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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올투자증권 '주총 D-1'…소액주주 표심 향방은

이병철 회장‧2대 주주 김기수 대표, 지분차 11%p 불과
이 회장 백기사 등장 관심… 소액주주 ‘캐스팅보트’ 촉각

서울 다올투자증권 본사 전경. [사진 다올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다올투자증권 주주총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주주인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과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자문 대표의 경영권 갈등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양측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 결국 소액주주의 표심에 따라 주총 결과의 향방이 갈릴 것이란 예상이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 2대주주인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는 최근 ‘다올 밸류업’이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해 소액주주들에게 오는 15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위임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실적 악화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강등이 전망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배 주주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해 다양한 주주제안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주제안을 시작으로 적극적으로 회사 경영 정상화, 다올 밸류업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주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건전한 견제를 만들고 더 좋은 회사를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측에 ▲이사 임기 3년에서 1년으로 단축 ▲감사위원이 아닌 이사 보수한도 축소와 이병철 다올투자증권 회장 퇴직금 지급률 4배에서 3배로 축소 ▲차등적 현금배당 ▲신규 사외이사 선임 등 12건의 주주제안을 주요 안건으로 제안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4월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하한가 사태 이후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폭락하자 주식을 장내 매수해 2대주주 자리에 올라섰다.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투자’에서 ‘경영권 영향’으로 변경하면서 적극적인 주주제안에 나섰다. 하지만 이번 주총 결과에 따라 김 대표의 주주제안 안건이 경영에 반영이 안 될 경우 경영권 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예상이다.

김 대표의 다올투자증권 지분율은 14.34%(특수관계인 포함)로, 지분 25.20%(특수관계인 포함)를 보유 중인 이병철 회장과 불과 10.86%포인트(p)밖에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김 대표측도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을 배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또 다른 변수는 남아있다. 이 회장을 지원사격할 ‘백기사’의 등장 가능성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SK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각각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SK증권과 케이프투자증권이 보유중인 다올투자증권의 지분은 각각 4.7%(285만주)다. 이들은 지난해 6월 중순께부터 주주명부 폐쇄일 이후 매수를 멈췄고, 최종 주식 보유 수량이 동일하다는 점 등을 미뤄보아 이들이 이 회장의 백기사일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또 호텔업을 영위하는 중원미디어 역시 다올투자증권 지분 4.8%(294만6309주)를 보유하고 있다. 중원미디어는 지난해 말 KB자산운용이 다올투자증권 지분을 매각할 때 케이프투자증권과 함께 인수에 참여해 지분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세 회사 모두 5%에 못 미치는 지분을 사들여 지분 변동 상황을 의무로 공시해야 하는 ‘5%룰’을 피할 수 있었다. 세 회사의 지분을 합치면 전체 14.2%에 이른다. 이들이 이 회장 측의 우호 지분이 맞다면 이 회장 측의 전체 지분은 대략 39%가 된다. 김 대표 측과 지분격차가 25%이상 벌어지는 셈이다. 

이에 소액주주 표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올투자증권의 소액주주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41.72%다. 김 대표 측은 행동주의 플랫폼 서비스인 ‘비사이드’를 통해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 전자 위임을 독려하고 있다. 

‘3%룰’이 적용되는 감사위원 선임 표 대결도 관심사다. 상법에선 주주총회에서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가 행사할 수 있는 의결권을 3%까지만 인정한다. 현재 상황에서 감사위원 선임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경우 김 대표 측의 의결권이 6.87%로 이 회장을 앞선다.

상법상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는 감사위원 1명 이상을 이사 선임과 별도로 뽑아야 한다. 다올투자증권은 이상무 에스엘플랫폼 대표를 감사위원이 될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이에 맞서 2대 주주 측은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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