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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가려 지방 갈까"...수도권 학생 수학 1등급 더 많아

정부, 비수도권 의대에 증원 대다수 배분
비수도권 의대 가기에 수도권 학생 불리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다음날인 지난해 11월 17일 대구 수성구 정화여자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들이 가채점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정부가 의과대학(의대) 입학 정원의 80%를 비수도권 의대에 배분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비수도권 학생이 의대에 진학하기 더 쉬울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의 수를 의대 정원과 비교했더니 수도권 의대 입학 정원보다 6배 이상 많아서다. 비수도권에선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의 수가 의대 입학 정원보다 2배 많은 데 그쳤다. 지역별로 의대 입학 경쟁률이 차이를 보인다는 뜻이다.

17일 종로학원은 2023학년도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고3 학생의 수와 의대 입학 정원을 지역별로 비교·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그 결과, 수도권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의 수는 6277명이었다. 이는 의학전문대학원을 제외한 수도권 지역 내 12개 의대 입학 정원 993명의 6.3배에 달한다.

서울에서는 수학 1등급을 받은 고3 학생의 수가 3284명이었다. 서울권 9개 의대 정원인 864명의 3.8배 수준이다. 경기·인천권에서는 수학 1등급을 받은 고3 학생의 수가 2993명이었다. 경인권 내 3개 의대의 입학 정원인 129명의 23.2배 수준이다.

하지만 비수도권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고3 학생의 수는 3346명에 그쳤다. 비수도권 지역의 27개 의대 입학 정원인 2023명과도 비교해도 1.7배 수준이다.

특히 강원은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의 수가 97명이었지만, 지역 내 4개 의대의 모집 정원은 267명이었다. 의대 정원 대비 수학 1등급 학생 비율이 0.4배에 그치는 셈이다. 호남권은 1.5배, 충청권은 1.8배, 부산·울산·경남은 2배, 대구·경북은 2.2배, 제주는 2.4배로 각각 나타났다.

수능에서 수학 1등급을 받은 학생의 수만 보면, 수도권 내 학생이 비수도권 내 학생들보다 수능으로 비수도권에 있는 의대에 가기 어렵다는 뜻이다. 정부는 2025학년도 대입에서부터 의대 정원을 2000명 늘리고, 이 중 80%는 비수도권 내 의대에 배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종로학원 관계자는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 학생의 의대 진학이 수월해질 것"며 "2022학년도 통합 수능이 도입된 후 수학 1등급은 90% 이상 이과 학생들이고, 최상위 이과 학생들 대부분 의대를 노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의대 입학 정원 확대가 어느 지역에 집중되는지, 지역인재 확대 비율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며 "지역 간 의대 경합 구도에 따라 격차가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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