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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록 행진 백화점 3사…불황에도 역대급 매출 올린 비결은

신세계·롯데·현대, 작년 역대 최대 매출…영업익은 줄어
공간 혁신·차별화 콘텐츠로 본업 경쟁력↑
올해 외형 확장 대신 ‘리뉴얼’ 집중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사진 신세계백화점]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고물가와 소비 심리 침체로 유통업계가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백화점 ‘빅3’(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가 사상 최대 매출액을 갈아치웠다. 각 사의 대형 점포 성장에 힘입은 성과와 함께 소비 양극화에 따른 명품 수요가 늘어난 결과다. 다만 물가 상승에 따른 인건비, 판매촉진비 등 상승 여파로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백화점 업계는 외형 확장 대신 리뉴얼 투자에 나서며 수익성에 집중할 계획이다. 

13일 백화점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은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지난해 신세계의 백화점 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2.8% 증가한 2조557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최초 단일 점포 거래액 3조원을 돌파한 강남점과 지역 점포 최초로 2조원을 달성한 센텀시티 등 주력 점포의 호실적이 매출 성장을 뒷받침했다. 다만 작년 백화점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2.4% 감소한 4399억원으로 집계됐다. 물가 상승에 따른 관리비·판매촉진비 동반 상승 등의 요인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의 지난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2.2% 증가한 3조30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였다. 영업이익은 4778억원으로 3.2% 감소했다. 서울 잠실점에 이어 본점이 지난해 거래액 2조원을 돌파하며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또 지난해 9월 베트남 하노이에 롯데몰 웨스트레이크를 오픈하며 단시간에 거래액 1000억원을 돌파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사진 롯데백화점]

현대백화점도 지난해 백화점 사업이 역대 최대 매출을 냈다. 같은 기간 현대백화점의 백화점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9% 늘어난 2조4026억원으로 2년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3562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

주력 점포·명품 소비 매출 성장 이끌어

백화점업계가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낸 것은 주력 점포들의 호실적과 함께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가 한몫했다. 주요 점포를 중심으로 패션관, 식품관 등 MZ세대를 겨냥한 브랜드를 대거 입점해 소비자 유입을 이끌었다. 지난해 9월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영패션 전문관 ‘뉴스트리트’를, 지난해 2월 센텀시티점에는 ‘하이퍼 그라운드’를 리뉴얼 오픈했다. 하이퍼 그라운드 방문객 수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20대 고객은 137% 늘었고, 30대 고객 역시 8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양극화로 인한 명품 소비 증가도 매출 성장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 불황에도 고가품 및 명품 소비가 지속되면서 매출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우수고객(VIP) 선정 인원도 늘어나면서 VIP 산정 기준도 상향되는 상황이다.

신규 출점 당분간 無…리뉴얼·브랜드 강화 집중

백화점 업계는 올해 지점 확장보다는 리뉴얼 투자를 통한 안정적인 수익성에 집중, 내실을 다질 계획이다. 아울러 중형급 점포의 프리미엄 브랜드 강화에 집중할 전망이다. 당분간 신규 출점이 없는 백화점 업계는 고급 브랜드를 보강해 매출을 끌어올리겠단 복안이다. 신세계 광주와 더현대 광주는 2027∼2028년, 롯데백화점 전주점은 2028년 개장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올해 강남점 식품관과 남성 명품매장 확장 리뉴얼 등 오프라인 공간 혁신을 이어간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 ‘신백선물관’과 백화점 애플리케이션(앱) 활성화를 통한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2일 광주점에 ‘티파니’ 매장을 연 신세계는 경기점에서도 ‘스톤아일랜드’, ‘페라가모 남성’ 매장을 차례로 열며 명품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의정부점도 명품 브랜드를 추가로 더 늘릴 계획이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사진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은 4월 수원점의 리뉴얼 그랜드 오픈을 앞두고 있다. 2014년 개점 이후 10년 만의 리뉴얼로, 지역 최대규모의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입점한다. 다음달에는 프랑스 브랜드 ‘A.P.C’와 디자이너 셀렉샵 ‘톰그레이하운드’가 들어서고, 남성 매장을 120평(약 397㎥) 규모로 조성한다. 

현대백화점은 여의도 더현대 서울 5층 ‘팝업 플랫폼’을 727㎡(약 220평) 규모로 3월에 선보이고, 올해 중으로 이탈리아 브랜드 ‘에르노’를 입점할 계획이다. 더현대 대구에는 오는 4월 업계 최초로 ‘꼼데가르송’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고, 내달 중 셀린느를 오픈하는 등 리뉴얼을 지속한다.

백화점의 이러한 리뉴얼 작업은 영업이익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진협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엔 고정비 증가 부담이 컸지만, 올해는 추가 인상 가능성이 제한적인 만큼 신세계와 현대백화점 영업이익이 올해 각각 9%, 10%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난해와 달리 수도·광열비 등 판관비 증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신세계는 매출 증가율을 상회하는 이익 증가 흐름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경기 전망이 어려워 백화점의 경영 환경도 쉽지 않겠지만 VIP 및 MZ 고객을 겨냥한 공간 혁신과 차별화 콘텐츠를 선보여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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