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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넘기는 금융권 M&A, 새해에는 전략 바뀔까

우리금융 다올인베 인수 외 M&A 성과 지지부진
내년 PF 손실 본격화…저축銀·증권사 매각 급물살
자체 경쟁력 강화 등으로 전략 선회 가능성도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매물은 쌓여 있지만 추진 중 무산된 딜만 많을 뿐 뚜렷한 인수희망자가 나오지 않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올해 보험사와 저축은행 등 인수합병(M&A) 시장에 금융사 매물이 많이 나왔지만 실제 주인을 찾는데 성공한 곳들은 많지 않았다. 그간 사업영역 확대를 위해 인수 의지를 드러냈던 은행권들이 내년 M&A에 적극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 초부터 금융지주들은 비은행 부문 M&A를 통한 포트폴리오 확대 의지를 보였다. 은행 중심의 수익 창출 구조를 탈피하고 의존도를 낮춰 수익원을 다양화하려는 목적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를 포함한 보험사, 저축은행 등을 목적으로 한 금융사들의 M&A가 활발하게 이뤄질 거란 예측이 나왔다.

특히 증권·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은 4대(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중 은행 순익 기여도 비중이 가장 높아 비은행 포트폴리오가 시급한 상황이다. 우리금융의 3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2조4383억원 중 우리은행의 순이익이 93.9%(2조2898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하나금융도 비슷한 수준으로, 같은 기간 2조9779억원의 순이익 중 하나은행이 2조76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그룹 내 비준 92.9%를 나타냈다. 

성과가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다올인베스트먼트(현 우리벤처파트너스)를 인수했다. 이전부터 성장 동력 확대를 위해 강조했던 벤처캐피탈(VC) 인수가 실현됐지만 이외에 새로운 계열사를 인수하지는 못했다. 우리금융은 이외에도 최근까지 상상인저축은행 인수를 추진하며 실사를 진행했으나 인수 가격 등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인수 검토 중단을 선언했다. 당초 우리금융은 최우선 선택지로 증권사 인수를 염두에 뒀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논란 등으로 적절한 매물을 찾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도 앞서 보험 계열사 강화를 꾀하며 KDB생명 인수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기까지 했으나 수포로 돌아갔다. 인수 검토 이후 실사 작업까지 진행했지만 하나금융이 최종적으로 인수 의사를 철회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그룹의 보험업 강화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인수 철회 까닭을 밝혔지만 KDB생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복구 비용으로 막대한 비용이 예상돼 발을 뺀 것으로 전해진다. 

내년에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금융권 M&A 전망에 대한 의견도 갈린다. 금융사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선 M&A가 필요할 뿐 아니라 부동산 PF 부실로 수익성이 악화된 저축은행 매물들이 가격을 낮춰 등장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반면 일각에서는 M&A 전략을 자체 경쟁력 강화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례로 최근 우리금융은 우리금융은비은행 계열사 우리종합금융에 5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추진했다.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의 경쟁력 확대를 위해 대규모 수혈을 단행했다고 설명했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종합금융 라이선스를 보유한 우리종합금융을 중형 증권사로 키우는 방향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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