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도 없는데”…공매 나온 넥슨 지주사 지분 고평가 논란
정부, NXC 지분 29.29% 4.7조에 내놔
故 김정주 회장 유족 상속세 물납분
비상장사에 경영권 영향 가능성 미미
中 텐센트 등 공개매각 참여 전망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오는 18일부터 29일까지 고 김 창업자 유가족이 상속세 대신 납부한 NXC 주식 85만1968주(지분 29.29%)를 공개매각한다고 밝혔다. 낙찰자는 22일 발표된다. 유찰될 경우 다음 회차로 넘어가 25일부터 26일까지 입찰을 진행한다.
앞서 고인의 유족은 6조원대 상속세 가운데 4조7000억원을 현금이 아닌 상속한 NXC 주식으로 물납했다. 상속세는 현금 납부가 원칙이지만, 상속 재산을 현금화하기 어려울 경우 부동산 및 유가증권으로 대신 내는 물납(物納)이 가능해진다. 정부가 받은 물납 주식은 보유할 수 없도록 팔도록 되어 있기에, 지분가치를 재평가해 공개 매각에 나선 것이다.
매각 예정 가격은 4조7149억원으로, 주당 553만4125원으로 책정됐다. 이를 토대로 한 NXC 지분 전체 가치는 16조원으로 평가됐다. 해당 가치는 기획재정부 증권분과위원회 및 회계법인 등 외부 전문가가 함께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해당 지분을 쪼개서 팔 경우 제 값을 받기 어렵다는 판단에 통매각을 우선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경영권도 없는 비상장사 소수지분이 4.7조?
다만 해당 지분이 지나치게 비싸게 책정됐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우선 매각 대상인 29.29%의 지분을 인수하더라도 경영권에 영향을 줄 수 없어서다. 이 지분은 김 창업자의 두 딸 보유분의 소수지분으로, 이들은 여전히 각각 16%의 NXC 지분을 보유 중이다. 특히 배우자인 유정현 이사의 지분율은 34% 그대로다. 유족 합산 지분은 69.34%로 여전히 굳건하다.
지주사인 NXC가 비상장사라는 점도 투자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NXC는 넥슨그룹이 2005년 지배구조를 정비하면서 탄생한 지주회사로, 실질적인 수익은 일본 증시에 상장한 넥슨이 견인하고 있다. 지주사는 통상 자회사에서의 배당 수익을 수익원으로 삼지만, 넥슨의 배당수익률은 지난해 기준 0.34%에 불과할 정도로 비율이 낮다.
IB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 주식은 한번 들어가면 장기 투자를 각오해야 하는 성격이 짙다. 경영권이 없으면 지분 재매각도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로 해당 지분은 유찰을 반복하다 매각가가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공공기관이 매각하는 자산은 2회 유찰 시 3회차부터는 매회 가격을 10%씩 최대 50%까지 할인해서 매각할 수 있다. 4조7149억원에 나온 해당 지분 가치는 3회차 매각부터 4조2434억원을 거쳐 2조3575억원까지 낮아질 수 있는 셈이다.
‘韓 게임사 군침’ 텐센트·사우디 국부펀드 등판하나
잠재 인수 후보로는 국내 게임사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온 중국의 텐센트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등이 거론된다. 텐센트는 국내 대표 게임사인 크래프톤(259960) 2대 주주이자 넷마블(251270) 3대 주주다. 그밖에 시프트업, 라인게임즈, 로얄크로우, 앤유, 액트파이브 등 중소형 게임사에도 전방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지난해 7월엔 한국게임산업협회 이사사로 정식 합류하기도 했다.
실제 텐센트는 지난 2019년 김정주 창업자가 NXC 경영권 매각을 타진했을 당시에도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곳이다. 당시 텐센트는 넷마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넥슨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당시 예비입찰엔 글로벌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도 참여했다.
미래 먹거리로 게임을 낙점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도 등판 가능성이 높다. PIF는 지난 2022년 1월 넥슨 재팬을 약 5% 확보하며 4대 주주로 올라섰고, 올해 6월까지 지분을 꾸준히 늘리며 지분율을 10.23%로 늘렸다. PIF는 엔씨소프트(036570) 지분 9.3%를 확보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최대주주인 김택진 대표(11.9%)와의 지분 격차는 2.6%포인트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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