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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새 수장 맞는 DGB금융…황병우 회장 과제는

[우물 밖 개구리 DGB]①
당분간 은행장 겸직 체제로
수익 개선·내부통제 강화 과제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DGB금융지주가 6년만에 새 수장을 맞는다. 26년째 DGB금융에 몸담은 ‘DGB맨’ 황병우 DGB대구은행장이 회장 내정자에 올랐다. 특히 DGB금융은 주력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라는 큰 변화를 앞두고 있어 차기 회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추후 황 행장이 전국구에 DGB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정통 DGB맨’ 은행장 겸직하며 내부 결속
금융권에 따르면 DGB금융의 차기 회장으로 황 행장이 내정됐다. DGB금융은 오는 3월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황 행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논의한다. 황 행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동시에 회장으로 취임할 예정이다. 회장 임기는 3년이다.

황 행장은 DGB를 체화한 그야말로 ‘DGB맨’이다. 황 행장은 1967년생으로 대구 성광고와 경북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1998년 대구은행에 입행해 은행 및 지주에서 경영컨설팅센터장, 비서실장, 경영지원실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DGB금융의 내부 사정에 정통해 전 계열사를 아우를 수 있다는 게 강점으로 평가된다. 금융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장 경험도 있어, 이를 기반으로 계열사 간 화합을 이끌어 낼 적임자라는 것이다.

또한 황 행장은 당분간 DGB금융 회장과 행장 직을 겸할 예정이다. 황 행장의 대구은행장 임기는 오는 12월 말까지다. 이에 따라 길면 9개월간 DGB금융 회장과 대구은행장 겸직 체제를 유지한다. 앞서 DGB금융의 하춘수·박인규 전 회장과 김태오 현 회장도 대구은행장을 겸직한 선례가 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은행장 선임과 관련된 것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약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면서 “주주총회 이후 황 행장의 회장 내정자 신분이 끝난 뒤, 추후 절차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경험 부족은 약점…‘iM뱅크’로 전국구 존재감 높일까
DGB금융은 2018년 5월 취임한 김태오 회장 이후 6년 만에 새 회장을 맞이한다. 차기 DGB금융 회장의 최대 과제는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과 전국구 영업력 강화다. 대구은행은 지난 2월 7일 금융위원회에 시중은행 전환 인가를 신청했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DGB가 ‘대구‧경북’ 지역에서 벗어나 자리를 잡기 위해선 황 행장의 영업 전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황 행장의 영업점 경험이 짧은 점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황 행장은 지난 2017년 1월부터 2018년 4월까지 대구은행 본리동 지점장을 지냈다. 약 1년간의 해당 경력이 영업점 경험의 전부다. 시중은행 전환 이후 전국적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하기엔 황 행장의 현장 경력이 짧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황 행장은 회장 취임 이후 ‘DGB대구은행’이라는 기존 사명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금융사라는 시선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이다. ‘DGB’는 ‘대구 경북 뱅크’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 새로운 사명으로는 ‘iM뱅크(아이엠뱅크)’가 유력하다. iM뱅크는 지난 2015년 출시된 대구은행의 모바일뱅크 브랜드명이다. 게다가 그룹은 물론 대부분 계열사는 iM금융그룹·iM금융지주·iM자산운용·iM투자증권·iM저축은행 등으로 iM을 활용한 상표 등록을 완료했다. 
 
DGB금융지주. [사진 DGB금융]

이익체력‧내부통제 강화 숙제
황 행장 앞에 놓인 과제도 산적해 있다. 당장 수익성 개선이 관건이다.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DGB금융 역시 전국구 금융지주로 도약하게 된다. 하지만 DGB금융은 최근 들어 이익체력이 방전되는 모습이다. 시중 금융지주와 맞붙기엔 아직 한참 역부족이다.

DGB금융의 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5031억원에서 2022년 4016억원으로 줄었고, 2023년에는 3878억원으로 감소했다. DGB금융의 지난해 순이익은 지방금융 3사 중에서도 꼴등이다. BNK금융지주, JB금융지주의 지난해 순이익은 각 6303억원, 5860억원이다. 

황 행장은 대구은행의 내부통제 리스크도 극복해야 한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은 대구은행 영업점 56곳의 직원 113명이 고객 동의 없이 1600여개의 증권 계좌를 부당 개설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 인가에는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전환 심사과정에서 내부통제 체계의 적정성을 보다 엄격하게 심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올해 초 대구은행은 내부통제 강화를 위해 내부 체계 정비 및 고도화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당시 황 행장은 “고도화된 내부통제제도 안착을 위한 준법감시인 신규 선임, 전문화 시스템 도입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고객 신뢰를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으로 임직원 책임감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바 강력한 내부통제 체계가 실효성 있게 작동해 시중은행 전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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