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경쟁력 부족 인정한 정의선...네이버 출신 전문가에 올인
영향력 더 커진 송창현 AVP 본부장
내부 반발 딛고 능력 입증할지 주목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연구개발 조직을 개편하며 네이버 출신 송창현 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룹의 소프트웨어(SW)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25년까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을 공표한 상황이라 시간이 많지 않다.
다만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잡음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종사 경험이 거의 없는 송창현 사장에 대한 불신이다. 이 같은 내부 반발을 딛고 송창현 사장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현재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등을 위한 연구개발 조직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SDV 본부 등을 통·폐합하고 미래 자동차 플랫폼(Advanced Vehicle Platform·AVP)본부와 연구개발(Research and Development·R&D) 본부가 하나의 조직처럼 협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SDV 전환 전략을 가속화하고, 보다 경쟁력 있는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기존 본부 대 본부 협업 관점의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R&D ‘원 팀’(One Team) 체제 하에 미래 모빌리티 혁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영향력이 가장 커진 인물은 현대차·기아 AVP 본부장인 송창현 사장이다. 그는 현재 현대차·기아의 SDV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현대차·기아는 2025년까지 SDV 운영체제(OS) 개발을 완료하고, 2026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송창현 사장은 정의선 회장으로부터 높은 신임을 얻고 있다. 그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해 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정의선 회장은 CES 현대차 전시관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직접 송창현 사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는 아직까지 신임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송창현 사장의 부족한 경험 등이 그 이유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송창현 사장의 자동차 업계 종사 이력이 약 3년 정도라는 점과 아직 별다른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송창현 사장은 2019년 3월 포티투닷(42dot)의 전신인 코드42(CODE42)를 설립한 이후 현대차·기아 SDV 본부장을 겸임하며 자율주행 및 소프트웨어 등의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전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SW 경쟁력 뒤처진다” 인정한 정의선
회사 내부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외부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의선 회장은 송창현 사장에 힘을 실어줬다. 타 기업과 비교해 뒤처진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한 체제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기아 광명 오토랜드에서 진행된 신년회에서 “소프트웨어에서 다소 뒤처지는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 품질, 소프트웨어 모두 함께 잘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소프트웨어 기술 부족에 따른 품질 문제로 논란이 됐다. 핵심 모델이 연이은 소프트웨어 오류로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는 소프트웨어 오류 개선을 위해 작년 한 해 14차례 무상 수리를 진행해야 했다. 해당 조치 중에는 안전과 직결되는 시동꺼짐 문제 등도 포함됐다. 지난해 5월 출시된 기아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도 부족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에 발목을 잡혔다. 이로 인해 연말까지 4차례 소프트웨어 개선을 위한 무상 수리를 진행해야 했다.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품질’을 강조하는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는 연이은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 중 하나로 줄곧 ‘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 만족과 신뢰’를 강조해 왔다. 올해 신년회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요소로 ‘품질’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궁극에 소프트웨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듯 하드웨어에 집중할 경우 소프트웨어 선도 기업에 결과적으로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 싸움에서 밀리면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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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현대차그룹 내부에서 이번 조직개편을 두고 잡음이 나온다. 자동차 업계 종사 경험이 거의 없는 송창현 사장에 대한 불신이다. 이 같은 내부 반발을 딛고 송창현 사장이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현재 소프트웨어 역량 강화 등을 위한 연구개발 조직개편에 집중하고 있다.
기존 SDV 본부 등을 통·폐합하고 미래 자동차 플랫폼(Advanced Vehicle Platform·AVP)본부와 연구개발(Research and Development·R&D) 본부가 하나의 조직처럼 협업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SDV 전환 전략을 가속화하고, 보다 경쟁력 있는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과 관련해 “기존 본부 대 본부 협업 관점의 업무 방식에서 벗어나 R&D ‘원 팀’(One Team) 체제 하에 미래 모빌리티 혁신 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이라면서 “외부 환경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검토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영향력이 가장 커진 인물은 현대차·기아 AVP 본부장인 송창현 사장이다. 그는 현재 현대차·기아의 SDV 전환을 주도하고 있는 핵심 인물이다. 현대차·기아는 2025년까지 SDV 운영체제(OS) 개발을 완료하고, 2026년부터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송창현 사장은 정의선 회장으로부터 높은 신임을 얻고 있다. 그는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 참석해 그룹의 소프트웨어 개발 방향성을 전 세계에 알렸다. 정의선 회장은 CES 현대차 전시관을 방문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직접 송창현 사장을 소개하기도 했다.
다만 회사 내부에서는 아직까지 신임받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송창현 사장의 부족한 경험 등이 그 이유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송창현 사장의 자동차 업계 종사 이력이 약 3년 정도라는 점과 아직 별다른 결과물을 내놓은 것이 없다는 점을 지적하는 글이 올라왔다.
송창현 사장은 2019년 3월 포티투닷(42dot)의 전신인 코드42(CODE42)를 설립한 이후 현대차·기아 SDV 본부장을 겸임하며 자율주행 및 소프트웨어 등의 개발에 집중해 왔다. 이전에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네이버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SW 경쟁력 뒤처진다” 인정한 정의선
회사 내부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외부인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정의선 회장은 송창현 사장에 힘을 실어줬다. 타 기업과 비교해 뒤처진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을 중심으로 한 체제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기아 광명 오토랜드에서 진행된 신년회에서 “소프트웨어에서 다소 뒤처지는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하면 따라잡을 수 있다. 품질, 소프트웨어 모두 함께 잘할 수 있는 회사가 될 것”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소프트웨어 기술 부족에 따른 품질 문제로 논란이 됐다. 핵심 모델이 연이은 소프트웨어 오류로 말썽을 일으킨 것이다. 현대차의 플래그십 세단 그랜저는 소프트웨어 오류 개선을 위해 작년 한 해 14차례 무상 수리를 진행해야 했다. 해당 조치 중에는 안전과 직결되는 시동꺼짐 문제 등도 포함됐다. 지난해 5월 출시된 기아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도 부족한 소프트웨어 기술력에 발목을 잡혔다. 이로 인해 연말까지 4차례 소프트웨어 개선을 위한 무상 수리를 진행해야 했다.
그룹의 최우선 과제로 ‘품질’을 강조하는 정의선 회장 입장에서는 연이은 소프트웨어 문제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정의선 회장은 그룹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 중 하나로 줄곧 ‘최고의 품질에서 오는 고객 만족과 신뢰’를 강조해 왔다. 올해 신년회에서도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 요소로 ‘품질’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산업은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궁극에 소프트웨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듯 하드웨어에 집중할 경우 소프트웨어 선도 기업에 결과적으로 종속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이 싸움에서 밀리면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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