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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가지 않은 길 가나’…최정우 회장의 선택은

19일 이사회 개최…회장 선출 절차 개선 
연임 임기 완주 전망 속 연임 여부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전경. [사진 포스코]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누구도 가지 않을 길을 갈까.’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을 앞두고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역대 회장 중 최초로 한 번 더 연임 의사를 밝힐지 주목받고 있다. 포스코그룹 민영화 이후 선임된 회장들은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뒤 정권이 바뀌면서 교체되는 일을 겪었는데, 최정우 회장은 연임 임기 완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재계 안팎에선 “최정우 회장이 또다시 연임에 도전할 수 있다”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정우 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이목이 쏠리는 분위기다. 12월 13일 현재까지 최 회장은 연임 도전과 관련해 별도로 언급하지 않은 상태다. 이달 들어 해외 일정을 소화하며 포스코그룹 경영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재계 등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12월 19일 서울 포스코센터에서 이사회를 열어 차기 회장 선출 절차 개선 방안을 논의해 확정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선진 지배 구조 태스크 포스(TF)를 통해 회장 선임 절차를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데, 이달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관련 방안을 정할 것이란 얘기다. 현행 규정에선 현 포스코그룹 회장이 연임에 도전할 경우, 단독 후보로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받는다. 현 회장이 연임 의지만 있다면, 다른 후보와의 경쟁 없이 사외이사로 구성된 CEO 후보추천위원회의 심사를 받는 구조라, ‘특혜’라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재계에서 “포스코홀딩스가 현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혀도 다른 지원 후보와 동등하게 경쟁하는 방식으로 회장 인선 절차를 개선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시선은 최정우 회장에게 쏠린다. 포스코홀딩스가 이번 이사회를 통해 차기 회장 인선 절차를 확정하는 만큼, 최 회장이 이사회 전후로 자신의 거취에 관해 표명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 맞춰 연임 임기가 끝나는 최정우 회장은 임기 종료 3개월 전인 이달까지 연임 여부 등을 밝혀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 여러 관측이 뒤섞이고 있는데, 현재로선 퇴임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의견이 많아 보인다”라면서도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 역사상 최초로 지주사 체제 전환에 성공하고, 이차전지 소재 사업 등 신사업 육성 성과를 낸 만큼, 또 한 번 연임에 도전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라고 진단했다. 일부에선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 절차가 이전보다 공정하게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최정우 회장이 연임을 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 포스코그룹 주변에선 “개인이 아닌 경영인으로서의 최정우 회장은 다양한 성과를 낸 인물”이란 평가가 있다. “그의 이력부터 그가 회장으로 재직하면서 결정한 사안 등을 고려하면, 역대 회장 중에서도 눈에 띄는 행보를 보였다”라는 얘기가 들린다. 2018년 7월 포스코그룹 회장에 오른 최정우 회장은 ‘서울대‧엔지니어’ 출신 회장 공식을 깬 인물이다. 그는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포스코그룹에서 재무 분야 경험을 꾸준히 쌓았다. 재무통으론 처음으로 포스코그룹 회장에 선임돼 주목받았다. 2021년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포스코그룹 역사상 처음으로 지주사 체제 전환을 추진해 지난해 완료했다. 물론 최 회장 개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여전히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제1회 혁신 기술 콘퍼런스 기조연설을 하는 모습. [사진 포스코그룹]

공식 일정 소화 ‘차분’

최정우 회장의 연임 여부에 관한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최 회장은 공식 일정을 소화하며 포스코그룹 경영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최정우 회장은 12월 5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주관 제1회 혁신 기술 콘퍼런스에 참석했다. 같은 달 7일에는 베트남에서 호찌민 국가대학 응오 티 프엉 란 인문사회과학대학 총장과 우수 인재 확보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재계에선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 기일인 12월 13일에 최정우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힐 가능성이 있다”라는 관측도 있었는데, 실제 최 회장은 고 박태준 명예회장 12주기 이틀 전인 11일에 고인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에 따라 “최정우 회장이 이사회가 열리는 오는 19일에 거취를 표명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일각에선 “최정우 회장이 본인의 거취와 관련해 장고에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만큼, 최종적으로 연임 도전 결단을 내릴 가능성이 있다”라는 주장도 있다. 최 회장이 연임에 나서 여러 회장 후보와 경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포스코그룹 내부 인사 중에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있다. 외부 인사 중에는 LG그룹 인사에서 용퇴를 밝힌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의 이름도 오르내리는데, 권 전 부회장은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설을 부인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이 선임될 당시 후보로 거론된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도 언급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정우 회장이 어떤 결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 경쟁 구도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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