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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웨이브 부담 던 SK스퀘어, 내년 성적에 평가 갈린다

SK쉴더스·11번가·웨이브 등 IPO 실패 후 매각
출범 당시 순자산가치 75조원 비전 성공 불투명
조직개편 등으로 내년도 수익성 개선 속도

SK스퀘어가 11번가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고 웨이브와 티빙 간 합병을 추진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SK스퀘어가 11번가에 대한 콜옵션 행사를 포기하고 웨이브와 티빙 간 합병을 추진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정리하고 있다. 급한 불은 껐지만 기업공개(IPO)에 연이어 실패하고 손실을 이어가는 등 추후 포트폴리오 기업의 성과를 극대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스퀘어는 올해 SK쉴더스와 11번가, 웨이브 등 포트폴리오 기업들을 연달아 매각했다. SK스퀘어는 스웨덴 발렌베리가의 글로벌 투자회사 EQT파트너스에 SK쉴더스 지분을 8600억원에 매각하면서 경영권까지 넘겼다. 이에 기존 65.1%였던 SK스퀘어의 지분은 32%로 변경되며 2대주주로 내려왔다. SK스퀘어는 당초 SK쉴더스의 IPO를 추진하려 했으나 예상을 하회하는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철회 후 매각으로 선회한 것이다. 

SK쉴더스 매각에 성공해 투자재원을 확보한 SK스퀘어는 증시 침체 등으로 투자심리가 얼어붙자 다음 매각 대상으로 11번가를 택했다. 지난 2018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11번가의 투자금을 조달하면서 약속한 ‘5년 내 IPO’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수에 관심을 보였던 알리바바·큐텐 등에 매각에도 실패하면서 결국 ‘손절’에 가까운 결정을 내렸다. 현재 11번가는 잠재적인 매수 후보자들을 찾고 있다. 

SK스퀘어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자회사 콘텐츠웨이브는 최근 CJ ENM의 티빙과 합병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썼다. 합병 시 CJ ENM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에 오르고 SK스퀘어는 2대주주로 남을 계획이다. 웨이브 역시 2019년 출범 당시 투자금을 유치하면서 투자 조건으로 5년 이내 IPO를 약속했었다. 내년 11월까지 상장이 불발되면 웨이브는 전환사채 2000억원을 상환해야 하는 상황인데 누적된 적자로 인해 해결 방안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다. 웨이브가 올해 3분기까지 낸 누적 영업손실은 797억원에 달한다.  

SK쉴더스가 SK그룹에 인수된 지 5년만에 몸값을 2배 이상 키워 지분 매각 당시 약 5조원을 인정받은 것과 달리 11번가와 웨이브는 실적악화를 면치 못했다. 5년 전 약 2조7000억원이었던 11번가의 기업가치는 현재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평가된다. 웨이브는 마지막 유상증자를 기준으로 포스트 밸류가 1조4151억원을 기록한 상태다. 

SK스퀘어의 출범 당시 목표였던 인수·합병(M&A)과 IPO를 통한 순자산가치 75조원 비전을 완수하려면 내년 원스토어와 티맵모빌리티의 성장이 중요하다. 2025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는 티맵모빌리티는 매출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지만 수익성 확보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티맵모빌리티의 영업손실은 987억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상장에 실패하면서 투자금 상환 위기에 놓였던 원스토어도 최근 프리IPO를 이끌어냈지만 중장기적 성장은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공모가를 낮추더라도 상장을 강행하려고 했으나 수요예측이 기대를 밑돌자 철회를 결정했다. 최근 크래프톤의 투자를 통해 원스토어의 기업가치는 약 8900억원으로 평가됐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최대 2조원을 넘을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것에 비해 크게 쪼그라든 수치다. 

SK스퀘어는 최근 조직개편 등을 통해 투자 성과 극대화에 나설 계획이다. 투자유치 등 목적에 따라 인원을 배치하고 프로젝트 별 업무 수행 방식을 전면 도입하기로 했다. 또한 하형일 사장 단독체제였던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이원화해 수익실현을 강화했다. SK스퀘어가 당면한 과제들을 효율적으로 해결해 나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11번가 콜옵션 미행사로 인한 드래그얼롱 문제나 웨이브와 티빙 합병 시 지분 구조 문제 등 해결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으로 내년도 포트폴리오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 및 적극적인 투자 유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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