다”며 “높은 금리 부담으로 인해 일부 매물들이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내년은 양질의 자산을 싸게 매입할 기회가 있으나 그 사례는 제한적일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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