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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美 제재 4년에 ‘휘청’…전기차 충전시장 진출 선언

스마트폰 시장 퇴출에 ICT 인프라 사업 축소…‘위기’ 화웨이
연간 매출 3년 새 50조 빠져…애국 소비에 최근 소폭 반등
‘반전’ 카드로 전기차 충전시장 주목…“中에 충전기 10만개 설치”

중국 상하이 화웨이 매장 로고.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미국 정부의 집중 제재를 받는 중국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화웨이가 9일 전기자 충전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미국 제재로 당초 주력 분야인 ICT에서 사업적 위기 지속돼 ‘미래 먹거리’ 마련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화웨이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화하기 시작한 지난 2019년부터 미국 정부의 집중 제재를 받아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정부부터 시작한 제재는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 정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를 사용이나 통신장비 수출 등의 제한을 받으면서 심각한 사업적 위기를 겪었다. 확보한 반도체 재고를 모두 소비한 2021년부턴 사실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고, 주력 사업인 ICT 인프라 사업에서도 차질을 빚었다. 최근에는 스마트워치가 ‘애국 소비’에 영향으로 흥행하고, 중국 내 생산된 반도체를 사용해 고성능 5G 스마트폰 재진입을 선언하는 등 반등한 모습이지만, 여전히 사업적 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화웨이가 이 같은 상황에서 새롭게 선택한 시장은 전기차 충전 분야다. 북경일보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화웨이 그룹 산하 화웨이디지털에너지유한공사의 허우진룽 회장은 지난 7일 하이난성 하이커우에서 열린 ‘세계 신에너지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대회’에서 초고속 충전기 설치 계획을 발표했다. 중국 약 340개 도시에 10만개 ‘전액냉’(全液冷) 충전기를 설치하겠단 구상이다. 허우진룽 회장은 “길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든 고품질 충전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화웨이 전기차 충전시장 진출 설명회. [사진 구패신문 캡처]

전액냉 초고속 충전은 전기차 충전 케이블 내부에 순환 통로를 만들고 냉각 액체를 주입해 순환시키는 방식을 말한다. 이를 통해 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방출, 빠른 속도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방열 효과가 크고, 충전 중에 발생하는 소음을 낮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허우진룽 회장은 “화웨이는 올해 5분 충전으로 200㎞를 주행할 수 있는 고효율·고전압 전기 구동 플랫폼인 ‘드라이브 원’ 양산에 나섰다”며 “충전 시간을 계속 단축해 나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불편한 충전·항속 거리(航續·한 번 실은 연료로 계속 항행할 수 있는 최대 거리)에 대한 불안·낮은 가성비 등이 신에너지 자동차 선택을 주저하게 만드는 주요 요인”이라며 “고속 충전기가 도시의 반경 1∼2㎞ 이내마다 들어서고 모든 고속도로 휴게소와 주유소에 설치되면 충전 문제와 항속 불안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웨이는 미국 제재 후 눈에 띄는 실적 하락을 보였다. 2020년만 하더라도 연간 매출이 160조원을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114조원으로 곤두박질쳤다. 2022년에는 115조원으로 오르긴 했으나 사업적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2023년 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약 84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스마트워치 판매나 ICT 인프라 사업에서 미국 제재를 일부 극복하고 성과를 올린 데 따른 성과로 풀이된다.

화웨이가 진출을 선언한 전기차 시장은 높은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 리서치 기업 스태티스타(Statista)의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충전 인프라 시장 규모는 2021년 144억9500만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27%씩 성장해 1281억3500만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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